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이보형 전문대교협 사무총장 “고등직업교육 재정 지원은 사회 양극화 해소 위한 복지 예산”
[파워인터뷰] 이보형 전문대교협 사무총장 “고등직업교육 재정 지원은 사회 양극화 해소 위한 복지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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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 숙원과제 해결 및 조직 정비, 마이스터대학 운영 80억원 확보 성과
산학협력·지역사회연계 강화 중점, 산학교육혁신연구원 10여 개 기관 협약
예산 조정 통한 전문대학 재정 확보 논의, 1% 확보 시 2조원 이상 효과 기대
이보형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사진)은 "극화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사회 최대 현안으로 부각될 것"이라며 "전문대학에 재정을 지원하는 것은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이보형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사진)은 "극화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사회 최대 현안으로 부각될 것"이라며 "전문대학에 재정을 지원하는 것은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전문대학에 있어 ‘지금이 사상 최대 위기’라는 말은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지속되는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로 대학의 재정 위기는 악화일로다. 전문대학에 대한 국가 예산 투자도 여전히 일반대학에 비해 불평등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대학은 고등직업교육을 선도하는 기관이라는 자부심으로 전문직업인을 배출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은 얄궂게도 교육 환경을 뒤흔들어 놓았다. 유일하게 전문대학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에는 숙원과제 해결에 대한 요구와 4차 산업혁명 시대, 포소트 코로나 시대의 주문까지 과거와 미래를 관통하는 과제들이 주어졌다.

전문대교협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보형 사무총장은 취임한 지 1년여 만에 전개된 복잡한 상황의 실마리를 차근차근 풀어가는 중이다. 전례 없는 전면 무료 연수와 언택트 연수를 추진하고 전문대교협 조직을 정비하는 한편, 전문대학 재정 확보를 위해 행정부와 입법부에 새로운 논점을 제시하며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 사무총장이 소리 없이 달려온 지난 1년을 함께 돌아봤다.

- 지난해 8월 3일부터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본다면.
“코로나19로 인한 비상 상황을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2월 중순이 조금 지난 무렵 코로나19의 위세가 급속히 확산됐다. 2월 23일 정부가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정부 발표 이후 즉시 협의회 내 비상대책반을 구성하고, 분야별로 소통했다. 당시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문대학에 어려움이 많았다. 가장 큰 것은 원격교육 문제였다. 국가자격 면허를 주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과들의 현장실습 문제도 있었다. 실습기관이 모두 막혔다. 전문대학의 의견을 전부 수렴해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에 의견을 전달하고 방안을 협의해 어려움을 상당부분 해소했다. 

그보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는 전문대학 혁신방안에 대한 전문대학 입장의 안을 만들어 제시했다. 상당 부분이 혁신방안에 담겼고, 그 중 하나가 마이스터 대학이다. 마이스터 대학은 전문대학의 가장 큰 숙원 중 하나였다. 정부 예산안에 관련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의견을 지속적으로 전달했다. 4개 대학을 시범운영할 수 있는 80억원을 확보한 것은 고무적인 성과다. 모든 과정에서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 취임 당시 ‘4년의 임기가 전문대학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어려움의 시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는 얘기를 했다. 현재 시점에서 전문대학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교육부에 있을 때 학령인구 감소 문제는 개인적으로 가장 큰 숙제였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여파가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를 지나 이제 대학에 왔다. 10년 전부터 학령인구 감소와 관련된 일을 했다. 일의 성격은 초‧중등교육과 전문대학으로 다르지만, 결국 입학자원 부족이라는 문제의 원인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직업구조 변화 대응 문제도 지금 전문대학에 닥친 고민거리다. 여전히 등록금은 동결돼 있어 대학 재정은 날로 나빠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취임 직후에는 전문대학의 상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올해 초에는 코로나19라는 더 심각한 문제가 추가됐다.”

- 사무총장 취임 후 전문대교협 조직에 변화가 있었다. 회장 선출이 두 차례 이뤄졌고, 사무총장의 직위 변동과 부서 변경 등 조직 개편도 있었다.
“코로나19로 거동이 쉽지 않다 보니 내부 시스템을 들여다볼 기회로 삼자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살펴보니 법률과 협의회 정관에 서로 맞지 않는 것들이 있었다. 법률로는 협의회의 주요사업계획과 예산안 의결을 회계연도 개시일 20일 전까지 마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총회는 1월 말에 열린다. 의결도 이 때 이뤄진다. 법률 규정과 달리 의결 시기가 늦었던 것이다. 내년도 사업 준비를 12월에 끝내고 20일 정도 준비해 1월에 바로 시작하면 보다 효율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협의회 정관을 법률과 동일하게 개정했다. 

