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식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산학교육혁신연구원장
김포대학교 교수

한광식 전문대교협 산학교육혁신연구원장
한광식 전문대교협 산학교육혁신연구원장

세계경제포럼(WEF)은 매년 기본환경, 인적자원, 시장, 혁신생태계 4개 분야 12개 부문을 바탕으로 국가경쟁력을 평가한 뒤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2019년 순위는 2018년 대비 2단계가 상승한 13위였다. 싱가포르가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고 미국, 홍콩, 네덜란드 스위스, 일본, 독일, 스웨덴이 뒤를 잇고 있다. 한편, 2019년 세계지적재산기구(WIPO)가 발표한 세계혁신지수에서는 우리나라가 2014년부터 6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0년에는 독일에 밀려 종합 2위가 됐고 산학연 협력부분에서는 129개국 중 26위에 머무르고 있다.

필자가 제시하는 산학연(Industry University Institute Collaboration, 産學硏) 협력은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을 아울러 사용하는 용어다. 산학연 협력활동은 산업교육기관과 국가, 지방자치단체, 연구기관 및 산업체 등이 상호 협력해 ①산업체의 수요와 미래의 산업발전에 따르는 인력양성 ②새로운 지식·기술의 창출 및 확산을 위한 연구·개발·사업화와 산업체 등으로의 기술이전과 산업자문 ③인력, 시설·장비, 연구개발 정보 등 유형·무형의 보유자원 공동 활용 등을 포괄하고 있다.

그동안 산학연 협력활동이 양적으로 성장한 것이 분명하지만, 수요자인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는 다소 의문이 든다. 보통 기업은 기술개발 결과를 사업화로 연결하는 것이 최대 목표인 반면, 대학과 연구기관은 사업화보다는 연구개발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산학연 협력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기업과 대학·연구기관 간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단순히 서로의 장점만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최적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꾸준히 협업을 추진해야만 진정한 의미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세계 각국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급격한 산업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산학연 협력을 통한 인재양성과 기술혁신으로 대응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그동안 산학연 협력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해 왔다. 그러나 범부처 차원의 통합된 비전 없이 각 부처가 개별적으로 산학연 협력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현장에서는 부처 간 정책을 연계‧조정, 효과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따라 2018년 10월 11일 국무총리 산하로 국가산학연협력위원회가 출범됐고, ‘산업교육 및 산학연협력 5개년 기본계획(2019~2023년)이 수립됐다. 참고로, 기본계획의 비전은 ‘혁신성장 동력으로서 산학연협력 활성화’로 설정됐고, 비전 달성을 위해 ①인재양성 ②기술이전‧사업화 ③창업 ④인프라 구축 등 4개 분야에 대한 4대 전략과 12개 과제가 제시됐다.

변화하지 않으면 결코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절박한 현실 속에서 깊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때다. 더욱더 산학연 협동연구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산업체, 대학, 연구기관 간의 횡적 유대관계를 긴밀히 할 필요가 있다. 대학과 연구기관은 우수한 인력과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첨단지식과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 지식의 현장접목, 애로기술의 해결, 기술확산, 기술혁신 측면에서 산학연 협력의 역할과 기대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분명한 건 이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사회로 변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전문대학은 일반대학보다 연구 기능이 취약한 점을 고려, 연구기능에 대한 협업((協業·collaboration)이 더욱 요구된다. 이를 위해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를 중심으로 산학연 협력 강화방안을 심층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비로소 전문대학 본연(本然)의 설립목적인 ‘사회 각 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이론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재능을 연마해 국가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전문직업인을 양성하는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할 수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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