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헌 계명문화대학교 교수학습지원팀장

홍진헌 계명문화대학교 교수학습지원팀장
홍진헌 계명문화대학교 교수학습지원팀장

모든 대학들이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해 사상 유례없는 개강 연기와 어쩔 수 없었던 비대면 수업 등 학사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숨 가쁘게 1학기를 지냈다.

코로나19로 정신없이 한 학기가 지나가고 하계방학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대학가는 벌써 2학기 준비에 여념이 없다. 대부분 대학들이 2학기에는 대면수업을 원칙으로 하면서 코로나19 감염병이 지역에 확산되는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응하는 학사운영 전략을 세우고 있다. 또 조금이라도 열이 높거나 증상이 의심되는 학생이 등교를 하지 않을 경우 수업권 보장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해결책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가끔 출입문을 여는 방향의 표시가 없는 건물을 들어갈 때 열심히 밀었는데 열리지 않아 잠긴 줄 알고 옆에 있는 다른 출입문을 밀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와서 출입문을 당겨서 쉽게 들어가는 것을 보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한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밀지만 말고 당겨보자는 생각을 한 번만 했더라도 머쓱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준비하는 2학기 수업에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1학기에 대부분 교수들은 경험해 보지 못한 매체를 통해 수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특히 평소에도 학생들에게 열정적인 강의를 했던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뭔가 더 가르쳐 주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모 교수는 1학기 수업을 마치고 나서, 비대면 수업의 한계성으로 인해 아무리 많은 준비를 해서 가르쳐 준다고 해도 학생들이 자기주도학습이 되지 않으면 학습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고 2학기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면 교수방법을 무조건 바꿔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많은 대학들이 1학기 수업을 블렌디드 형태의 수업으로 진행했을 것이다. 블렌디드 러닝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학습의 이점을 결합한 학습법으로 최근 하이브리드러닝으로 불리고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운영하고 있는 ICT융합교육 글로벌 동향 블로그에 미국의 비영리 교육단체 iNACOL(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K-12 Online Learning)이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의 모델과 사례를 소개한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여기에 블렌디드 러닝의 4가지 모델과 활용 사례를 설명하고 있는데, 결국 블렌디드 러닝은 학생 스스로가 자기주도적 학습을 한다는 전제 하에 진행돼야 함을 알 수 있다.

학생들 스스로 자기주도적 학습이 되게 하려면 교육에 있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아직까지도 일부 교수들은 많은 양의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려는 데 노력하고 있다. 수업시간은 교수중심의 수업이 아닌 학생중심 수업이 돼야 한다. 블렌디드 러닝을 통해 학생들이 주어진 상황에서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지 문제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는 문제해결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져 있기에 이런 방법의 교육을 선호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낮은 점수의 강의평가로 학생들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지만 교수법의 변화가 학생들의 사고력을 길러 줄 것이다. 그리고 교과목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곧 2학기가 시작되면 학과에서는 학년 전체의 교육과정과 교과목을 검토해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교과목이 아니라면 과감히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마다 졸업학점을 낮추면서 교육과정에 다이어트를 진행해 왔지만 학생들이 대학생활  동안 다양한 학습경험을 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다양한 학습경험을 통해 체득한 경험이 사회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유연학기제, 다학기제, 집중이수제, 융합전공제, 복수학위제, 공동학위제 등 다양한 학사제도 등의 적용을 고민해서 교육과정의 개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사람의 학습활동을 촉진하고 도와주는 것을 교육이라고 할 수 있으며, 다양한 교육활동이 일어나는 세계를 교육생태계라고 한다. 우리가 속한 대학의 교육생태계는 코로나19라는 감염병으로 인한 급격한 변화를 감당해야 한다. 그 변화 속에서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교육생태계를 구축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학생 스스로가 자기주도적으로 학습의 의지를 갖고 뭔가 도전해 볼 수 있도록 방향 제시, 유연하고 다양한 학사제도 도입과 교육과정 개편이 뒷받침되도록 교육을 직·간접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교직원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