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국내 고등교육기관 졸업자들의 취업 상황이 좋지 않다. 특히 올해에는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변수가 국내 산업계를 강타하며, 올 하반기 취업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전국 일반대‧전문대, 대학원 등 고등교육기관 졸업자의 취업 통계를 보면 전체 취업률은 67.7% 수준에 머물렀다. 일반대 졸업자 취업률은 64.2%였고, 일반대 대학원 졸업자 취업률은 78.9%를 기록했다. 전문대 졸업자 취업률은 71.1%다.

대학원 졸업자 취업률이 이들 가운데 가장 높다고는 하지만, 취업을 위해 대학원 과정까지 생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국민 개인으로는 추가적인 학비 지출을 감수해야 하고, 대학원 진학의 본래 목적인 심화 학문 연구가 아닌 취업을 위해서라면 지출 자체가 사회적으로 낭비되는 비용으로도 볼 수 있다.

본지는 27일 일반대보다 졸업자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전문대의 9년간(2010~2018년) 졸업자 평균 취업률 공시자료를 확인했다. 전국 전문대학 가운데 9년간 평균 졸업자 취업률이 가장 높은 대학은 농협대학교(90.5%)였고, 평균 80% 이상을 기록한 대학으로는 한국승강기대학교와 구미대학교, 거제대학교 등 농협대까지 모두 네 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70%대의 평균 취업률을 기록한 대학은 △기독간호대학교 △연암공과대학교 △영진전문대학교 △춘해보건대학교 △조선간호대학교 △전주비전대학교 △군산간호대학교 △신성대학교 △인천재능대학교 △서울여자간호대학교 △가톨릭상지대학교 △경기과학기술대학교 등 모두 12개교다.

■‘소수 정예 특성화’ 한국승강기대 “현장실습과 취업을 대학이 모두 직접 알선” = 우리나라에는 전국에 모두 72만6795대의 승강기가 설치돼 있다. 이는 세계에서 8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또 우리나라는 한 해에만 신규로 승강기 4~5만대가 설치되고 있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승강기 시장이다.

사회가 발전하면 고층 건물은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부침이 없는 꾸준한 산업으로 승강기 분야가 항상 드는 이유다. 특히 승강기 설치나 유지보수는 인공지능이나 로봇의 힘으로도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에 향후에도 인간의 손길을 직접적으로 필요로 하는 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승강기 분야의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세계 유일의 승강기 특성화 대학이 한국에 있다. 경남 거창에 위치한 한국승강기대는 학생들을 국‧내외 승강기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 인재로 양성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9년간 최상위권 평균 취업률(84.4%)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승강기대의 높은 취업률은 현장실습에서 비결을 찾을 수 있다. 전국에서 가장 제대로 된 현장실습을 하고 있는 대학이라고 해도 과장된 말이 아니다. 한국승강기대의 현장실습은 사회적으로 ‘노예노동’이라고 지탄받는 것과도 거리가 멀다.

전교생이 졸업 전까지 한 번 이상 현장실습을 하게 된다. 실습할 때 학교에서 30~60만원의 지원금을 학생에게 직접 지급하고, 업체에서도 따로 30~90만원의 업체 지원을 주도록 관례화 했다. 또 100% 승강기 분야의 업체만을 대상으로 대학이 직접 알선해 매칭하고 있다. 현장실습 과정을 통해 실무 감각을 기른 뒤 학생들이 취업할 때에는 대학 취업센터와 교수들이 직접 취업처도 알선하고 있다.

평균 취업률 84.4%, 7년 연속 80% 이상 달성 등 겉으로 드러나는 기록뿐 아니라 ‘취업의 질’ 역시 우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모든 학생이 승강기 분야 전문직으로 취업하고 있는 까닭에 전공 연계성 측면에서 본다면 전국 대학 가운데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승강기대의 1학년 과정은 공통 과정으로 12개반으로 편재된다. 이후 2학년이 될 때 ‘기업맞춤형반’으로 나뉘는데 △티센α반 △미쓰비시반 △쉰들러+반 △설치창업보육반 △특수승강기관리반 △스마트관리반 △주차기관리반 등 7반으로 구성돼 있다. 계절학기 과정으로는 오티스프라임반이 있다. 기업맞춤형반은 2학년 초 선발 시부터 각 기업의 인사부서와 연계해 선발 자체를 기업과 학교가 함께하며, 취업 시 우선권도 부여하기 때문에 한국승강기대의 높은 취업률을 뒷받침하는 제도라고 볼 수 있다.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해 한국승강기대는 영어회화가 가능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2학년 2학기 4개월 간 싱가포르 오티스에서 학기 중 현장실습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해마다 10명 내외의 학생들이 세계 최대 회사인 오티스의 싱가포르 법인에서 실습을 하고 있고, 이후 바로 정규 취업을 하고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항공 비용과 체제비까지 전체 비용의 3분의 2 정도를 대학에서 부담한다.

