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알리미, 2020년 전임교원 확보율 및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 공개
대학별 전임교원 확보율 '각양각색', 100% 충족은 아직도 턱없이 부족
대학 평가지표에서 68% 이상이어야 절대평가 넘길 수 있어, 낮은 수치임에도 충족 못하는 학교 다수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 확장이 향후 전임교원 관련 변수로 지목된다. 온라인 수업이 아무리 활성화되더라도 교수가 학생을 지도하고 학생 개별마다 피드백해주는 과정까지 간소화될 수는 없다. 사진은 이용우 삼육대 물리치료학과 교수가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활용,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사진=한국대학신문 DB]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 확장이 향후 전임교원 관련 변수로 지목된다. 온라인 수업이 아무리 활성화되더라도 교수가 학생을 지도하고 학생 개별마다 피드백해주는 과정까지 간소화될 수는 없다. 사진은 이용우 삼육대 물리치료학과 교수가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활용,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사진=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허정윤 기자] 대학의 교육여건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항목이 바로 ‘전임교원’이다. 대학에 안정적인 자리를 두고 학생을 지도하며,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교원이 일정 수 이상 있다는 것은 대학의 경쟁력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대학들의 전임교원 확보는 여전히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학생 정원에 따라 대학이 확보해야 하는 전임교원 확보율이 100%를 넘긴 곳은 31개 대학에서 그쳤다. 나머지 190개 대학에서는 비전임 교원이 전임교원의 역할을 하고 있거나, 전임교원이 많은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 대학별 전임교원 확보율, 34%~408% 사이 넓게 분포 여전히 ‘가지각색’= 현재 대학알리미에는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 및 전임교원 확보율 △학생현황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 △교원 법정정원 등이 공개돼 있다. 본지가 관련 항목들을 분석한 결과, 대학별 전임교원 확보 현황이 넓게 분포돼 있었다.

전임교원 확보율은 실제 전임교원 수를 학생정원에 따라 확보해야 하는 전임교원 수로 나눈 뒤 100을 곱한 수치다. 법으로 정해진 전임교원을 대학이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를 통해서는 전임교원이 강의 등에 얼마나 많은 부담을 짊어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전임교원 확보율이 대학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절대적 지표인 것은 아니다. 대형 강의라고 해서 교수의 강의력이 무조건 떨어진다고 볼 수 없고, 전임교원이 아니라 해서 수업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 해석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정부 재정지원제한대학 지정 방안’의 주요 지표로 전임교원 확보율이 꼽히는 만큼 그 비율은 유의미하다.

현재 전임교원 확보율과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는 2개 기준으로 공시된다. 학생 수를 따질 때 학생정원과 재학생을 각각 기준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정원은 대학에 부여된 전체 정원을 의미하며, 재학생은 실제 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을 뜻한다.

대학들이 전임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는지 살펴볼 때는 학생정원을 기준으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 재학생의 경우 정원 외 선발과 편입, 중도탈락 등으로 변동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매년 수가 달라지는 재학생 기준에 맞춰 전임교원을 확보하는 것은 어느 대학이든 쉽지 않다.

대학알리미에 고지된 236개 대학 중 각종학교·방송통신대학·산업대학·기술대학을 제외한 221개 대학의 학생정원을 기준으로 산출한 데이터에서 가장 높은 전임교원 확보율을 보인 학교는 가톨릭대(2캠)다. 전임교원 확보율이 408.6%로 나머지 대학들과 비교했을 때 독보적으로 높다. 가톨릭대(2캠)는 전임교원 확보율이 400%가 넘는 유일한 학교이기도 했다. 

을지대 368.49%, 인천가톨릭대 316.68%가 뒤를 이었다. 세 학교 모두 의대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가톨릭대(2캠)에는 의예과·의학과·간호학과 등으로 구성된 의학계열 학과만 속해 있다.

특히 이번 공시에서 이목을 끈 대학은 인제대다. 전년도와 비교해 102.76%p나 수치가 올랐기 때문이다. 전국 대학 가운데 일곱 번째로 전임교원 확보율이 높은 인제대는 그간 캠퍼스별 수치를 분리 공시하다 올해부터 통합 공시로 체제를 바꿨다. 

인제대 교무처 관계자는 “인제대는 2019년 공시까지는 김해캠퍼스와 부산캠퍼스를 따로 공시해 왔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두 캠퍼스를 통합해 수치를 산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인제대 김해캠은 의학계열 전임교원을 배정받은 곳으로 지난해 993.7%의 높은 전임교원 확보율을 기록한 바 있다.

