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N 프레지던트 서밋 ‘2020 사이버대 Webinar’ 개최
“언택트 시대 원격교육의 방향과 혁신” 주제로 발표

UCN 프레지던트 서밋 ‘2020 사이버대 Webinar’가 22일 고려사이버대학교 인촌관 2층 스튜디오에서 개최됐다. 이혜정 교육과 혁신 연구소 소장이 '언택트 시대 원격교육의 방향과 혁신'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사진 = 한명섭 기자)
UCN 프레지던트 서밋 ‘2020 사이버대 Webinar’가 22일 고려사이버대학교 인촌관 2층 스튜디오에서 개최됐다. 이혜정 교육과 혁신 연구소 소장이 '언택트 시대 원격교육의 방향과 혁신'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사진 =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정성민 기자] 코로나19로 원격교육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교육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를 위해 일반대학의 원격교육 제한을 해제한다. 바꿔 말해 사이버대학에는 위기이자 도전이다. 이에 사이버대학이 교육(수업 동영상)의 콘텐츠와 퀄리티로 승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UCN 프레지던트 서밋 ‘2020 사이버대 Webinar’가 22일 고려사이버대학교 인촌관 2층 스튜디오에서 개최됐다. UCN 프레지던트 서밋은 한국대학신문이 기획·주관하며 일반대·전문대·사이버대 총장단과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2020 사이버대 Webinar'는 한국대학신문과 한국원격대학협의회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기조발제는 이혜정 교육과 혁신 연구소 소장이 맡았다. 주제는 '언택트 시대 원격교육의 방향과 혁신'이다. 이 소장은 기조발제를 통해 △대한민국의 원격교육 역사 △해외 주요 대학의 원격교육 사례 △원격교육의 효과성 △교육패러다임 혁신방향에 대해 역설했다.

이 소장은 “지난 20년간 원격교육의 변화를 살펴보면 (대한민국은) 원격대학(사이버대학)이 초기부터 법적, 제도적으로 분리됐다. 초기에는 일반대학과 구분, 평생교육법에 속했는데 당시 전문가들이 지적을 많이 했다”면서 “2001년 ‘원격대학법’이 분리됐고 일반대학에서 20% 이상 원격수업을 규제했다. 이것이 한편으로 차별이고, 한편으로 보호막이 됐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20년 동안 분리 정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일반대학에 원격교육이 열리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더욱 개방될 것이고 (일반대학과 사이버대학의) 구분이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이제 제도라는 보호막보다 교육의 콘텐츠와 퀄리티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소장은 과거 경험을 기반으로 브리티시컬럼비아대(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이하 UBC), 미시간대(The University of Michigan), 애리조나주립대(Arizona State University·이하 ASU)의 원격교육 사례를 소개했다.

이 소장은 “2000년대 초반 대면 수업이 전혀 없는 완전 온라인만으로도 감동할 만큼 탁월한 퀄리티의 수업이 정말 가능한지 경험하고 싶었다. 당시 UBC에서는 동일 강의를 100% 면대면, 100% 온라인, 블렌디드에서 선택할 수 있었는데 100% 온라인으로 수강한 적이 있다”면서 “온라인 강의가 한 학기 내내 교수의 강의 동영상이 전혀 없는 완전한 텍스트 기반의 수업이었다. 하지만 교수자가 재미없게 작성한 것이 아니고 구성작가들이 도와줘서 그런지 매우 재미있게 구성했다. 강의 동영상 못지않게 이해가 잘됐다. 또한 중간 중간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학습자들이 활동할 거리를 제공하도록 면밀하게 설계했다. 13주 동안 총 60명이 수강했고 20명씩 나눠서 토론을 했는데 전체 상호작용 글이 6000개 이상이었다. 상호작용이 매우 활발하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소장은 UBC의 tutor(튜터) 제도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소장에 따르면 UBC에서는 온라인 수강 시 4명의 튜터가 배정됐다. 바로 admin 튜터, technology 튜터, academic 튜터, library 튜터다. admin 튜터는 과제와 시험 등 모든 학사 일정을 직접 관리한다. technology 튜터는 기술적인 문제를 세심하게 살핀다. academic 튜터는 학생이 온라인 강의에 잘 참여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피드백하고, 과제를 리뷰한다. library 튜터는 과제에 필요한 논문과 자료를 찾아 보낸다. 이 소장은 “학생이 오로지 학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UBC에서 온라인으로 한 과목을 들었지만 면대면 몇개 과목 이상의 효과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미시건대는 대면수업을 온라인으로도 업로드, 희망 학생들에게 제공했다. 대면으로 진행된 전체 수업을 온라인으로도 볼 수 있게 했다. 이 소장은 “미시건대에서 학생들이 많으면 300명, 400명 수강 신청을 했다. 교실 참석은 100명 이하였다. 학생들의 출석 여부가 중요하지 않았다”면서 “캠퍼스 기숙사 학생조차도 기숙사에서 강의 동영상을 1.5배속이나 2배속으로 수강하는 것을 선호했다. 출석 체크를 전혀 하지 않았다. 미시건대는 온라인 학교인지 오프라인 학교인지 느슨했다”고 회상했다.

