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명예위원(전 평생직업교육연구본부장)

정지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명예위원
정지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명예위원

제4차 산업혁명과 저출산고령화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따라 디지털 기술의 융합을 기반으로 과학기술의 변화·발전, 산업과 직업의 생성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규학교교육만으로는 변화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어 평생직업교육체제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고부가가치 산업과 핵심인재의 육성, 지속적 도전이 가능한 교육훈련 기회 확충, 불평등 완화 등의 이슈를 중심으로 평생직업교육훈련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그리고 1년 남짓 시간 만에 코로나19라는 또 하나의 예상치 못한 shock가 들이닥쳤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당분간 지속될 우려가 있고 다음과 같은 환경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 쇼크(Pandemic shock)로 뉴노멀시대가 전개될 것이고 실업의 급증과 함께 경제⋅사회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둘째, 세계화가 약화돼 넘나들던 국경이 차단되는(border matters) 경향이며 자국 우선주의(Nation First)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이 변화를 맞을 것이다. 이로 인한 산업구조와 고용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셋째,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와 비대면(Untact) 현상이 확산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진행되던 초연결사회 현상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추세가 양립병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넷째, 코로나19는 제4차 산업혁명이 촉발한 탈노동화, 로봇, 인공지능 등 신기술과 기계로 인간노동을 대체하는 현상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평생직업교육이 지향하던 온라인교육, 디지털기술 활용 교육 등이 필요불가결하고 마스터플랜의 정책 방안 추진이 앞당겨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이 증대되는 산업구조와 고용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평생직업교육의 프로그램을 수정보완하고, 교육훈련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노동시장 변화와 인력 수급 전망 등 체계적인 예측, 분석, 정책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UNESCO, ILO 등 국제기구들은 이미 관련 연구에 시동을 걸고 있다.

첫째, 기초직업능력과 융합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STEAM교육과정 등을 본격적으로 강화하는 등 프로그램 개발에 가속화가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교육과정들이 유연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 모듈화와 같은 방식을 확대 적용해 나갈 필요가 있다.

둘째, 온라인언택트 교육방식의 뉴노멀이 되고 있다. 온라인교육의 추진 속도가 부문별로 차이가 있었는데, 코로나19를 계기로 본격화·전면화되고 있다. K-MOOC나 STEP(Smart Training Education Platform) 기반에 유망산업 위주의 직업교육훈련 프로그램들을 보완, VET-MOOC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가진 IT 강국으로서의 비교우위를 살려 체계화된 VET-MOOC를 국제시장에 공유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극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현장실습교육도 면대면, 집체식 학습방식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생각의 틀을 깨고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AR, VR과 같은 가상공간에서 실시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대면 실습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소수의 집중식 언택트 방식도 고안하는 등 교육방법들이 다양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

넷째, 직업교육 교수진의 역량 개발이 추진돼야 한다. 교수진은 빠르게 변화되는 교육내용과 방법을 개발하고 이끌어가야 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우수 교수진 확보가 관건이다.

이제 이렇게 갑자기 떠밀려온 직업교육훈련의 변화를 민첩하게 추진하기 위해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온라인교육에서 필요한 동영상 제작, 인프라 구축 비용 등에 대한 예산 지원이 필수적이다. 또한 교수진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걸어나가고자 했던 방향으로 이제는 발등에 떨어진 포스트 코로나19의 위기를 맞아 달려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다양한 관련 부처들의 협업을 중심으로 평생직업교육훈련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마스터플랜을 보완, 시행을 앞당기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추진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