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UCN 프레지던트 서밋’ 4차 콘퍼런스 종합토론

29일 서울클럽에서 열린 ‘2020 UCN 프레지던트 서밋’ 4차 콘퍼런스에서 참석한 총장들의 이기정 한양대 교수의 발제를 듣고 있다. (사진= 한명섭 기자)
29일 서울클럽에서 열린 ‘2020 UCN 프레지던트 서밋’ 4차 콘퍼런스에서 참석한 총장들의 이기정 한양대 교수의 발제를 듣고 있다. (사진=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대학취재팀] ‘2020 일반대 프레지던트 서밋 4차 콘퍼런스’가 ‘대학의 국제화’를 주제로 29일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진행됐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총장들은 대학의 어려움을 타개할 외국인 유학생 다변화 전략과 실제 중국의 유학 정책 등을 공유하고, 함께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학들의 형편을 피게 만들 정책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국가적 협의를 통해 걸림돌을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이인원 한국대학신문 회장 “프레지던트 서밋 통해 휴머니즘 고찰” = “요즘 가장 유행하는 말이 ‘테스형’이란 말이다. 오늘은 두 사람의 대선배를 형으로 불렀으면 한다. 바로 계몽주의 선두 철학자인 존 로크와 장 자크 루소다. 비이성적인 사회를 이성적인 사회로 바라보는 것을 계몽주의라고 한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원격화 됐다. ‘인공지능(AI)이 사람을 모방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AI를 모방하는 사회가 되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가 나온다. 희노애락이 없어진 인간사회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프레지던트 서밋이 인간이 인간적인 모습을 찾는 데 이바지하는 모임이 되길 바란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 “해외 프랜차이즈 활성화 위해 국가 차원 협의 필요” = “(발제에서) 한국대학들이 해외로 나갈 방법이 3가지라며,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프랜차이즈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우리가 프랜차이즈 방식을 활용하려 해도 프랜차이즈를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나라가 있다는 점이다. 프랜차이즈가 허용된다 해도 수익금을 해외로 반출하는 것은 외환관리법 때문에 어렵다. 국외 반출이 어렵다면, 해외로 나갈 의미가 없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협의가 필요하다. 

리홍 참사관에게도 질문 하겠다. 최근 중외 합작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대학들이 한국에 많다. (중외 합작 프로그램이) 과거에는 1+3(중국 1년, 한국 3년) 정도였으나 지금은 중외 합작 비준을 받으려면 4+0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 같은 규제를 완화할 방법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우종 청운대 총장 “베트남 학생 유치는 고민, 방문 학생 제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 “이기정 교수에게 질문하고 싶다. 청운대는 외국인 유학생을 많이 모으는 것이 (대학재정에) 큰 도움이 됐다. 처음 청운대에 오니 유학생이 75명밖에 없었다. 지금은 300여 명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작년에는 중국과 내몽골 등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요즘에는 베트남 학생들이 중국 학생들보다 많다. 인센티브를 주면 유학원을 통해 유학생 유치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총장으로서 ‘보수적으로 하라’고 말했다. 불법 체류율 1% 미만 대학에서 탈락하면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잠시 유학생 수가 증가하는 것보다 유학생 관리가 중요하다. 이런 방향이 옳은 것인지 묻고 싶다. 이 교수가 방문 학생 급증도 예상했다. 외국인 유학생을 들여오는 것도 좋지만, 방문 학생 프로그램을 단기간으로 만들면 학교 재정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리홍 참사관에게도 질문이 있다. 한국 교육부는 디지털 원격교육 활성화를 위해 지역공유 플랫폼을 만든다고 했다. 특히 외국대학과 교류하고 공유한 것을 혁신교육으로 인정하겠다고도 했다. 중국 장춘대에 가서 ‘2+2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중국대학들과 교류하다 보니 온라인 공동 학위제에 자기들도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 중국은 이러한 부분에 있어 준비가 돼있나.”

■김인규 경기대 총장 “중국 유학생 한국 많이 찾아…한‧중 발전 계기되길” = “재정적으로 많은 대학들이 어려운 상황이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재정문제 해결책 가운데 하나로 여기며 열심히 (유치)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으로 우리나라를 많이 찾는 나라가 중국이다. 오늘 대사관에서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대학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이를 헤쳐 나가고 극복하는 계기, 한‧중 관계와 교육 발전을 위한 계기가 됐으면 한다.”