ASU는 혁신대학 모델로 유명하다. 주립대이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 지원예산이 급감했다. 현재 주 지원 예산은 9% 수준. 대신 규제가 대폭 해제됐다. 이는 ASU의 혁신 성공의 근간이 됐고 ASU는 혁신과 함께 재정 자립에 성공했다. 이 소장은 “(ASU에서) 모든 학교 구성원들이 자신의 업무(행정·연구·수업)를 말할 때 학교의 미션과 연계, 말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ASU는 수업 리모델링 과정을 계속 반복했다. 리모델링 담당 디자이너들이 있다. 또한 학과별 융합을 통해 레드오션으로 들어가지 않고 블루오션, 즉 특정 분야에서 탑이 되는 전략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ASU의 어댑티드 러닝(맞춤형 교육)도 설명했다. 이 소장은 “많은 미국대학에서 중도포기자가 많다. ASU는 중도탈락 비율 5% 미만과 90% 이상 학생의 C학점 이상 취득을 목표로 삼았다”면서 “우수학습자 경로와 미흡학습자 경로가 다른데 ASU는 인공지능 회사와 협업, 우수학습자 경로와 미흡학습자 경로를 만들어 잘못된 경로로 가고 있으면 피드백하고 안내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창의적, 비판적 사고 함양을 위해서는 토론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수업을 바꿨다. 결과적으로 중도탈락 비율이 20%에서 1.5%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의 일환으로 일반대학의 원격수업 제한 룰을 해제할 방침이다. 일반대학과 사이버대학의 경계가 무너지고 영역이 중복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사이버대학은 앞으로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즉 교육패러다임의 혁신방향은 무엇일까? 이 소장은 집어넣는 교육에서 '꺼내는 교육'으로, 결과를 주입하는 교육에서 ‘과정’을 경험하는 교육으로, 문제해결력에서 '문제발굴력'으로, 지식소비자에서 '지식생산자'로, 경쟁·배타·서열에서 '협력·포용·공생'으로, 획일·경직에서 '다양·유연'으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이 소장은 “오토피터스는 1998년 ‘인터넷이 활성화되면 콘텐츠를 상호작용이 필요하지 않도록 최대한 구조화시켜야 한다는 입장과 콘텐츠 구조화보다는 대인 상호작용을 최대한 구현해야 한다는 입장의 양 극단 사이에서 어디가 교육학적으로 최적인지 찾는 것이 원격대학과 원격교육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상호작용 거의 없이 혼자 학습하도록 잘 구조화된 콘텐츠 수업과, 잘 설계된 콘텐츠는 별로 없지만 상호작용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수업을 비교했는데, 콘텐츠냐 상호작용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학생들은 어느 방식으로는 본인이 그 수업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 수업에 만족한다. 즉, 혼자서 콘텐츠로 학습하는 형식(텍스트이든 동영상이든 웹기반콘텐츠이든)이냐 또는 미리 제작된 콘텐츠보다 활발한 상호작용 기반 수업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학생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도록 수업이 설계되면, 학생들은 만족하고 수강을 계속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좋은 설계는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객은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때가 많다. 고객이 몰랐는데 봤을 때 ‘이것’이라고 감탄할 수 있는 설계가 최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사이버대학에서) 전략적 기획과목을 시범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지식을) 집어넣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생각 엔진으로 바뀔 수 있는 수업을 하고 반응을 확인하면 어떨까 싶다”고 제안했다.

한편 '2020 사이버대 Webinar'에는 김중렬 한국원격대학협의회 회장(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 김진성 한국원격대학협의회 부회장(고려사이버대학교 총장), 이원묵 건양사이버대학교 총장, 이은주 서울사이버대학교 총장, 정무성 숭실사이버대학교 총장, 조방제 영진사이버대학교 총장, 최원석 한국복지사이버대학 총장, 김영철 한국원격대학협의회 사무국장, 이혜정 교육과 혁신 연구소 소장, 장상현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대학학술본부장과 한국대학신문 홍준 대표이사, 최용섭 발행인, 이재규 상무이사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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