수석부회장제를 성문화한 것은 회장 유고 시 대행 체제가 예측 가능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기존에는 회장 유고 시 대행 회장을 지명하게 돼 있었다. 앞으로는 수석부회장이 자동으로 대행을 맡게 된다. 수석부회장은 이사회에서 선출한다. 

보궐 임원에 대한 임기 문제도 좀 다듬었다. 전문대교협 임원은 정치적 성격의 자리가 아닌 만큼, 보궐 임원이 전임자의 잔여임기를 따르는 게 타당하지 않다고 봤다. 그래서 보궐임원이더라도 2년의 임기를 동일하게 수행하도록 개정했다. 

코로나19로 전문대학의 국제교류가 많은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전문대교협 국제교류부를 국제협력실로 승격했다. 산학교육혁신연구원은 그동안 많은 기관, 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었고 이젠 협약 내용을 실체화해야 하는 단계다. 분야별 전문가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세 분의 연구위원을 모셨다.”

- 산학협력 활성화는 대학의 재정자립화, 지역사회 상생발전 문제와도 맞닿아 있어 매우 중요하다.
“사무총장에 취임할 당시 산학교육혁신연구원 조직 자체가 사라진 상태였다. 전문대학을 둘러싼 환경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기에 대응하는 조직이 전문대교협 내에 꼭 필요했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 산업과 직업구조의 변화가 가장 큰 화두이며, 재정문제는 가장 중요한 대응 과제였다. 그래서 산학교육혁신연구원을 다시 세웠다. 해야 할 일이 많다. 특히 지역사회 연계 부분을 크게 강화하려 한다. 그동안 전문대학은 중앙 정부의 인력양성 사업을 위주로 대응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중앙정부의 국고지원사업은 대부분 대학 간 경쟁이 필요한 방식이다. 전문대학의 몫이 그리 크지도 않다. 그렇기에 지방정부의 사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지방정부의 고민은 인구감소, 고령화, 지역 중소기업 인력문제와 같은 것들이다. 마침 이런 부분에서 전문대학이 할 수 있는 역할이 굉장히 많다. 이를 위해 산학교육혁신연구원이 그간 10여개 기관, 단체와 협약을 맺었다. 앞으로는 후속과제를 추진할 것이다.”

- 최근 전문대학 재정확보 방안에 대해 새로운 시각의 논리를 펼친 바 있다. 교육 분야 재원 재조정이다.
“물론 전문대학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안은 직업교육진흥법을 만들고, 고등직업교육 교부금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정책적, 법적 근거를 토대로 재정을 예측 가능하게,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다. 재정이 안정적으로 확보돼야 직업교육의 품질도 함께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직업교육진흥법 제정이나 고등직업교육교부금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과제다. 난관이 산적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차선책으로 비법적 방식도 함께 고려해봐야 한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교육 분야 재원을 재조정하는 방안이었다. 직업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무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국가 재정 사정이 어려워 교육 분야에 추가적인 재정을 투입하기 어렵다면, 추가적인 국고 예산 투입없이 전체 교육예산 규모 범위 내에서 비율을 조정해보자는 것이다. 추가 예산 투입을 하는 것이 아니기에, 기재부가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 2020년 전체 교육 예산 72조6344억원 중 평생‧직업교육 분야 예산은 1.5% 수준에 불과한 1조715억원으로 매우 낮다. 반면, 유‧초‧중등 예산은 최근 3년간 매년 6조원에서 8조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런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교육 분야 내 예산 비율을 바꿔 고등교육에 투입하는 예산을 늘려보자는 것이다. 초중등교육 분야 학생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필요한 예산도 감소하지 않겠나. 2019년도 기준 260조원 정도인 내국세의 20.79% 가량이 교육 분야 예산으로 책정됐다. 1%만 고등교육 분야 예산이 되더라도 그 금액이 2조원이 넘는다. 고등교육 분야가 가진 재정문제 상당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금액이다.”

