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등록금 실납부액의 6% 지급, 긴급 경제사정 곤란 장학금도 추진
“성적 변별력 떨어져 불가피”…‘성적장학금 일부 축소’ 결정에 학생들 ‘반발’ 

(사진=중앙대 제공)
(사진=중앙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중앙대학교(총장 박상규)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짊어지게 된 학생·학부모의 부담을 경감하는 차원에서 1학기 학부 재학생 모두에게 38억 3000만원의 특별장학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중앙대가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띄운 ‘특별장학금 편성 및 지급 안내’라는 공지사항에 따르면, 1학기 학부 재학생 전체에게 특별장학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박상규 중앙대 총장은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해 텅 빈 캠퍼스가 채워지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을 학생, 학부모의 부담을 작게나마 덜어드리고자 1학기 학부 재학생 전체에 등록금 실납부액 6%를 특별장학금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설명했다. 

등록금 실납부액의 6%를 특별장학금으로 지급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은 모두 38억 3000만원이다. 중앙대는 21억 7000만원을 교내 경상비 등의 예산 절감액과 기존에 적립한 장학기금 등을 활용해 충당할 계획이다. 

모자라는 16억 6000만원은 성적장학금을 일부 조정해 재원을 마련한다. 박 총장은 “성적장학금을 축소하는 결정은 단순히 특별장학급 지급을 위한 것만이 아니다. 비대면 수업에 따른 절대평가 실시로 성적 변별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되도록 더 많은 학생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학생·학부모에게 이해를 구했다. 

박 총장의 설명처럼 올해는 성적장학금 지급의 기준이 되는 성적의 변별력이 예년 대비 낮아졌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시행되면서 ‘전면 절대평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가 공개한 대학본부와의 장학금 협의 과정에 따르면, 올해 1학기 평균 평점은 4.5점 만점 기준 0.5점이 상승했다. 평균 평점 4.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이 전체 재학생의 58%에 달할 정도다. 올해 1학기에 만점인 4.5점을 받은 재학생 수는 1820명. 기존에 지급되던 성적장학금 수혜인원이 2000여 명임을 감안했을 때 수혜자 선정에 있어 변별력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장학금 관련 ‘추가 지출’이 생긴 것도 성적장학금을 조정하게 된 이유로 보인다. 현재 중앙대는 외국인 장학금과 입학성적우수장학금을 ‘절대 기준’에 따라 지급한다. 학점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예정했던 장학 혜택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올해 절대평가가 시행됨에 따라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이 생겼고, 이에 따라 추가 장학금 지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성적장학금을 일부 조정해 재원을 마련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큰 모양새다. 특히 이미 학사일정이 종료된 1학기 성적장학금의 기준을 소급해 축소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성적이 전 학기 대비 큰 폭으로 오른 학생들에게 지급되는 ‘일취월장 장학금’은 기존 계획대로 지급이 이뤄졌지만, 성적장학금에는 조정이 가해진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앙대는 학생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속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2학기 등록금과 특별장학금 관련 협의체를 마련하고, 성적장학금을 차후 개편하는 경우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기로 했다. 2학기 학습권 보장을 위한 학사 관련 협의체도 별도로 만들 계획이다.

박 총장은 “특별장학금은 미래 후배 세대에게 필요한 교육 여건을 해치지 않는 최대 범위에서 대학과 학생 대표자가 합리적인 방안으로 결정했다. 결정을 존중하고자 한다”며 “1학기에 있었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 삼아 2학기에는 학사 운영이 보다 안정적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