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과 한파 등 재해 저항 원리 규명, 핵심저항성 유전자 동정
재해 저항성 식물개발을 통한 환경문제 해결과 생산성 향상의 토대 마련

윤대진 교수
윤대진 교수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건국대학교 KU융합과학기술원 윤대진 의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가뭄과 한파 등에 따른 식물의 환경재해 저항성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ABA(Abscisic acid)의 신호전달 과정을 규명하고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식물학 분야의 저명 국제저널인 <Molecular Plant(IF=12.08, 분야 상위 1.5 %)>와 2편의 <Plant Physiology (IF=6.90, 분야 상위 4.5%)> 8월호에 동시 발표됐다.

식물이 가뭄과 한파 등을 견디는 환경재해 저항 조절 호르몬인 ABA를 매개로 하는 신호전달과정에는 수용체(PYL), 탈 인산화효소(ABI), 인산화효소(SnRK) 그리고 전사조절인자(ABF)가 관여한다. 다양한 외부 환경변화에 의해 식물 세포 내의 ABA농도가 상승하게 되면 ABA에 결합한 수용체는 인산화효소인 SnRK의 작용을 억제하고 있던 탈인산화 효소인 ABI를 SnRK로부터 격리하게 되고 그 결과 SnRK는 자가 인산화에 의하여 활성화하게 된다.

이렇게 활성화된 SnRK는 하위에 있는 전사조절인자인 ABF를 인산화해 궁극적으로는 식물의 다양한 생체현상에 관여하는 여러 하위 유전자들을 발현시키게 되는데 윤대진 교수팀은 이러한 신호전달의 전 과정을 규명했다. 

ABA신호전달의 활성화와 비활성화 과정
ABA신호전달의 활성화와 비활성화 과정

또 윤 교수팀은 식물 세포 내의 ABA 생합성에 관여하는 핵심 효소인 NCED (9-cis-epoxycarotenoid dioxygenase) 유전자의 프로모터(promoter) 부위에 전사조절 인자인 EEL(Enhanced EM Level)과 식물 생체리듬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GI(GIGANTEA)가 상호결합해 발현을 유도하고 그 결과 세포 내의 ABA가 합성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렇게 합성된 ABA는 ABA매개 신호전달을 조절해 식물을 여러 환경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할 뿐만 아니라 식물의 배(胚)발생 및 성장발달도 조절한다는 새로운 사실도 규명했다.

ABA합성과정에서 관여하는 EEL과 GI의 기능규명 (A) Yeast two hybride실험을 통한 GI와 EEL의 결합확인 (B) GI나 EEL유전자가 결실된 식물체는 ABA생합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NCED3유전자의 발현이 현저히 저하된다. (C) NCED유전자의 프로모터부위에는 ABA에의하여 반응하는 영역이 존재하는데 EEL은 이부위에 결합능력을 가진다. (D) EEL과 GI 유전자가 결실된 식물체는 건조 스트레스가 오게 되면 생존율이 현저히 저하될 뿐만이 아니라 기공 개폐의 이상으로 인하여 수분손실이 증가하게 된다 (E).
ABA합성과정에서 관여하는 EEL과 GI의 기능규명 (A) Yeast two hybride실험을 통한 GI와 EEL의 결합확인 (B) GI나 EEL유전자가 결실된 식물체는 ABA생합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NCED3유전자의 발현이 현저히 저하된다. (C) NCED유전자의 프로모터부위에는 ABA에의하여 반응하는 영역이 존재하는데 EEL은 이부위에 결합능력을 가진다. (D) EEL과 GI 유전자가 결실된 식물체는 건조 스트레스가 오게 되면 생존율이 현저히 저하될 뿐만이 아니라 기공 개폐의 이상으로 인하여 수분손실이 증가하게 된다 (E).

윤 교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기후변화로 인하여 현재 전 육지면적의 40%가 사막으로 변했으며, 매년 서울 면적의 6배씩 사막화가 가속되고 있다. 이러한 사막화는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식량 생산을 위한 경작지 면적의 급격한 감소를 초래했고 미래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며 “이러한 사막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대안은 식물생명공학적 연구를 통해 재해 저항성 식물체를 개발하는 것이며 식물은 이동할 수 없지만 변화된 환경을 인식하고 신호전달반응을 활성화해 방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자들이 경쟁적으로 재해 저항성 과정을 규명하고 유용유전자를 확보하여 재해 저항성 식물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 연구팀은 지난 23년간 식물이 어떻게 외부환경을 인식하고 재해 저항성을 가지는지에 대한 연구를 분자 수준에서 수행해 매년 생명과학 분야 최상위 학술지에 꾸준히 논문을 발표하고 있으며, 세계 저명학술대회의 기조 강연자로 초청되는 등 이 분야 연구에서 세계적인 선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윤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로 식물이 어떻게 스트레스 방어 호르몬인 ABA를 생합성 하는지가 규명됐고, 이렇게 생성된 ABA가 세포 내에서 어떠한 과정을 통해 신호를 생성하고 전달하며 최종적으로 소멸되는가를 분자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이러한 ABA 생합성과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유용유전자들에 대한 유전정보들을 이용하게 되면 실용 가능한 수준에서의 재해 저항성 식물체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사막화로 인한 환경문제와 미래 인류가 당면할 식량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한국연구재단 글로벌연구실(Global Research Lab) 과제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윤대진 교수 연구실의 알리박사와 백동원박사 각각 제1저자로, 윤대진 교수가 교신저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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