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정보관리사 인증 유예 법안 발의 ‘골든타임 임박’…대학들 인증 대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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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개정 중심 남인순 의원실 유예 법안 발의, 인증절차 등 대학가 지적 수렴
유예 법안 인증제 시작 12월 19일 이전 통과돼야…관련 절차 ‘산적’, 통과 여부 불확실
인증 유예 기대, 인증 신청 취소 사례도…‘만약의 상황’ 대비해야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법 개정 후 첫 관련 학과 인증을 앞두고 있는 보건의료정보관리사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 측이 인증 유예를 골자로 한 개정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유예 법안이 통과되기 전 개정법이 적용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고 있다. 현행법에 따라 인증제가 시작되는 12월 19일 이전에 인증 유예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법안 발의부터 본회의 상정까지 상당한 절차가 남아있다. 인증에 반대하는 대학가의 여론이 여전한 상황을 고려하면 법안 유예가 유일한 해결책으로 보이지만, 상황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때문에 대학들은 유예 법안 발의와 별도로 인증 대비 절차도 속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이 2017년 12월 19일자로 개정되면서, 보건의료정보관리사 교육과정 인증에 대한 절차가 변경됐다. 종전에는 보건복지부의 학과 운영 기준에 따라 인증이 이뤄졌지만, 법 개정 후부터 교육부로부터 인정기관으로 지정된 인증원이 기준을 마련해 인증 절차를 시행하도록 됐다. 이에 따라 개정법이 시행되는 2018년 12월 19일부터 2년 이내인 2020년 12월 19일까지 인정기관이 인증을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보건의료정보관리사 관련법 개정부터 학과 인증에 이르기까지 대학가 반발이 거세게 일면서 인증 시행을 유예하는 법안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본지 취재결과 확인됐다. 인증 유예 법안은 인증 시행을 일정기간 보류하고, 대학가에서 지적하는 사항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인증 유예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2017년 관련법 개정을 주도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의원이다.

남 의원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보건의료정보관리사 관련 학과 인증을 일정 기간 동안 유예하는 법안을 만들었고, 발의를 위한 의원 서명을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 5명의 의원이 발의에 함께하기로 한 상태”라고 전했다. 법안을 발의하기 위해서는 의원 10명의 서명이 필요하다.

유예 기간에 대해 남인순 의원실은 현재 ‘2년’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법안 제출과 향후 소관위원회 논의 등의 과정에서 조율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 개정에 중심적 역할을 했던 남 의원이 스스로 발의한 개정법을 유예하는 데 나선 것은 대학가의 지적을 받아들인 결과물로 보인다. 그간 대학들은 인정기관 지정이 다소 지연되면서 인증 절차를 진행할 기간이 짧고, 법 개정 이후 보건의료정보관리사 관련 학과를 신설한 대학을 인증할 방법에 대한 경과규정이 미비하다고 지적해 왔다. 현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인증을 실시할 기관으로 지정된 곳은 한국보건의료정보관리교육평가원(정평원). 2017년 법 개정 후 2년 6개월여 간 인정기관 심사를 준비한 정평원은 올해 8월 13일이 돼서야 교육부 심사를 통과해 법적 기준을 충족하는 인증기관이 됐다.

남 의원실 관계자는 “정평원 법인 설립이 1년 정도 지연됐고, 인정기관 심사 통과도 예상보다 늦어졌다. 비인증 대학이 100개 이상으로 파악된다. 이들 대학을 평가하는 데는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개정법인 현행법을 적용해야 하는 12월 19일 이전에 모든 대학을 인증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법 개정 후 학과를 신설한 대학에 대해서도 구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유예 법안을 발의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 유예를 강력히 주장해 온 전국대학보건행정교수협의회는 남 의원실의 이 같은 행보를 크게 환영하고 나섰다. 권기홍 전국대학보건행정교수협의회 회장은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인증에 대한 법안은 반드시 유예돼야 한다. 개정을 주도한 의원실에서 나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려 하는 점이 의미있다”며,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는 절차부터 관련 학과 교수들의 단체와 같은 대학 현장과 공식적 의견 교류가 없었던 문제가 있다. 법이 현실과 맞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권 회장은 “인증을 시작하기에 앞서 현재 현장실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제대로 의무기록 분야의 실습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선행돼야 한다. 또한 인증을 실시하는 것은 자격 관리를 강화한다는 의미다. 그러려면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취업률 향상을 위해 대학병원이나 중‧소 병원에서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인력을 필수 채용하도록 의료법을 개정하는 등의 방안 역시 먼저 마련돼야 합리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인증 기간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관련해 정평원은 두 달의 인증 기간을 추가 확보한 상태다. 정평원은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12월 19일까지가 아닌, 2021학년도 개시일 이전인 2021년 2월 중 인증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두 달의 시간은 인증 기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피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남 의원실에서 예측한 1년에도 미치지 못하는 데다 학과 신설대학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다. 때문에 대학가에서는 유의미한 해결책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결국 대학가에서는 유예 주장을 굽히지 않는 모양새다. 최근 인증을 신청했다가 취소하는 대학의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관련 학과를 운영하고 있는 A대학 관계자는 “보건의료정보관리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어서 인증을 신청했었지만 최근 취소했다”며, “법안 유예가 아직 검토 단계이기는 하지만 현재 정평원이 실시하는 인증을 따르기 어렵다는 판단에 인증 신청을 취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시간이다. 유예 법안이 현행법이 시행되기 전 통과돼야 한다. 남 의원실이 추가로 5명의 의원의 서명을 받아 법안을 발의한다고 해도 12월 19일 이전 본회의 상정과 법안 최종 통과까지의 절차가 진행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남 의원실은 대학가에 현행법을 지켜 인증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남 의원실 관계자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대학들을 구제하기 위해 입법 절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12월 19일 법 적용일자까지 유예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법안 발의보다도 기한 내 심의가 완료될 지가 문제다. 본회의 통과까지 시간이 넉넉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법안 발의를 위해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하겠지만,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각 대학에서도 인증을 신청해 준비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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