이처럼 전임교원 확보율이 높은 대학 중 대다수는 의학계열 관련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의과계열의 높은 전임교원 확보율은 임상교수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의대에는 임상교수가 많다. 물론 기초의학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도 있지만, 수업시수가 적은 임상교수의 수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이를 분리해서 반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임상교수로 인해 부풀려진 수치가 해당 대학들에 이득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 공시에서는 의대의 유무에 따라 수치가 주는 차이가 커 보일 수 있지만, 대학 재정 평가에 반영할 때는 의학계열을 뺀 교원확보율을 반영하기에 큰 차이가 없다.

이외 대학들의 전임교원 확보율을 수준별로 분석한 결과 비율이 100%대에 있는 대학은 28개교, 90%대 대학은 23개교, 80%대 대학은 47개교, 70% 대학은 86개교인 것으로 확인됐다. 100% 충족이 쉽지 않다지만, 해당 수치에 근접하지 못하는 대학이 많다는 점은 다소 우려를 부르는 부분이다. 홍익대·숙명여대·서강대 등 서울권 주요대학 중 상당수도 전임교원 확보율 80%를 채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임교원 확보를 위한 대학들의 자구 노력도 부족해 보인다. 지난해에 비해 전임교원 확보율이 10%p 이상 상승한 곳은 9개 대학밖에 되지 않았다. 

100%를 충족하지는 못해도 근접해야 교육여건이 나아진다고 볼 수 있는데, 작년에 비해 상승 변동 폭이 10% 이상에 해당하는 학교는 9개 대학밖에 되지 않았다.

■ 재정지원 받으려면 전임교원 확보율 68% 이상 필요 = 학생 교육, 연구 등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점을 뛰어넘어 적절한 규모의 전임교원 확보가 갖는 의미는 크다. 8월 31일 교육부는 ‘2021년 정부 재정지원제한대학 지정 방안’ 발표에서 “2021년 대학기본역량 진단을 하기 전에 ‘재정지원제한대학’을 우선 지정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는 그간 3년 주기로 대학 평가(대학기본역량진단)를 진행했다. 2018년까지는 각 대학의 평가 결과를 토대로 정부 재정지원 여부를 가렸다. 일종의 ‘상대평가’가 시행됐던 것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일정 기준을 제시하고, 해당 기준에 미치지 못한 대학을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지정하는 ‘절대평가’ 방식이 도입된다. 

절대평가 항목은 총 여섯 가지다. 일반대 기준 △교육비 환원율 △전임교원 확보율 △신입생 충원율 △재학생 충원율 △졸업생 취업률 △법정부담금 부담률 또는 법인 전입금 비율 수치를 평가한다. 이 중 3개 지표에서 교육부가 제시한 비율을 충족하지 못하는 대학은 재정지원제한Ⅰ유형으로 분류되며, 4개 이상 미충족한 대학은 재정지원제한 Ⅱ유형에 포함된다. 

재정지원제한대학이 되는 경우 대학이 입는 타격은 크다. 재정지원제한Ⅰ유형 대학은 신·편입생 일반학자금 대출이 50% 제한되며, Ⅱ유형은 학자금 대출에 신·편입생 국가장학금까지 전면 제한돼 대학 재정에 심각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처럼 대학들의 명운을 가를 절대평가에서 교원과 관련된 항목은 ‘전임교원 확보율’뿐이다.

전임교원 확보율 관련 제시된 기준 수치는 68%다. 이번 공시에 따르면 68% 이하에 해당하는 대학은 총 27개교였으며, 평균값은 58.2%였다. 용인대·성신여대·수원대의 경우 종합대학이지만 용인대는 66.98%, 성신여대는 66.67%, 수원대는 65.1%로 기준선인 68%에 미치지 못했다.

물론 대학들은 할 말이 많다. 꾸준한 학령인구 감소로 교원 수를 줄여야 한다는 청사진을 그리는 대학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당장 학생들을 만나서 지도해줄 수 있는 전임교원이 부족하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교육의 질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 확장도 향후 전임교원 관련 변수로 지목된다. 언택트 시대를 맞아 온라인 수업이 활성화되면서 교원을 다소 줄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이 아무리 활성화되더라도 교수가 학생을 지도하고 학생 개별마다 피드백해주는 과정까지 간소화될 수는 없다.

이번에 발표된 공시자료는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 활성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기도 하다. 다양한 교육여건 지표가 있다고 해도 인재양성을 담당하는 대학의 주체는 교수와 학생이라는 점을 볼 때 전임교원 확보율은 교육여건을 따지는 중요한 수치로서 위상을 계속 고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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