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로 ‘고교교육 기여대학’ 된 연세대…‘솜방망이’ 처벌 그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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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 허위 서명으로 2년간 15억 받아…교육부, “이미 지나간 회계연도, 지원금 소급 환수 불가”
올해 지원금 11.02억 일부 환수조치 ‘유력’, “매뉴얼 따라 심의 의결할 것”
“올해 심의결과에서 페널티 나올 시 내년 사업 참여에는 문제 없어”
(사진=연세대 제공)
(사진=연세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연세대가 ‘꼼수’로 ‘고교교육 기여대학’이 된 사실이 종합감사를 통해 밝혀졌다. 연세대는 입학사정관이 지방·해외 출장 등을 수행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허위 서명’을 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지원해 받은 금액은 총 15억여 원이나 된다. 2018년 교육과정 연속 위반 등의 사유로 사업에서 탈락하지 않았더라면 20억원 넘는 대입 국고 지원이 이뤄졌을 수 있었던 상황이다. 

하지만, 정작 연세대를 향한 ‘페널티’는 ‘미진’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2017년과 2019년 주어진 지원금은 회계연도가 종료됐기에 소급해 환수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는 점에서다. 올해 또 고교교육 기여대학으로 선정된 연세대에 지급된 사업비는 11억여 원 수준. 이 중 일부를 놓고 사업 총괄위원회가 심의를 할 예정이지만, 올해 사업비 일부 환수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면, 내년 사업에 참여하는 데 있어서도 별다른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물론 전 국제캠퍼스 부총장의 자녀 입시비리가 드러난 탓에 실제로는 불이익이 있겠지만, ‘꼼수’를 써 고교교육 기여대학이 된 것은 내년 사업 선정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에 대학가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연세대, 입학사정관 교육·훈련 허위서명 이용, 2017년, 2019년 15억여 원 받아 = 연세대가 지난 2017년과 2019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과정에서 허위로 작성된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 교육부가 실시한 종합감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이다.

연세대 입학처는 전임사정관 A씨가 2016년 6월 8일 ‘입학사정관 윤리교육’에 4시간 동안 출석했다는 명목의 서명을 받았다. 이후에도 2018년까지 전임사정관 6명과 위촉사정관 3명 등 9명에게 총 36시간의 교육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서명을 하도록 했다. 

연세대는 이들 9명의 교육실적을 반영한 사업신청서를 기반으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지원했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전년도 입학사정관 전문성 제고를 위한 교육·훈련 현황과 당해 계획 등을 사업신청서에 담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입학사정관 인건비를 비롯해 고교-대학 연계 프로그램 등을 지원받을 수 있는 교육부 주관 정부재정지원사업으로 대학들의 관심이 높은 사업이다. 

연세대는 허위사실을 기반으로 사업에 지원한 3년의 기간 중 2018년에는 사업에 선정되지 못했지만, 2017년과 2019년에는 선정돼 ‘고교교육 기여대학’이 됐다. 사업을 통해 2017년에는 8억 8450만원, 2019년에는 6억 300만원을 각각 지원받았다. 

하지만, 종합감사 결과 연세대의 주장은 모두 허위로 밝혀졌다. 교육부가 공개한 종합감사 결과 보고서에 포함된 ‘입학사정관 교육·훈련 부당 출석확인(서명) 현황’에 따르면, 전임사정관 A씨는 6월 8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전북에 있는 모 고교에 방문 면담을 나갔다. 같은 날 9시부터 오후 1시에 실시된 입학사정관 윤리교육에 참여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던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17년 비교과 모의평가 워크숍, 2018년 해외고교 모의평가 분석에 각 2시간 참여했다는 것도 경북, 대구 등에서 열린 방문 면담이나 진로박람회에 참석했기에 허위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사정관들의 사례를 보면, 미국이나 프랑스 등에 학회나 미팅 목적으로 출국했음에도 서류평가 워크숍 등을 받았다고 서명을 받은 경우도 존재했다. 

