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홍익대 등 곳곳에서 확진자 발생
서울 지역 대학들 짧으면 2주, 속속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
미국에서도 개강 후 캠퍼스 내 확진자 급증에 깜짝

한국대학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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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수도권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강화하면서 당초 2학기 온·오프라인 병행 수업을 예고했던 일부 대학들은 비대면 수업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정부는 16일 서울과 경기 지역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을 발표하면서 방역을 강화했다. 교육부도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수백명을 넘어서자 학교 등교 인원을 재학생의 1/3 수준으로 제한하는 데 이어 대학에비대면 수업을 권고했다.

대학 코로나19 확진자 줄줄이 발생···건물 폐쇄 = 코로나19 확진자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증하면서 지난 신천지 때와는 확실히 다른 양상이다. 서울 지역 대학가에서도 확진자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고려대는 15일 의과대 의공학교실에서 확진자 1명이 발생, 사흘관 해당 건물을 폐쇄한 데 이어 18일 경영대 교직원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경영대 본관을 폐쇄했다. 홍익대도 13일과 14일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이 나오면서 멀티미디어실을 폐쇄했다. 숙명여대에서도 14일 학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희대는 19일 서울캠퍼스 본관 교직원 1명이 확진을 받아 본관을 폐쇄했다.

당초 대부분 대학들은 2학기 수업을 온·오프라인 수업 병행을 계획했다. 이론 위주의 전공과 교양 과목은 온라인 원격수업으로 진행하되, 20~30명 이하의 소규모 수업이나 실험·실습·실기 위주의 수업은 오프라인 수업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1학기 내내 원격수업이 진행되면서 쌓인 학생들의 불만을 일부 해소하고, 실험·실습 등의 수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시 1학기로···연세대 등 주요 대학들 온라인 수업 전환= 그러나 계속되는 확진자 발생과 정부 방역 방침이 알려지면서 대학들은 다시 1학기로 유턴하는 셈이 됐다. 이미 일부 대학은 2학기 수업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고, 다른 대학들도 심각한 상황을 인지하고 온라인 수업으로의 전환을 논의하고 있다.

가장 선제적으로 나선 곳은 연세대다. 연세대 측은 19일 학생 공지를 통해 2학기 중간고사까지 모든 수업을 전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고, 중간고사도 비대면 평가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2학기 모든 과목에도 절대평가를 허용한다. 중간고사 이후 수업계획은 코로나19의 상황에 따라 차후 다시 공지될 예정이다.

서강대도 2학기 수업을 9월 29일까지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한다. 서강대는 2학기 수업은 온·오프라인 병행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의 수도권 확산에 따라 방침을 바꿨다.

중앙대와 한국외대, 한양대 등은 개강 후 2주간 2학기 수업을 비대면으로 실시한다. 중앙대는 19일 학사운영 원칙을 상향해 제한적 대면수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2학기 개강 이후 9월 14일까지 2주간 이론수업을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운영한다. 대학원 역시 동일하다. 다만 실험·실습·실기 과목은 제한적 대면 수업을 허용할 방침이다.

한국외대도 9월 13일까지 2주간 비대면 수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학교 측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이후 수업 계획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다. 한양대 역시 2학기 수업 전체를 2주간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한다.

고려대는 아직까지 7월 발표한 2학기 학사운영의 기본방향을 따른다는 입장이다. 고려대의 2학기 학사 방침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는 실시간 온·오프라인 병행수업을 기본으로 한다. 일부 대면수업 참석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실 수업을 진행하고, 이를 실시간 중계해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상관없이 추석 연휴 직후 1주간은 전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다.

가톨릭대는 7월 발표한 ‘2020-2학기 수업운영 매뉴얼’에 따라 2학기 수업 운영 방법을 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실험‧실습수업은 오프라인으로, 이론수업은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진행하며 성심교정 최대 등교 인원은 10명 이하로 제한된다.

그밖에도 경희대와 서울대, 성균관대 등은 온라인 수업 전환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일부 경기 지역 대학들도 온라인 수업 전환 여부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 대학 관계자는 “2학기 때는 조금 안정이 되나 싶었는데 학교로서도 고민이 크다”며 “지금 모든 대학들이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토로했다.

미국 대학에서도 개강 2주만에 확진자 속출 비상= 미국도 8월 중순 가을학기 개강을 앞두고 캠퍼스 운영 방식에 대한 논의가 치열하게 진행됐다. 일부 대학에서는 전면 비대면 수업을 운영하기로 했고, 대다수의 대학은 온·오프 강의를 병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많은 학생들이 가을 학기 준비를 위해 캠퍼스로 돌아왔다.

그러나 미국 대학에서도 개강 후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대학들이 전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CNN,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 대학 개강 후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났다.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는 수업 시작 첫 주 17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대면수업을 중단했다.

인디애나주의 노터데임대에서는 개강 2주만에 학생 140여 명이 코로나에 감염됐다. 이들은 학내에서 벌어진 파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도 오클라호마주립대, 오클라호마대, 웨스턴 켄터키대 등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CNN은 개강 이후 확진자 확산에 대해 “젊은 학생들이 전국의 학교와 대학 캠퍼스로 돌아오면서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재속출하며 원격수업의 불씨가 다시 지펴지자 대학가에서는 배려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중백 경희대 교육혁신사업단장은 "내년에 대학기본역량진단이 있다. 때문에 평가 유예 등 행정력을 낭비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재정지원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이런 행정적 요구사항을 줄여주는 것만 해도 대학들에는 도움이 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남기 한국교육행정학회장은 "학생, 교수, 대학이 각자 상황에 맞는 방식을 최대한 찾은 후 이에 맞춰 지원이 이뤄져야 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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