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전문대학이 스스로 수립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바탕으로 대학의 자율성을 높이고, 혁신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 재정지원사업이 지난해 시작됐다. 교육부 주관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이다.

사업 시행 1년이 지나면서, 한국연구재단은 국고 지원금 관리와 사업 중간결과 보고를 위해 사업교를 대상으로 연차평가를 실시했다. 모두 97개교 112개 사업단이 평가대상이고, 1차년도 실적과 올해 2차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대학이 제출한 연차평가 보고서를 바탕으로 했다.

정성과 정량 평가로 지표가 나뉘었고, 서면으로 평가가 진행됐다. 또 사업 취지에 부합하는 우수사례를 타 대학에 공유하는 노력을 보인 대학, 고교-산업체, 지역사회 등에 연계협력한 대학의 경우에는 가산점을 부여했다.

■자율협약형(1유형) “특성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많은 노력” =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자율협약형(1유형)을 수행하고 있는 대학은 모두 87개교다. 교육부 대학 기본역량진단 결과 최우수 등급인 ‘자율개선대학’을 획득한 대학들이 1유형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대학이 24개교로 사업 참여교가 가장 많고, △충청‧강원권 18개교 △호남‧제주권 16개교 △대구‧경북권 16개교 △부산‧울산‧경남권 13개교 등이 1유형 사업교다.

1유형 연차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100점 만점에서 최고점은 94.8점이고, 최저점은 64.1점이다. 평균은 80.9점인 것으로 집계됐다. 정량평가에서는 대체로 비슷한 점수대를 기록한 반면 정성평가에서 편차가 극명하게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87개교 1유형 참여교 중 정성평가(70점) 최고점을 받은 A대학은 67.1점을 획득했지만, 최저점을 받은 B대학은 37.9점을 받았다. A대학과 B대학의 정성평가 점수차는 무려 29.2점에 달한다. 정량평가 만점이 30점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이미 정성평가에서 등급이 나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1유형 연차평가에서 정성평가 평균은 53.4점으로 집계됐다.

정성평가에서 이와 같이 대학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과 관련, ‘사업 추진 실적’ 지표값이 크게 좌우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 추진 실적’ 지표는 단일 지표 가운데서 가장 큰 배점인 15점이 배정됐고, 특히 이 지표에서 대학 간 편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사업 추진 실적(15점)’ 지표에서 만점을 기록한 대학은 없고, 14점대를 기록한 대학이 한 곳(1.15%)으로 C대학은 14.029점을 획득하며 이 지표에서 최고점을 기록했다. 13점대를 기록한 대학은 18개교(20.7%)로 가장 높은 분포도를 나타냈다. 이어 △12점대 17개교(19.5%) △11점대 13개교(14.9%) △10점대 17개교(19.5%) △9점대 15개교(17.2%) △8점대 4개교(4.6%) △7점대 2개교(2.3%) 등이 뒤를 이었다. 최저점을 기록한 D대학은 7.6점을 받았다.

1유형 연차평가 정량지표(30점)에서는 최고점이 29.6점, 최저점이 24.6점으로 나타났고, 평균은 27.5점을 기록했다. 10점이 배정된 자율성과지표 달성도에서는 87개교 가운데 83개교가 100%를 달성하며 만점을 받았다. 자율성과지표 우수성(5점)에서는 최고점인 4.5점을 받은 대학을 포함해 4점대가 18개교(20.7%)였고, 3점대는 43개교(49.4%)로 가장 많은 분포도를 보였다. 2점대는 26개교로 29.9%를 기록했다.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취지에 부합해 우수사례를 널리 공유하고, 확산한 노력을 보인 대학에는 가점을 부여했는데 1유형 연차평가 결과 87개교 전체가 모두 가산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교-산업체 등 지역사회에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는 87개교 가운데 88.5%인 77개교가 가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애란 한국연구재단 전문대학지원팀장은 지난달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발전협의회 하계워크숍에서 “연차평가 결과 사업실적과 성과 면에서 대학 간 차이가 뚜렷한 측면을 보이고 있다”며 “컨설팅과 연차평가 이후 대학별로 제시된 의견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애란 팀장은 이어 “자율성과지표-핵심전략-프로그램-세부프로그램이 핵심성과지표를 제고할 수 있도록 위계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연계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흐름도, 예컨대 TOC 등을 작성해 관리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대학의 강점과 약점을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분석, 파악해 재정투자 우선순위를 도출하고 사업비 집행지침을 고려해 교비와 국고 투입예산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대학별로 운영체계에서 차이가 있으므로 다양한 우수사례들을 전체 사업단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역량강화형(2유형) “대학 간 격차 크지 않았지만…자율성과지표 우수성 저조” = 역량강화형(2유형) 사업 참여교는 모두 10개교다. 권역별로 고르게 분포해 있는데, 수도권 3개교를 비롯해 부울경권과 충청강원권, 호남제주권이 각각 2개교씩, 대경권 1개교가 2유형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1차년도 연차평가 결과 100점 만점에 최고점은 89.5점이고 최저점은 78.9점이다. 10개교 평균은 84.3점이다.

