내달 16일 시작되는 대입 정시전형이 정부와 교원단체간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갈등으로 인해 입시차질이 우려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원영만)은 지난달 24일 “교육부가 NEIS 강행을 위해 고3 학생의 신상정보를 CD에 담아 대학에 제공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윤덕홍 부총리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고, 학생 3명의 위임을 받아 ‘정시모집 CD 일괄제공을 중단해 줄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지법에 냈다. 이는 대입전형 자료를 NEIS로 통일해 대학에 제공하겠다는 교육부 입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오는 20일 내려질 가처분 결정에 따라 CD 제공 여부가 원점에서 논의될 수 있어 대학들이 당혹해 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전국 4년제 1백99개 대학에 공문을 보내, CD 제공이 안됐던 수시전형에서 입시처리 기간과 인원을 조사하고, 정시의 경우 예상 소요기간과 인원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긴급하게 실시된 이번 설문은 교육부가 전교조와의 소송에서 CD 제공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변론하기 위한 것으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를 대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교육부와 전교조가 NEIS 채택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대학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정시 ‘가’군 모집을 불과 40여일 앞둔 상황에서 학생부가 전산자료로 제공되지 않는 사태이다. 서울지역대학교 입학관련처장협의회(회장 성태제 이화여대 입학처장) 소속 11개 회장단이 자료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위해 NEIS로 통일해 줄 것을 교육부에 요구했으나, 기존의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과 NEIS 중 어느 자료가 더 정확한가에 대해서는 전체 44개 회원교간에 다소 이견이 있는 상태이다. 가·나·다 군에 걸쳐 학생을 선발하는 정시모집은 수시에 비해 기간은 짧고 선발인원은 많아 원활한 입시행정을 위해 전산자료를 통일해 달라는 것이 대학 측의 입장. 보름남짓 기간에 사정을 마쳐야 하는 현실에서 NEIS와 CS 두개의 전산자료로 받을 경우 코드 체계가 달라 작업에 어려움이 있으며, 수기나 출력물로 제공될 경우, 전산화 작업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해 입시일정의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 3개군에 걸쳐 학생을 선발하는 한양대 최재훈 입학관리실장은 “최선책은 통일된 전산자료를 받는 것으로 학생부가 통일이 안된다면 전산자료라도 넘겨줘야 한다”고 밝혔다. 전교조 김학한 정책기획국장은 “교육부가 NEIS만 고집하는 것이 문제로 CS, 수기 등 다양한 자료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대학들이 우려하는 수기의 경우 전국적으로 몇십개 학교가 안돼 해당대학 입장에서는 1백여명 안팎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황대준 입학처장은 “학생부 자료 혼선으로 대학이 정해진 기간동안 입시를 치러내지 못하면 결국 수험생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