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멈추지 않는 고려대의 사회 공헌 활동 
멘토링 등 비대면 봉사 활동 진행으로 교육 불균형 해소 앞장

(=고대신문)
'마이크책' 활동을 하고 있는 멘토와 멘티들(=고대신문)

[한국대학신문 허정윤 기자] 원하든 원치 않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전체가 비대면을 지향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대학도 여기에 맞춰 온라인 교육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주로 오프라인 활동을 기반으로 진행된 사회공헌은 전면 중단되거나, 계획했던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고려대학교(총장 정진택)의 사회공헌 활동은 멈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해 심화되는 교육 격차 해소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UN도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 :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서 교육 불균형 해소를 중요한 목표의 하나로 꼽은 바 있다.

고려대는 1:1 멘토링 프로그램 ‘미래나눔학교’, 원격화상교육 ‘마이크책’, 청소년 학습동기부여 멘토링 ‘환상의 짝궁’ 등 다양한 비대면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취약 계층 학생들의 학업과 정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고3 등교 후 첫 모의고사에서 상·하위권 격차가 201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지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취약계층의 교육 불균형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 취약계층 고등학생 대상 3년간 1:1 멘토링, ‘미래나눔학교’= 올해로 4년째인 ‘미래나눔학교’는 고려대 학생과 취약계층 고등학교 1학년 학생 50여 명을 1:1로 매칭해 대입 전 3년 동안 학업 멘토링과 진로 지도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2017년도에 40명으로 시작해 올해 서울시립대, 한국항공대, 공주사대, 서울여대 등의 대학에 1호 입학생을 배출했다.

교과 과목에 대한 학습 지원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고민이나 생활태도 등 참여 고등학생들의 인생 전반에 대한 멘토가 돼 미래에 대한 동기를 유발한다. 참여 학생들은 “멘토들의 존재가 무척 든든했다. 학업뿐만 아니라 삶의 태도 같은 긍정적인 측면들을 제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기울이며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성북구, 강북구, 노원구 등 지역의 취약계층 고등학생 전 학년을 대상으로 비대면 방식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서울 26개구 전체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며 육군본부와 협력해 접경 지역 군인 가정 자녀에게도 프로그램을 확대할 예정이다. 

■ 원격화상교육봉사 프로그램 ‘마이크책’= 고려대 사회봉사단은 또한 농촌·도서·산간 등 교육 여건이 열악한 지역의 초·중학교 학생들에게 다양한 분야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이크책’이라는 화상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독서 토론은 실시간 화상으로, 코딩 교육은 녹화영상을 제공한다. 독서 토론의 주제는 초·중학교 학생들과 고려대 사회봉사단이 함께 논의해 정한다. 코딩 교육의 경우 참가 학교들의 요청으로 올해부터 신설했으며, 반응이 좋아 2학기 때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올해 원래 13개의 학교가 참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개학 연기 등으로 이번에는 전라북도 순창군 복흥중학교, 제주도 서귀포시 시흥초등학교, 전라북도 고창군 요엘원 등 5개 학교가 참여했다.

1학기 ‘마이크책’에 참여한 강단비(가정교육과 18) 학생은 “처음에는 온라인 활동으로 공감이나 상호 소통이 어렵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디지털 기기가 익숙해서 그런지 오히려 시간과 공간에 제약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봉사 활동의 내용이 더 알찼다”라며 “SNS 등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멘토와 멘티가 연결된다는 점에서 심리적으로도 봉사에 참여한 대학생들에게도 큰 위로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환상의 짝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멘티 (=고려대)
'환상의 짝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멘티 (=고려대)

■ 저소득층 청소년 대상 교육 정서 멘토링, ‘환상의 짝궁’= ‘환상의 짝꿍’은 멘토링을 통해 저소득 가정의 청소년들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한다. 매주 교과목 학습지도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꿈나잇 라디오’를 제작해 교과 학습 지원과 비교과에 대한 정서적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꿈나잇 라디오’는 라디오 형식으로 영화, 도서 등을 추천하고 여러 건전한 취미 활동을 소개하기도 한다. 또한 시사·교양 주제도 다뤄 취약계층 아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꿈을 꿀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는 사회공헌 전시회 ‘당신을 만나다’를 열어 참여 취약계층 멘티들이 코로나19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그림으로 나타내고 이를 고려대 대학생 멘토들이 재해석해 만든 작품을 함께 전시했다. 그림뿐만 아니라 그림이 들어간 소품들도 제작해 판매하고, 전시 수익은 멘티들이 소속해 있는 기관에 다시 기부된다. 취약계층 아이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하면서 오히려 코로나19를 건강하게 극복하는 모습을 가지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전시회가 기획됐다.

어도선 사회봉사단장
어도선 사회봉사단장

■ 학력격차는 심각한 문제, '뉴노멀'에 맞는 사회공헌 절실= 어도선 사회봉사단장(영어교육학과 교수)은 “코로나19로 인해 소득 혹은 환경에 따른 교육 격차가 더욱 심화되지 않도록 고려대가 앞장설 것이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어 단장은 “온라인이라는 ‘낯섦’을 극복하는 게 관건이었지만, 온라인만의 ‘소통방법’에 적응하니 오프라인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교감을 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어 단장은 멘토와 멘티 모두가 ‘뉴노멀’ 시대를 이끌어나갈 ‘디지털 세대’였음을 간과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실수'를 했다고 분석했다. 결코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대안’이 아니어야 하며 ‘새로운 방식’이 돼야 한다고 정의했다. 가령 오프라인에서는 수줍어서 말수가 적은 학생이 온라인 채팅창에서는 궁금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물어본다는 말이다. 어 단장은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언택트 사회공헌과 오프라인 활동을 융합해 새로운 단계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시대에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공헌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물었다. 어 단장은 "취약계층의 학력격차가 커질수록 국가 생산성 저하는 물론, 아이들이 반사회적 성향을 가지고 사회에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로 인해 사회적 비용도 더 많이 들어 모두에게 피해"라고 답했다.

실제로 미국 맥캔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해 8개월 정도의 교육적 손실이 일어날 시, 미국 전체 GDP의 7~14%가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더불어 어 단장은 “교육이 사회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되지 못하면 사회의 다양성이 약해지고, 이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창출하는 새로운 가치와 발전 가능성을 잃는 것이기에 모두에게 해롭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어 단장은 끝으로 “사회공헌은 지식으로 하는 영역이 아니라 마음을 공유하는 영역”이라며 “봉사 현장에 진정성이 전달될 때,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몸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그는 “고려대 학생들도 사회공헌을 통해 ‘살아있는 실험실(Living Lab)’을 경험하고 삶의 가치와 전인적 성장을 꾀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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