이경걸 한국승강기대 진로취창업지원센터장은 “우리 대학은 토익 등 시험성적과 무관한 ‘영어 회화’가 가능한 전국의 인재를 찾고 있다”며 “특히 성장과정에서 해외에 1년 이상 생활해 회화가 능숙한 학생이 국내 교육과정에 재편입돼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대학에 오면 글로벌 엔지니어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승강기대 학생들의 수업 모습
한국승강기대 학생들의 수업 모습

■취업률‧장학금 등 전방위 최상위 역량, 구미대 “대기업 40.5%로 취업의 질 높아” = 최근 경북 구미에 위치한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산단대개조사업에 선정됐다. 이와 동시에 LG화학 유치도 결정되면서, 지역 대표 대학인 구미대의 취업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산단대개조사업은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중심이 된 정부부처 합동 프로젝트다. 구미국가산단을 거점 산단으로 인근 김천1산단과 김천혁신도시, 칠곡(왜관)산단, 성주산단을 연계해 미래차 신산업 육성을 위한 ‘경북 특화형 ICT 융합 소재부품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고용 창출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며, LG화학의 구미 유치도 확정돼 구미국가산단 활성화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미대는 2010년 교육부가 취업률을 조사한 결과에서 85.7%를 기록한 이래 5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최근 9년 평균 취업률 역시 81.4%로, 자타 공인 취업 명문대학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특히 대기업 취업률이 40.5%에 달해 취업의 질 역시 높은 것도 큰 강점이다. 이는 글로벌 기업을 포함한 약 3000개 기업들이 운집한, 내륙 최대 규모인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유일한 전문대라는 점과 20여 년간 쌓아온 산학협력 인프라가 한몫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미대 항공학부 학생들
구미대 항공학부 학생들

구미대의 ‘평생책임지도교수제’는 학생이 입학하면서 진로와 목표 수립, 전공 자격취득, 졸업 후 취업까지 교수의 1대1 개별지도를 받는 제도다. 전공과 적성, 성별을 고려한 맞춤형 진로‧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NEO성격검사, 전공자격특강, 취업목표설정 상담, 기업탐방과 현장실습 등)을 지원하고 있다.

폭넓은 현장실습과 실무 경험이 취업으로 이어지는 산학협력 인프라 구축에는 구미대의 757개 가족기업이 함께하고 있다. 이와 연계해 기술 명장, 기술장 등 산업현장 실무경험을 쌓은 교수진이 체계적으로 맞춤식 책임지도를 하고 있고, 기업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전방위적 최상위 역량을 인정받은 여러 정부 재정지원사업 수행도 큰 역할을 한다. LINC+사업과 대학일자리센터사업,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1, 3유형), 취업보장형 유니테크 사업 등 여러 재정지원사업에 선정돼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과 비교과 프로그램 지원 등 취업역량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글로벌 허브대학으로 해외취업 활성화에 나선 국제경쟁력도 빠질 수 없는 확실한 강점이다. 구미대는 교육부가 선정한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이다. 동시에 교육부의 국제화 사업 3관왕을 차지한 국내 유일 대학이기도 하다.

구미대는 방학기간을 ‘글로벌학기’로 정하고, 10년간 해외연수 프로그램으로 미국과 영국, 독일, 캐나다 등 세계 20개국에 2500명이 넘는 해외연수생을 파견하고 있다. 해외취업 연수프로그램으로 96%라는 해외 취업률을 기록했으며, 정부의 대표적 글로벌 사업인 ‘K-Move 스쿨(세계로)’ 사업에서는 2014년부터 3년간 98%의 높은 취업률을 보였다.

구미대 헬기정비과 엔진실습 모습
구미대 헬기정비과 엔진실습 모습

■조선업 침체에도 ‘굳건’…거제대 ‘산학일체형 교육’으로 학생취업, 지역발전 모두 잡는다 = 국내 조선업이 불황을 겪으면서, 조선업이 지역 기반 산업인 경남 거제도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하지만 경남 거제에 위치한 거제대는 이를 위기로만 보지 않고, 교육혁신의 계기로 삼아 교육분야 확대와 변화를 꾀하고 있다.

거제대는 교육역량강화사업과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SCK),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 외국인유학생교육선도전문대학(GHC),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전문대학(LINC+) 등 여러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수행한 견실한 대학이다.

특히 정부가 대학의 교육경쟁력을 평가하는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 최우수 등급인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됐고, 교육부의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자율협약형(1유형)과 후진학선도형(3유형) 등 최근에도 전 방위적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또 K-Move 사업과 일학습병행제사업 등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는 사업까지 재학생과 지역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성과에 힘입어 다양한 취업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추진한 결과 높은 취업률과 유지취업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거제대 졸업자의 주요 취업처를 살펴보면 △SK하이닉스 △포스코 △두산중공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전자 △한화 △코오롱 △KAI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한국전력 △대한유화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기업, 중견기업에 취업을 하고 있다.

