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한국판 뉴딜·디지털 시대로 전환 가속화
한국판 뉴딜 키워드는 ‘디지털·그린·인간’에 방점
대학의 역할 중요해지는데 지원 부족·규제 여전 문제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장 8일 열린 ‘2020 일반대 프레지던트 서밋(이하 서밋) 3차 콘퍼런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서 ‘팬데믹과 위기, 한국판 뉴딜, 대학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사진=한명섭 기자)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장 8일 열린 ‘2020 일반대 프레지던트 서밋(이하 서밋) 3차 콘퍼런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서 ‘팬데믹과 위기, 한국판 뉴딜, 대학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장이 ‘팬데믹 시대’ 대학의 위기 속에서 대학이 직면한 역할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8일 열린 ‘2020 일반대 프레지던트 서밋(이하 서밋) 3차 콘퍼런스’에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유 원장은 ‘팬데믹과 위기, 한국판 뉴딜, 대학의 미래’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몰고 온 팬데믹은 결과적으로 한국판 뉴딜의 가속화를 가져왔다. 팬데믹은 국가의 대봉쇄와 경제적 위기는 물론 신자유주의 체제에 의문을 가져온 계기가 됐다. 특히 기존 현대문명에 경종을 울리면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기후환경 위기 등이 부각됐다. 우리나라도 팬데믹 혼란 속에서 한국판 뉴딜을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시기를 맞이했다.

유 원장은 팬데믹의 위기가 한국판 뉴딜, 나아가 대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하면서 디지털 뉴딜과 안전망-사람투자 방식의 두 가지를 예시로 들었다.

현재 한국판 뉴딜 대학 관련 사업은 다양하다. 전국 대학·직업훈련기관 온라인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전국 39개 국립대는 원격교육지원센터 10개와 현직·예비교원 미래교육센터를 28개 설치하고, 온라인 강의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K-MOOC를 활용해 AI(인공지능)나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수요에 적합한 유망 강좌도 확대 중이다. 공공 직업훈련 분야에서도 스마트 직업훈련 플랫폼(STEP)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이러닝·가상훈련 콘텐츠 개발 확대를 계속 추진 중이다.

디지털·그린 인재 양성도 대학과 관련한 한국판 뉴딜 사업으로 분류된다. 첨단산업 인공지능 융합 분야 박사급 인재의 산학협력 연구단 확대, SW 중심대학 40개 운영이 대학 관련 한국판 뉴딜 사업에 포함된다.

인적투자 분야에서의 직업훈련도 변화 중이다. 미래적응형 직업훈련체계로의 개편을 위해 ‘미래형 핵심 실무인재 18만명 양성’, 디지털 융합훈련 지원, 대학생 신기술분야 융합전공 등을 운영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 원장은 이같은 한국판 뉴딜 상황에서 대학은 △디지털-그린 전환 △기술-사회 혁신을 위한 연구와 교육 △기회 평등과 계층이동성의 증진 등의 다양한 역할을 요구 받는다고 설명했다. 한발 더 나아가 △온라인 교육 △인공지능 기반 교육 △디지털 캠퍼스 구축 △온실가스 최소화 그린 캠퍼스 △디지털·친환경 기술 연구개발 △혁신 인재 양성 △잠재력 평가 위주의 입시제도 개혁 △평생교육 역할 제고 등을 향후 대학의 역할로 손꼽았다.

여전히 경직돼 있는 대학의 환경은 문제로 지적됐다. 유 원장은 “자본 투자만 하면 성장할 수 있었지만, 팬데믹으로 사람이 중요한 시대가 왔다”며, “그 역할에 있어 대학이 가장 중요한다. 대학에 투자를 하지 않고, 온갖 규제를 하고 있어 대학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된다”고 했다.

작금의 상황에서 유 원장이 지목한 대학들의 최우선 과제는 ’디지털 전환’이다. 최근 발표된 ’구글 커리어 자격증’ 사례를 들며, 디지털 시대 대학의 도전을 강조했다. 7월 발표된 온라인 구글 커리어 자격증 과정은 1개월 49불 수강료를 내는 총 6개월 과정을 통해 4년제 대학 졸업장에 해당하는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게 만든 프로그램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해당 자격증 보유 시 대학 졸업장 없이도 유수의 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

유 원장은 “지금까지는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좋은 대학을 가야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대학이 기업과 협업할 수 있고, (기업을 대학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대학이 이를 넘어 혁신과 전환을 이끌어 갈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디지털 시대에 대학이 직면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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