대학 간 격차는 1유형과 비교했을 때 크지 않고, 모든 대학이 대부분 비슷한 점수를 기록했다. 정성평가(70점)에서는 최고점이 61.9점, 최저점은 50.8점으로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는 11.1점으로 나타났다. 정량평가(30점) 결과 최고점은 29.4점, 최저점은 25.6점으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평가별 평균은 정성이 56.7점, 정량이 27.6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표별로 살펴보면 ‘사업 추진 실적(15점)’이 다른 지표와 비교했을 때 대학 간 편차가 가장 컸다. 최고점 12.7점을 받은 E대학을 포함해 12점대는 단 두 곳(20%)이었으며 △11점대 4개교(40%) △10점대 2개교(20%) △9점대 2개교(20%) 등으로 분포했다.

‘자율성과지표 우수성(5점)’에서는 평가가 전체적으로 저조한 특징을 보였다. 최고점이 4.0점을 간신히 넘겼으며, 4점대를 기록한 대학 역시 2개교(20%)에 불과했다. 반면 2점대를 기록한 대학은 2유형 사업교의 절반인 5개교(50%)에 달했다. 3점대를 기록한 대학은 3개교(30%)다.

이와 같은 결과는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최초 선정평가 당시 결과와도 비교된다. 선정평가 당시 상위그룹에 속한 대학들의 평균 점수는 91.1점이었지만, 연차평가 결과 상위그룹 3개교의 평균은 88.2점으로 2.9점 하락했다. 중위그룹 역시 선정평가 당시 86.6점이었던 평균 점수가, 연차평가에선 5개교 평균 83.9점으로 떨어졌다. 하위그룹은 선정평가 평균 78.8점에서 연차평가 79.6점으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윤애란 팀장은 “산학협력 고도화 모델을 제시한 부분은 우수했지만 수혜 학생 수가 적거나, 효과성 대비 예산 투입이 큰 프로그램의 추진, 재학생 참여가 제한된 경우가 있었다. 이는 개선돼야 할 것”이라며 “2차년도 사업계획 가운데 예산 증감 폭이 상대적으로 큰 일부 항목의 경우 재정투자계획에서 중점과제 선택의 근거 제시가 부족한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후진학선도형(3유형) “목표 실적 초과달성 대학 있는 반면…예산집행률 저조 대학도 있어” = 후진학선도형(3유형)을 수행하는 전국 25개교 전문대학 가운데 1차년도 연차평가를 받은 대학은 신규선정교 10개교를 제외한 총 15개교다. 1유형 사업을 수행하는 대학 가운데 선정평가를 거쳐 권역별로 3개교씩(컨소시엄 포함) 후진학선도 전문대학으로 선정된 바 있다.

1차년도 연차평가 결과 정성평가에서 대학 간 편차가 두드러졌다. 정성평가(85점) 결과를 살펴보면 최고점을 받은 F대학은 82.2점이고, 최저점을 받은 G대학은 62.6점으로 두 대학 간 점수차는 19.6점으로 큰 격차를 보였다.

반면 정량평가에서는 모든 대학들이 비슷한 점수대를 기록했다. 15점 만점을 받은 대학이 나와 최고점을 기록했고, 최저점 역시 14.8점으로 사실상 모든 대학들이 고르게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정성평가에서 점수차가 컸던 만큼 총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대학과 가장 적은 점수를 획득한 대학 간 차이는 더 벌어졌다. 최고점은 97.2점이었으며, 최저점은 77.6점으로 집계됐다. 3유형 연차평가 대상 대학 15개교 평균 점수는 88.3점을 기록했다.

지표별 결과를 살펴보면 ‘핵심성과지표(25점)’ 가운데 ‘후학습 활성화 기반 구축 실적 및 계획(10점)’에서 9점대는 최고점 9.5점 대학을 포함해 총 6개교(4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8점대 4개교(26.6%) △7점대 4개교(26.6%) △6점대 1개교(6.6%) 등으로 분포했다.

‘자율성과지표 우수성(10점)’에서 대학 간 편차가 가장 심했다. 9점대는 3개교(20%)에 불과했고 △8점대 7개교(46.6%) △7점대 3개교(20%) △6점대 2개교(13.3%) 등으로 조사됐다.

가산점 유무에서는 15개교 모두 가점을 받았다. 우수사례 공유‧확산 노력과 지역사회 및 국가 기여 실적 면에서 모든 대학들이 가산점을 획득했다.

선정평가 당시 결과와 비교해보면 3유형 사업 수행교의 전반적인 수준이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선정 당시 상위그룹 대학들의 평균 점수는 88.7점이었는데 연차평가에서 상위 5개교의 평균 점수는 95.4점으로 6.7점으로 크게 올랐다. 중위그룹 역시 선정 당시 85.3점이었던 평균 점수가 연차평가에서 87.3점으로 높아졌다. 반면 하위그룹 평균은 선정평가 때보다 하락했다. 80점이었던 평균에서 연차평가 결과 78.8점으로 다소 줄었다.

윤애란 팀장은 “전반적으로 1차년도 성과는 우수하다고 보여지나 일부 대학에서 예산집행률이 저조하고, 자율성과지표의 적절성에 있어서 문제가 지적됐다”며 “컨소시엄 참여 대학의 역할이 다소 미흡한 부분도 있어 앞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윤 팀장은 이어 “평생직업교육과정 운영수익의 내역과 재투자 계획, 집행을 관리하는 지침과 절차를 연차평가 보고서에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은 대학들도 보여, 이는 개선이 필요하다”며 “다만 1차년도 목표를 초과달성한 대학들도 일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실적값을 고려해 목표값의 수정을 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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