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평택대 창업보육센터장

김승환 평택대 창업보육센터장
김승환 평택대 창업보육센터장

최근 참 많은 졸업생 제자들의 전화를 받았다. 이제 창업을 해 보려는데 교수님의 조언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30대가 된 제자들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갑자기 창업을 하겠다고 연락을 해 온 걸까?

만남을 통해 전해들은 그들의 이야기는 내가 혼자 예단했던 경제적 불만족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한결 같이 자신들의 행복한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문득 미국의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이 이야기했던 “왜 모든 문화권에서 구매력이 늘어나고 전쟁에 의한 사망률이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행복지수는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것일까”라는 긍정심리학의 기본적인 질문이 떠올랐다.

행복이라는 것은 시대상을 담아낸다. 배가 고팠던 시절에는 경제적 성공이 행복의 척도였다. 성장기에는 권력에 대한 욕구가 우리들의 꿈과 행복을 이야기했다. 소위 의사·변호사 등 전문가가 행복과 성공의 척도였던 시대도 있었다. 개그맨과 아이돌이 모든 아이들의 꿈인 세상도 지나왔다. 최근에는 안정적인 삶에 대한 욕구를 반영하는 공기업·공무원·교사 등에 대한 직업적 선호도가 매우 높다.

많은 강연과 멘토링을 통해 만나본 현 시대의 청소년과 대학생은 그들의 꿈을 이야기할 때 주도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성공과 행복의 기준도 다양해졌다. 도시재생을 꿈꾸는 로컬 크리에이터, 독립문화를 이야기하는 인디 예술인,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컨텐츠 크리에이터, 귀농을 통해 6차산업에 뛰어든 청년농부까지….

청년 활동가에 대해 많은 창업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했었다.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모델 등을 이야기하며, 그들의 꿈을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말 그들의 창업가정신(entrepreneurship), 혹은 이러한 활동들을 통한 창직정신(jobcreatorship)에 대해 기성세대들이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음을 느낀다.

그들은 우리가 살았던 시대와 정말 다른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가 대통령·군인·교수·판사·의사·과학자가 되는 것을 행복의 기준으로 알고 살았던 세대라면, 지금의 청년들은 어떠한 꿈을 꾸고 이야기하는 것이 행복의 기준인지에 대해 귀 기울여 들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돈의 중요성, 상대적 부익부 빈익빈의 아픔, 사회적 기준에서의 성공의 중요성 등에 대한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다. 하지만, 언제나 미래세상은 기성세대의 것이 아니다. 청년들이, 대학생들이, 청소년들이 ‘행복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해야겠다.

다만, 마지막으로 꼭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지금 직장에서의 문제로 인해 창업을 ‘도피처’로 생각하는 것은 정말 아닌지, 취업에 대한 어려움으로 인해 ‘창업이나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행복을 위해 창업을 결정했다면 직장생활이나 학교생활을 할 때보다 수백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는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 주면 좋겠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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