간호학과의 경우 매년 국가고시 합격률 100%를 달성하는 등 국내 최고 수준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간호학과 졸업자들은 종합병원과 대학병원으로 취업하게 된다. 사회계열 학과는 산‧학‧관 활동에 기반해 대부분의 졸업자들이 지역의 우수 유관기관에 취업하고 있다.

거제대에는 학생들의 취업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특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산학일체형 교육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는 ‘선취업‧후진학 프로그램’이다. 산업체 수요에 따라 맞춤형 직업교육체제를 거제대 교육과정에 적극적으로 도입해, 실무형 인재 양성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체와 대학이 협약을 체결해, 여러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교육 역시 기업체와 협약에 따라 함께 운영하고 있다.

거제대 조선기술과
거제대 조선기술과

또 ‘입학에서 졸업까지’ 책임지는 원스톱 서비스로 학생 취업에 대한 밀착 관리도 계속하고 있다. 입학과 동시에 학생상담센터를 통한 다양한 진로 탐색‧상담이 진행된다. 직무적성 검사를 비롯해 인‧적성검사, 지도교수 상담까지 학생 개인의 기본정보를 바탕으로 원하는 진로와 취업을 미리 설정하고, 여러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거제에 있는 유일한 고등교육기관인 만큼 지역사회와 함께 만들어가는 취업 인프라도 큰 장점이다. 관광경영과의 경우 거제에 위치한 호텔에 취업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 삼성호텔과 애드미럴호텔, 라마다스위츠거제호텔, 소노캄리조트, 한화 거제 벨버디어 등 취업처 수도 다양하다. 사회복지과는 거제와 통영 지역의 사회복지관련 기관과 협력해 취업과 실습, 현장교육을 책임진다. 간호학과는 대우의료재단 대우병원과 아주대의료원 등 우수 임상실습 환경을 제공해 학생 교육과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새 시대 ‘뉴칼라 인재’ 양성 위한 산업체 맞춤형 교육 ‘연암공대’ = 연암공대는 경남 진주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데 연암공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을 살펴보면, 진주와 경남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학생들이 연암공대 입학을 희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진주‧경남 학생은 41%로 전체 지원자의 절반을 넘지 않으며, 나머지는 수도권‧충청과 부산‧울산 지역이 각각 12%씩, 광주‧전라 지역이 약 27%, 대구‧경북 지역이 5%를 나타내는 등 전국에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학생들이 연암공대 입학을 결심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전국 최상위권 취업률도 있지만, 높은 ‘유지취업률’에서 찾을 수 있다. 연암공대의 9년간 평균 취업률을 보면 78.5%로 전국 대학 가운데 6번째로 높은 평균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유지취업률 역시 85.2%라는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유지취업률이 더욱 중요한 것은 취업의 질을 보장하는 지표가 바로 유지취업률이기 때문이다. 또 대기업 취업률 역시 지난해 53.4%를 기록한 것을 포함해 평균 50% 수준을 계속 유지하며 ‘취업명문대학’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연암공대의 높은 취업률은 모기업인 LG그룹과의 산학연계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LG 데이(Day)’를 개최해 LG전자 계열 분과위원회를 운영하고 학생 취업을 위한 산업체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 또 중견‧강소기업 취업처를 발굴하기 위해 최근 3년간 약 100건의 산업체 협약을 체결했고, 네트워크를 구축한 상태다. 비교적 안정적인 취업처를 다른 대학보다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연암공대의 큰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연암공대 LG Day의 모습. 연암공대는 해마다 LG Day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연암공대 LG Day의 모습. 연암공대는 해마다 LG Day를 개최하고 있다.

최근에는 LG계열사뿐 아니라 강소기업과 해외로까지 취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폴란드에 있는 LG화학 전지생산법인에서 해외 현장실습 학기를 운영하고 취업도 연계하고 있다. 2019년 10명의 학생들이 취업에 성공했으며, 올해에도 15명의 학생이 폴란드 현지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미국 LG전자 테네시에도 지난해 6명의 학생이 취업에 성공했다.

LG가 세운 특성화 대학인 만큼 대기업 취업에 특화된 교육과정도 운영한다. LG를 비롯해 다양한 대기업으로 진출하기에 용이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LG화학 등 산업체 요구를 받아들여 주문식과정, 트랙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LG전자와 LG CNS 연구원들이 학생들에게 실무 강의도 진행한다. 연암공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코딩교육, 소프트웨어(SW)응용교육 과목을 개설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연암공대가 배출하는 ‘뉴칼라 인재’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자랑거리다. 스마트팩토리 전문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스마트팩토리 융합 전공’ 과정을 운영한다. △스마트전기전자공학과 △기계공학과 △스마트소프트웨어학과 등 3개 학과의 2‧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스마트팩토리 융합 전공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오는 2021년에는 스마트팩토리 복합건물이 학교에 새로이 생기는 등 교육인프라도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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