- 오랜 기간 교육부에서 교육 행정가로 근무하다 전문대학 현장에 오게 됐다. 교육부에서 바라본 전문대학과 현장에서 본 전문대학에 차이가 있나. 고등교육, 고등직업교육에 대한 철학이 바뀌기도 했는지.
“교육부에서는 사립대학, 전문대학 관련 업무는 아니지만 재정 업무를 했다. 재정은 결국 총괄 기능이기에 몇몇 겹치는 현안을 다뤘다. 토론회에 가면 인력 미스매치나 특성화가 안 돼 있다는 전문대학 관련 지적 사항을 접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 깊숙이 알게 되니 전문대학이 일반대학에 비해 받는 차별이 많았다. 전문대학과 일반대학은 고등교육의 양 축이지만, 전문대학의 특수성이 재정지원이나 정책에서는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정책 우선순위에서 전문대학은 늘 밀린다. 재정지원도 법적 근거로 예산이 지원되기보다 그때그때 형편에 따라 들쑥날쑥 이뤄졌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이런 구조에서는 안정적으로 고등직업교육을 할 수 없다고 본다. 정비가 필요하다.”

- 전문대학의 현안 가운데에는 입법 과제들이 상당하다. 또한 이들 중 해묵은 과제들도 많다. 전문대학의 현안을 해결하려면 결국 기재부, 교육부, 국회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사무총장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이를 추진해가고자 하는가.
“이제 곧 대선 정국이 펼쳐진다. 대선공약 과제로 전문대학 관련 현안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물론 그간 전문대학은 대선공약에 현안을 반영하려고 노력해왔다. 간혹 대선공약에 포함됐지만, 추진 동력을 잃은 경우도 있었다. 그렇지만 해야 한다. 가뜩이나 전문대학 정책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대선공약이나 국정과제에 들어가지 못하면 추진 동력을 받기 더욱 어렵다. 대선공약, 국정과제에 포함되면 정부가 관심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다. 그게 추진동력이다.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정부 출범 후 1,2년 동안은 국정과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 하지만 사립대학에 대한 국가 재정 투입을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
“전문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은 사립대학 재정지원이라고만 보면 안 된다. 전문대학에 재정을 지원하는 것은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는 것으로 봐야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코로나19와 같은 급속한 변화의 시기, 결국 없는 사람이 더 힘든 세상이 되고 말았다. 직업구조상으로도 안정적인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고, 불안정한 일자리만 늘어나고 있다. 전문대학은 고등교육의 기회를 넓히고, 안정적인 일자리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사다리 역할을 한다. 사회적으로 전문대학이 양극화 해소 기능을 하는 것이다. 앞으로 양극화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사회 최대 현안으로 부각될 것이다. 이런 때에 사회‧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방안으로 고등직업교육기관인 전문대학 지원을 논의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 지난 1년 동안 함께 해온 전문대학 구성원들과 협의회 직원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한다면.
“당장 2021학년도 학생 모집이 시작된 마당에 가장 큰 걱정은 입학자원 확보일 것이다. 코로나19로 행사들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전례 없는 상황도 맞이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전문대학 전체가 힘을 합치면 더 나은 세계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협의회에 있는 30명 정도의 직원들이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는가 싶을 정도로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마냥 조직을 확대할 수도 없어 파견교수를 증원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앞으로 더 많은 현안을 처리하려면 업무 효율화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바꿀 것은 바꿀 생각이다. 힘들지만 이 시기를 지나면 어려움을 대응하는 면역력이 생길 것이다. 희망적인 생각으로 함께 잘 이겨낼 수 있도록 격려하겠다.”

■이보형 사무총장은…
충남대 수학과를 졸업했다. 한국교원대 교육정책대학원에서 교육정책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교육부에서 지방교육재정팀 서기관, 국립대학자원관리선진화 팀장, 지방교육재정과장 등을 역임했다. 경상대학교에서 총무과장을,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사무국장을 지낸 바 있다. 2019년 8월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대담=최용섭 발행인 / 정리=허지은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방역 지침을 준수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최용섭 본지 발행인(왼쪽)과 이보형 사무총장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최용섭 본지 발행인(왼쪽)과 이보형 사무총장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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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2020-10-21 02: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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