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재정지원, 정치권은 압박…등록금 반환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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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비대면 교육 긴급 지원 사업(대학·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Ⅳ유형) 계획 발표
특별장학금 등 지급 실적, 실질적 자구노력 금액, 재정여건 등 종합적으로 고려
적립금 1000억원 이상은 제외…대학 규모와 지역, 적립금에 따라 가중치 적용
“사회적 책무 다해야” 적립금 상위 10개 대학, 특별재난 장학금 추진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전면 원격수업으로 대학 등록금 반환 요구가 거센 가운데, 사정이 여의치 않은 대학에 1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통해 지원하는 동시에 곳간을 채운 대학엔 ‘사회적 책무’를 다하라는 정치권의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적립금 상위 10개 대학까지 특별재난 장학금을 추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학들이 점차 등록금 반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 1000억원 규모 ‘대학 비대면 교육 긴급 지원 사업’ 발표 = 교육부는 30일 3차 추가경정(추경)으로 마련한 1000억원 규모의 ‘대학 비대면 교육 긴급 지원 사업(대학·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Ⅳ유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일반대에 760억원, 전문대에 240억원이 배정됐다.

지원대상이 되기 위해선 ‘재정여건’과 ‘자구노력을 통한 장학금 지급’ 등 두 가지 요건을 반드시 충족해야 한다. 예산은 대학별 실질적 자구노력 금액 내에서 학교 규모·지역·적립금 등을 고려, 지급한다. 

'실질적 자구 노력'이란 코로나19 특별장학금, 2학기 등록금 감면, 각종 지원비 등 대학마다 등록금 반환을 위해 사용한 금액을 말한다. 하지만 교육부는 등록금 반환액 중에서 성적 장학금과 같은 기존 교내외 장학금 액수는 빼고 산출하도록 했다. 앞서 일부 대학에서 1학기 성적 장학금을 없애고 해당 예산을 코로나19 특별장학금에 포함한 곳이 있었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태경 교육부 대학재정장학과장은 “기존의 장학금에서 주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상황의 변화로 예산이 남는 구조가 생겼을 것이다. 이를 재조정하고, 재원을 편성해 학생에게 지원한 내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질적 자구노력에서 중요한 점은 ‘학생과의 협의’다. 특별장학금 등 지급 대상과 규모, 방식은 대학별 여건에 따라 학생과 반드시 협의해 결정해야 한다. 등록금심의위원회든, 코로나19위원회든, 어떤 협의체든 상관없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 적립금ㆍ지역ㆍ학교규모 가중치, 지역 소형대학 유리 = 교육부는 재정여건을 고려해 지원할 방침이다. 우선, 누적적립금이 1000억원 이상 대학은 지원받지 못한다. 김 과장은 “코로나19에 따른 급격한 교육환경 변화로 재정상황이 열악한 대학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500억원 이상 대학부터는 100억원 단위로 10%씩 더 낮은 가중치를 적용받는다. △900억 이상~1000억 미만 대학은 아주대, 세종대, 숭실대, 백석대 △800억 이상~900억 미만 대학은 동국대, 국민대, 건국대 △700억 이상~800억 미만 대학은 덕성여대, 용인대, 포항공대, 대구가톨릭대 △600억 이상~700억 미만 대학은 순천향대, 조선대 △500억 이상~600억 미만 대학은 가천대, 성신여대, 동아대, 한림대, 인하대, 서울여대 등이다. 

지역별로는 동일 여건이면 수도권보다 비수도권 대학이 더 많은 지원금을 받도록 했다. 학생 수 5000명 이상 중·대규모 대학의 경우 수도권은 1, 비수도권은 1.2의 가중치를 곱해 지원금을 산출한다. 단 5000명 미만 소규모 대학은 지역과 관계없이 1.2의 가중치를 받는다.

가중치에 따라 특별 장학금 지출 비용이 같더라도 대규모 수도권 대학보다 소규모 지방대학이 두 배 가량 더 지원받을 수 있다. 단, 사업비는 대학의 실질적 자구노력 금액 이내에서 지원한다. 예를 들어 실질적 자구노력 금액이 10억원인 경우, 그 이내에서 지원비가 지급된다. 

사업계획서에는 △학생과의 소통·협의 결과에 따라 추진된 실질적 자구노력을 포함한 특별장학금 등 지급 실적 및 재원 조달 내역 △사업비 집행계획(안) △2학기 온라인 강의 운영·지원 및 질 관리 계획을 포함할 예정이다. 질 관리 계획의 수준이 현저히 낮은 경우 사업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

대학기본역량진단 및 교원양성기관역량진단 결과 재정지원제한대학을 제외한 자율개선대학, 역량강화대학, 진단제외대학이라면 신청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부정·비리 대학의 경우 재정지원사업 수혜에 제한을 받지만, 코로나19 대응 긴급지원이라는 사업 성격을 고려해 이번만큼은 제한 적용을 받지 않는다. 

