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기 가톨릭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배상기 가톨릭대 교수
배상기 가톨릭대 교수

대학 진학을 위한 수시전형이 진행되고 있다. 이 일정은 가을을 지나 겨울까지 이어진다. 고등학교 진학을 위한 일정도 있다. 이런 과정은 각 학생의 미래를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과정이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좋은 조건을 만드는 고교나 대학에 진학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앞으로 선택하는 학교에 따라 자녀의 미래가 달라진다고 믿는 부모들은 조금이라도 좋다고 생각하는 대학에 보내고자 애를 쓴다. 고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 개인의 전체 미래가 단순히 어떤 학교를 나온 것으로 달라질 수 있는 시기는 저물고 있다. 현재 사회에서 생활하는 모든 사람은 학력이나 학벌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지 않고 있다. 한 개인의 인생은 학벌이나 학력 이상의 무엇에 영향을 받는다. 조직이나 사회도 그런 영향을 받고 있다. 

비근한 예로 우리나라 대통령 중에 모든 부모가 부러워하는 최고의 명문대를 나온 분의 비율을 보면 알 수 있다. 실제 두 분의 대통령은 학력이 고졸이었지만 상당히 학식이 풍부한 분들이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대통령의 꿈을 키워온 분도 있었지만, 정말 자신의 미래를 그리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다 보니 대통령까지 된 분들도 있다. 미래를 열심히 준비한 것이 기회를 만들었고, 잘 준비되었기에 그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었던 것이리라. 

그런 점에서 청소년들도 자신의 미래를 그릴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어느 대학에 진학하면 무엇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단순한 미래형 소망이 아니라 ‘어떤 미래를 만들고 싶은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구상할 수 있도록 말이다.

현재 개인의 삶은 우연이 쌓이고 겹친 결과물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우리 자신이 과거에 내린 의사결정이 축적돼 나타난 결과다. 마찬가지로 지금부터 우리가 내리는 의사결정과 행동의 결과는 미래에 나타날 것이다. 그러므로 의사결정을 할 때, ‘나는 어떤 미래를 만들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기준이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 청소년들과 대학생들은 그런 교육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기에 어려울 수도 있다. 과목도 없고 수업 시간에도 대부분 그런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 성인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는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예측에 의지하려고 한다. 청소년들도 그렇다. 하지만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 일본의 경영인이자 작가인 야마구치 슈는 그의 저서 《뉴 타입의 시대》에서 이렇게 말한다. “원래 예측이란 ‘예측 불가능한 일’을 막기 위한 것이다. (중략) 하지만 당연하게도 ‘예측 불가능한 일’은 예측할 수가 없다. 예측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예측 불가능한 일’이 아니지 않은가.”

예측은 예측일 뿐이다. 정확도가 많이 떨어진다.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의 예측이 정확히 맞은 경우도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청소년의 미래를 예측하기에 앞서 청소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구상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예측은 빗나가도, 자신이 구상하는 미래는 구체적으로 달성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패러다임대로 하는 단순히 성적만 좋도록 교과서만 공부하고 혼자서 문제만 풀도록 하는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 스스로 시대의 변화를 느끼면서 자신의 미래를 구상해 보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단순히 ‘장래에 무엇이 되고 싶니?’라는 질문을 넘어서 ‘장래 어떤 미래를 만들고 싶니?’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 정답을 찾고 점수를 얻기 위해 노력하도록 하는 수업에서 각자가 구상한 미래를 위해 노력하도록 하는 수업으로 바꿔야 한다.

시대의 변화라는 거대한 흐름에서 미래를 제대로 구상할 수 없으면 낙오자가 될 것이다. 미래를 구상하지 못하면 남들에게 휘둘리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최근에 거대한 부를 이룬 많은 사람은 자신의 미래를 구상하고 끝까지 노력한 사람들이었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미래 모습을 그리고 자신의 삶을 구상하도록 가르치자. 그것이 어느 대학 출신인가보다 더 행복한 결과를 가져올 확률이 높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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