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N수생 13만 3069명(27%)…선택형 수능 도입 2005학년 이래 최고 비율
검정고시 포함 시 29.7% ‘30% 육박’…실제 수능 30% 초과 가능
고3 ‘수시에서 승부 봐야’…‘과감한 상향지원 필요’
50만명 밑돈 수능 접수인원, ‘내신·수능 합격선 하향’ 예상

(사진=한국대학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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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올해도 ‘N수생’은 대입에서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고3들이 학력 저하를 겪는 탓에 N수생이 대입에서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정확히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수능 원서접수 결과를 분석한 결과 N수생을 뜻하는 졸업생 비율이 역대 최고 비율인 2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와 같은 선택형 수능이 도입한 2005학년 이후를 기준으로 했을 때 결과다. 검정고시 등의 수험생을 N수생에 포함할 시 비율은 29.7%까지 치솟는 상황. 실제 수능에서는 30% 이상이 N수생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수시모집에서의 내신 합격선과 정시모집에서의 수능 합격선 등 전반적인 합격선은 내려앉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으로 수능 접수인원이 50만명을 밑도는 49만 3433명에 그친 탓이다. 대학 모집정원은 큰 변동이 없으며, 오히려 첨단학과 신설을 계기로 정원이 늘어난 대학들도 존재하는 상황에서 수험생 수만 줄어들었기에 합격선 하락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선호도가 떨어지는 대학들은 당장 수시모집에서부터 신입생 모집에 난항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21학년 수능 원서접수, N수생 역대 최고 비율 27% 기록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2월 3일 실시 예정인 ‘2021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접수 결과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대 최고’를 기록한 N수생 비율이다. 고3 재학생과 검정고시 등을 제외한 ‘졸업생’ 수능 원서 접수인원은 모두 13만 3069명이다. 이는 전체 접수인원 49만 3433명 대비 27%에 해당하는 규모다. 

27%의 N수생 비율은 그간의 수능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수치다. 현재와 같은 선택형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 수능부터 올해까지 17년간 N수생 비율이 27%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6학년 26.8%였던 N수생 비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져 2010학년 19.3%로 최저치를 기록했고, 이후로는 20% 안팎의 수치를 꾸준히 기록했다. 

N수생 비율이 늘어난 이유로는 먼저 ‘학령인구 감소’가 손꼽힌다. 고3 수가 지난해와 올해 연속해 줄어드는 ‘학령인구 절벽’ 시대를 맞았기에 N수생 비율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매년 6~7만여 명의 고3이 줄어드는 배경 속에서 동일 비율의 고3이 N수를 택한다면, 자연스레 N수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년 대비 늘어나게 된다. 

한 고교 진학부장은 “학령인구가 감소해도 N수를 택하는 비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고3이 줄어들면 N수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자연스레 늘어난다. 지난해 N수생 비율이 22.8%에서 25.9%로 크게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N수생은 단순 숫자만 놓고 보면, 오히려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14만 2271명의 N수생이 수능에 도전장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N수생은 지난해 대비 9202명 줄었다. 고3 재학생이 39만 4024명에서 34만 6673명으로 4만 7351명이나 줄어들었기에 N수생 비중이 커지게 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N수생 비율이 높다는 것은 결코 좌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N수생들은 대부분 수시모집보다 정시모집에서 승부를 내는 경우가 많아 수능에서의 경쟁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N수생 비율이 22.8%에서 25.9%로 전년 대비 높아지자 고3 재학생들은 ‘체감 난도’가 유독 높다는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특히, 실질적 ‘N수생’ 역할을 하는 검정고시 등의 인원을 N수생에 포함하면, 그 비중은 29.7%까지 높아진다. 지난해 N수생의 수능 응시율이 재학생보다 약간 높았던 추세가 이어진다면, 실제 수능에서는 30%가 넘는 인원이 N수생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종로하늘) 대표는 “고3들은 수시에 올인하는 경향이 크다. 수능 결시자까지 감안하면, 실제 수능 응시생 비율에서는 N수생이 30%까지 육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결국 늘어난 N수생 비율을 볼 때 올해 대입에서도 N수생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기본적으로 일부 과목을 제외하면, 상대평가 체제를 고수하는 수능은 N수생들이 늘어날수록 고3들이 상대적 불이익을 겪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임 대표는 “코로나 상황이 변수이긴 하지만, N수생들은 수능에 철저하게 집중하는 경향을 띤다. 올해 입시에서도 N수생이 수능에서 상당한 파워 그룹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그 어느 때보다 N수생 강세가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전체 수능 지원자 감소, 사상 처음 50만명 밑돌아…‘합격선 하락 전망’ = 이번 수능 원서접수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또 있다. 사상 처음으로 수능 접수인원이 40만명대로 진입했다는 점이다. 올해 전체 수능 접수인원은 49만 3433명. 수능 접수인원이 50만명대 밑으로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수능에 응시하는 인원은 이보다 더 적어질 수밖에 없다. 수능 당일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는 ‘결시인원’들이 매년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접수인원 대비 88.3%만 시험에 응시한 바 있다. 