대학은 확정된 사업비를 교육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온라인 강의 질 제고, 코로나19 방역, 교육환경개선, 실험실습기자재 구매 분야에 사용할 수 있다. 사업은 기존 대학혁신지원사업비 집행 및 관리 기준을 따르면 된다. 단, 사업비는 장학금 등 학생에 대한 직접 지원은 불가하다. 사업계획서 접수는 9월 18일까지며, 10월에 대학별 확정 사업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지역 대학은 반기는 분위기다. 전북의 한 대학 관계자는 “우리 대학은 대학재정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부모·학생들과 고통을 분담하자는 차원에서 코로나19 특별장학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는데, 교육부 차원에서 비대면 교육 긴급 지원 사업비를 지원하면 대학재정 운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적립금 많은 대학에 “사회적 책무” 요구…등록금 반환 이어져 = 반면, 서울의 대규모 대학은 지원받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대학교육연구소가 대학 홈페이지 2019회계연도 교비회계 대차대조표를 분석한 결과 적립금 1000억원 이상 대학은 총 20곳이었다. 이들 대학은 이번 사업에 지원할 수 없다. 

상위 10개 대학은 △홍익대 7570억원 △연세대 6371억원 △이화여대 6368억원 △수원대 3612억원 △고려대 3312억원 △성균관대 2477억원 △청주대 2431억원 △계명대 2310억원 △동덕여대 2230억원 △숙명여대 1866억원 등이다.

이어 △한양대 1669억원 △을지대 1512억원 △영남대 1426억원 △세명대 1366억원 △가톨릭대 1321억원 △대구대 1196억원 △중앙대 1183억원 △경희대 1127억원 △경남대 1080억원 △건양대 1044억원 등이다.  

교육부는 적립금이 많은 대학은 다른 대학보다도 ‘사회적 책무성’을 갖고,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즉, 자체적으로 학생들과 협의해 해결하라는 것이다.

정치권까지 가세했다. 국회 교육위는 28일 업무보고에서 등록금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대학 내 등록금 반환 갈등 문제에 적극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등록금 반환에 회의적이었던 다수의 대학이 등록금 반환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조경태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5월 여론조사 결과 '대학등록금을 반환·감면해야 한다'는 의견이 75.1%로 압도적으로 나타났다"며 "등록금을 반환할 여력이 충분히 있는 사립대들이 적립금을 이용해 등록금을 반환한 후, 재정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발생한다면 그때 정부 지원 등을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고 지적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국립대 29곳과 서울시립대까지 30개 대학이 등록금 문제를 학생들과 협의해서 돌려주겠다고 결정했다"면서 "일부 사립대에서도 학교 학생들과 협의해서 10만∼20만원, 혹은 1학기 등록금의 10%를 특별장학금 형태로 돌려주고 있다. (등록금 반환 결정 대학) 숫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고 답했다.

적립금 상위 10개 대학도 특별재난 장학금을 지정, 자체적으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인철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10개 대학 총장이 만나는 모임에서 학생, 학부모의 재정 압박을 극복하기 위해 등록금 환원 효과를 낼 수 있는 특별재난 장학금을 지정하기로 했다”며 “등록금의 5%든, 10%든 기준을 정해 자율적으로 장학금 지급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이 적립금을 쌓아두고 학생들에게 돌려주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김 회장은 “특별기금(적립금)이 과도한 대학이 분명히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 “대학마다 재정 여건이 다르다. 특별장학금을 만드는 작업은 학생회와 협의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가 17~24일 153곳 사립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관련 특별장학금 혹은 생활비를 전체 재학생에게 지급한 대학은 18곳이었다. 앞으로 지급할 예정인 대학도 32곳이나 됐다. 일부 학생에게 지급한 대학도 40곳이었고, 지급할 예정인 곳도 7곳이었다. 코로나19 관련해 전체 혹은 일부 학생에게 어떤 형식으로든 지원하거나 지원할 예정인 곳은 총 97곳에 달하는 셈이다. 

현재까지 홈페이지 혹은 언론 등을 통해 특별장학금 지급이 확인된 곳은 가톨릭관동대, 건국대, 건양대, 경기대, 경일대, 계명대, 꽃동네대, 단국대, 동국대, 동명대, 동의대, 대구대, 대구가톨릭대, 삼육대, 상지대, 세명대, 한남대, 한림대, 한성대 등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각 대학은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학생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드린다”며 “교육부도 이번 ‘대학 비대면 교육 긴급 지원 사업’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재정부담으로 각 대학의 교육·연구 역량이 저하되는 것을 완화하고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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