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조형예술가 김계환 작가가 10월 7일부터 13일까지 인사동 신상 갤러리에서 ‘무서운, 아이’ 전시회를 개최한다.

평택 시골집에서 태어난 김 작가에게 집이란 방, 마루, 마당, 골목, 장터, 논밭이 모두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장소였다. 담장이 낮았던 덕분에 공간은 다른 공간에 활짝 열려있고 이웃 간에도 정을 나누는 곳이었다.

어느 날 김 작가가 살던 마을의 미군 부대가 확장되면서 마을 주민들이 모두 쫓겨나야 했고 그로 인해 김 작가는 본인 인생의 일부인 어린 시절을 삭제해야만 하는 충격을 받게 됐다. 결국 김 작가는 마을이 사라지면서 도시로 이주했고 다시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났다.

김계환 작가는 일상에서 떠오르는 생각과 장면들이 점점 잊혀지고 또 그리워지는 감정들을 집중하며 이를 작품에 담아냈다. 찰나의 기억들이 아련하면서도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을 담아내는 것이다.

‘무서운, 아이’도 작가가 어린 시절 살았던 따뜻한 마을의 기억이 외부에 의해 삭제 당하면서 따뜻한 공간에 대한 감정이 공포로 연결되는 감정을 담은 전시회다.

김 작가가 느낀 공포의 감정은 특정한 장소, 특히 1980년대 이전의 농촌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기억할 수 있는 지금은 사라진 시골식 변소와 관련이 있다. 본채와 분리된 채 멀리 떨어져 있고 텅 빈 공간에 홀로 만들어진 공간으로, 귀뚜라미와 바람소리를 헤치며 어둠을 더듬어 찾아야 하는 막히고 차단된 곳에서의 체험이다.

작가는 냄새와 뚫린 바닥, 벌레들이 있는 그 장소에서의 긴장감과 마을이 삭제된 기억을 교차하며 불안한 감정을 캔버스에 표현했다.

김진선 큐레이터는 “텅 빈 캔버스와의 대립은 김계환 작가에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나 화가로서 관객들의 평가에 대한 앞선 걱정이 아닐 것”이라며 “홀로 자아를 마주해야만 했던 최초의 사건으로, 그가 현재 반복해서 경험해야만 하는 그 두려움의 최초의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계환 작가
김계환 작가

한편 김계환 작가는 서울과학기술대 조형예술학과를 졸업한 후 상명대 미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리모즈 국립고등미술학교 미술학과, 파리8대학 조형예술학과 등에서 공부하고 현재 파리에서 그룹전, 개인전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1994년 한국현대미술대전, 1998년 한독미술대전, 2002년 대한민국환경미술대전 등의 그룹전, 기획전에 참여했으며 파리에서 2013년 5월과 2019년 6월 2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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