연세대가 이처럼 허위 교육·훈련이라는 ‘꼼수’를 바탕으로 고교교육 기여대학이 돼 받은 지원금은 2017년과 2019년을 합쳐 모두 14억 8750만원이나 된다. 2018년 마저 사업에 선정됐더라면, 연세대가 지원받은 금액은 물경 20억여 원에 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연세대가 2018년 사업에 선정되지 못한 것은 사정관 교육 허위 신고와는 관계가 없다. 당시 연세대가 고교교육 기여대학이 되지 못했던 것은 논술고사 등 대학별고사의 교육과정 연속 위반, 특기자·논술전형 등 축소권장전형 중시 등이 이유였다. 만약 교육과정 위반을 저지르지 않고, 특기자전형과 논술전형 등의 축소 추세를 이어 나갔더라면 2018년에도 허위사실을 바탕으로 사업에 선정됐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허위로 고교교육 기여대학 됐지만, 불이익은 글쎄…‘솜방망이’ 처벌 그치나 = 이처럼 허위사실을 바탕으로 고교교육 기여대학이 된 연세대지만, 정작 가해지는 불이익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일단 2017년과 2019년 연세대에 주어진 지원금을 환수하기는 어렵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에 지원했던 금액은 회수하기 어렵다. 이미 해당 회계연도가 끝났고, 집행 이후 잔액도 국고 반납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미 다 쓴 지원금을 소급해 환수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결국 올해 주어지는 지원금을 대상으로 제재조치를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교육부는 해당 사업 총괄위원회에서 제재 내용을 심의 의결할 예정이며, 올해 사업비에 대한 일부 환수조치 등 ‘페널티’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도 ‘대학재정지원사업 공정성 투명성 제고를 위한 공동 운영·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기관 차원의 관리·감독 관련 부정비리가 발생한 경우 선정된 사업의 지원액 삭감이 가능하다. 부정비리의 정도나 그 주체 등에 따라 처분의 강도만 달라질 뿐이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지원금은 현재 일부 금액이 대학에 지급됐기에 이미 지급한 금액을 환수하거나 차후 지급할 금액을 감액하는 방식 중 어느 것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교육부는 아직 감사결과가 확정되지 않았고, 총괄위를 거쳐야 제재 내용이 확정될 수 있어 지원금 감액 규모 등을 명확히 밝히지 못하는 상태다. 다만, 전체 평가기준에서 입학사정관 교육 등이 차지하는 배점을 볼 때 지원금이 감액되더라도 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올해 소폭의 지원금 감액 외에는 별다른 제재가 없을 것이라는 데 있다. 당장 내년 시행될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참여에 연세대는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매뉴얼에 따르면, ‘일사부재리’와 같은 방식이 적용된다. 한 번 제재가 이뤄지면, 같은 사안으로 또 불이익을 줄 수 없다. 올해 지원금을 대상으로 감액 등의 조치가 내려진다면, 내년 사업에 지원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물론 이같은 교육부의 설명은 어디까지나 ‘입학사정관 교육·훈련 허위 서명’ 등에 국한된 것이다. 대학가에서는 연세대가 내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서 계속지원대상으로 선정되기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전 부총장의 자녀 입시비리 문제가 감사를 통해 드러난 탓이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입시비리는 이태경 전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총장의 딸 A씨를 대상으로 발생했다. A씨의 정량평가 점수는 전체 지원자 16명 가운데 9위에 그쳤지만, 정성평가에서 만점을 받고, 2차 구술심사에서도 만점을 받았다. 그 결과 A씨는 단 1명을 선발하는 2016년 2학기 일반대학원 경영학과 마케팅전공 석사과정에 입학하는 데 성공했다. 교육부는 평가위원이던 교수 6명 등이 이 전 부총장의 딸을 합격시키기 위해 정량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지원자들에게 낮은 구술심사 점수를 부여한 것으로 보고, 업무방해 혐의로 이 전 부총장과 평가위원을 맡은 교수들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연세대도 이들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했다. 

대학의 ‘주요 보직자’로 분류되는 부총장의 이같은 입시비리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비롯한 재정지원사업 전반에 ‘치명타’로 작용한다. 신규 사업의 경우 감점 조치, 계속지원사업에는 감액 조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여러 대학들이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목을 매는 현실을 볼 때 큰 감점을 안고도 계속지원 대상이 되기는 어렵다는 게 대학들의 관측이다. 실제 최근에도 서울권 C대학과 E대학 등이 총장 등의 비리로 인해 각종 재정지원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사례가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입학사정관 허위 서명 등과는 별개의 얘기일 뿐이다. 전 부총장 등의 입시비리가 밝혀지지 않았다면, 연세대는 부당한 방법으로 만들어낸 고교교육 기여대학이라는 타이틀을 고스란히 유지할 수 있었던 상황이다. 한 주요대학 입학 관계자는 “교육부가 매뉴얼을 수정해 특정 사업에서 허위 사실에 기반한 사업 선정 내역 등이 있었던 경우에는 해당 사업에 일정 기간 동안은 지원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만들어야 한다. 약간의 지원금 감액이라는 ‘솜방망이’ 처벌로 이번 일이 끝난다면, 대학들에게는 비위를 저질러서라도 사업 선정이 일단 되고 봐야 한다는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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