수능 원서접수를 마치고도 시험에는 응시하지 않는 결시 사례는 최근 들어 늘어나는 양상이다. 2017학년, 2018학년 등만 하더라도 응시율은 90% 안팎을 기록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중이다. 올해 응시율이 더 낮아지지 않고 지난해 수준을 기록하더라도 실 수능 응시인원은 43만 6000여 명 수준에 그치게 될 전망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2년 새 수능 접수인원이 10만 1491명이 줄어든 것은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며 “그간의 비율을 볼 때 실제 수능 응시자는 43만명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수능 접수인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수험생은 계속 줄어드는 양상이지만, 대학 입학정원에는 큰 변동이 없다. 오히려 최근 정부가 첨단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들에 첨단학과 신설을 허용하면서 이공계열·자연계열 등을 중심으로 입학정원이 늘어난 대학들도 존재한다. 

대학 모집인원은 줄지 않았음에도 수험생 수만 줄어들면, ‘합격선 하락’은 필연적으로 동반될 수밖에 없다. 수시모집에서의 학생부 성적(내신 성적), 정시모집에서의 수능 성적 등이 모두 지난해보다는 다소 낮아질 것이라는 게 입시기관들의 예측이다. 

합격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수시모집 원서접수에서는 ‘상향 지원’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년보다 다소 낮은 성적임에도 합격 가능한 상황이라면, 다소 목표치를 높여 지원하는 것이 효율적인 전략이 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학생 수 감소로 인해 ‘수시이월’이 늘어날 것이며, 이로 인해 정시모집 합격선 하락 경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예상이 더해진다. 임 대표는 “수시에서 학생 수가 감소하면 복수합격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시 추가 합격 인원이 많아질 수 있다는 얘기”라며 “수시 추합이 많이 발생하면 합격선이 낮아진다. 추합 기간 내에 충원을 못해 정시로 이월되는 수시이월도 늘어난다. 학생 수가 감소한 상황에서 수시이월이 늘면 정시모집에서도 복수 합격이 늘고 추합 발생이 많아져 합격선이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고 분석했다.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 충족자가 줄어들 것으로도 전망되지만, 이같은 현상이 대입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확실치 않다. 임 대표는 “학생 수 감소로 수능최저 충족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수능은 상대평가라는 점에서 합격에 어떤 인과관계를 가져올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수능최저 충족자가 줄어드는 현상이 대입에 가져올 영향은 확실치 않지만, ‘대학’에 가져다 줄 영향은 확실할 것으로 보인다. 모집인원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전년과 비슷한 수능최저를 둔 대학들은 수시모집에서부터 신입생 모집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상대적으로 수험생 선호도가 낮은 지방 소재 대학들은 수시모집은 물론이고 정시모집까지 거치더라도 정해진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하게 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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