■황선조 선문대 총장 “유학생, 대학 내에서 잘 어우러질 수 있는 방법 고민…다양한 과정 설계” = “우리 대학에는 유학생 1700명이 있다. 80개국에서 (유학생들이) 온다. 선문지구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단순히 유학생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대학의 한 구성원으로서 내부 학생도 변화시킬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교내 유학생 아르바이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항상 유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쉽게 유학생활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프로그램을 만든다. 유학생 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다. 전담 관리 직원을 두고, 일정 인센티브도 지원한다. 유학생과 한국 학생들이 잘 어우러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렇게 하면 불법체류자가 나오지 않는다. 한양대에서는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서민원 우송대 부총장 “지속적이고 일관적인 국제화 정책 필요” = “교육국제화역량인증제가 시작될 당시 위원으로 이기정 교수와 함께 활동했다. 국제화정책을 대학이 추진할 때 중요한 것은 지속성과 일관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국제적 신뢰를 줄 수 있다. 우송대는 20여 년 전부터 획기적인 수준의 국제화를 추진했다. 해외에서 ‘우송대하면 좋은 대학’이라는 이미지도 구축했다.” 

■강희성 호원대 총장 “교수 급여 맞지 않아 교류 어려운 경우도 있어” = “호원대는 유학생이 600명까지 늘었다가 200명으로 줄었다. 유학생 수가 줄지 않게 하려는 노력을 많이 한다. 한번은 베트남 하노이인문사회대 초청을 받아 출장을 가게 됐다. 호원대가 실용음악으로도 유명하다보니 K-POP 교육을 위해 교수 교류를 하고 싶어 우리 학교를 초청한 것이다. 하지만 받을 수 있는 교수 급여가 한화로 40만원 정도다. 우리 교수 중에 40만원 받고 갈 사람이 없다. 하노이나 호치민에 개인지도 학원을 내야하나 할 정도로 고민이 깊다. 그렇지 않으면 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학생만 받는 것이 아니라 외부 학생을 받는 조건을 거는 것도 어떨까 싶다.”

■이걸재 건양대 원장 “에이전트 통한 유학생 유치 가능한가” = “우리대학 유학생은 200명이다. 유학생이 적은 이유는 에이전트를 안 두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현지 자매대학에서 추천받는 유학생과 박람회를 통해 대학을 찾은 유학생만 받고 있다. 현지에 문의하면 에이전트 통해 유학생을 제공한다고 한다. 에이전트를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등록금을 투트랙으로 운영한다 했는데 동일 학위과정에서 투트랙 등록금이 가능한지도 궁금하다.”

■오일환 평택대 총장 직무대행 “베트남 유학생 이탈률 급증으로 어려움, 극복방안 궁금” = “우리 대학은 그동안 계속 중국 유학생들 위주로 유학생을 유치했다. 2018년부터 급격히 베트남 학생으로 유학생들이 교체됐다. 문제는 베트남에서 유학생들을 유치할 때 에이전트를 통하면 크로스 체크가 안 된다는 점이다. 베트남으로 출장을 가 확인해보니 첫해 정도에는 계약상 이탈을 못하게 돼있다. 1년 내에 도망가면 남아있는 가족이 해당 학생의 이탈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계약 내용에 존재한다. 하지만 2019년 말부터 이탈률이 높아졌다. 지금 유학생을 1000명 정도라고 볼 때 불법체류율 1% 미만 유지가 감당이 되지 않을 정도다. 대학이 인력관리보다는 시스템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쉽게 바뀔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 대학은 유학생들이 차지하는 재정이 30억원에서 50억원 정도였다. 올해 들어서는 이 부분이 ‘0’에 가까워졌다. 더 안 좋은 상황은 정원 외로 받는 대학원 유학생 수도 제한됐다는 점이다. 오랜 기간 동안 우리 대학에서 본과 졸업하고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있었다. 베트남 학생들의 이탈률 때문에 악영향을 많이 받았다. 상당히 패닉 상태다. 어떻게 극복해야할까.”

■최미리 가천대 부총장 “외국인 유학생 유치, 글로벌 인재 배출…현 재정난 타개할 해결책” = “우리 대학에는 현재 25개국에서 온 1500여 명의 유학생이 있다. 이를 확대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최근 가천대는 두 가지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KKC’라고 이름을 붙인 프로그램은 1000명(K)의 한국학(K) 전공자(C)를 만들자는 뜻이다. ‘A2 380’ 프로그램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로 더 확장을 하자는 취지로 설계했다. 점차 늘어나는 추세여서 고무적이다. 또 한 가지 자랑거리라면 석박사 과정이다. 중국에서 재직 중인 교수들을 대상으로 학위를 주는 학과를 만들었다. 언어가 통하니까 굉장히 좋아한다. 대학 간 협력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재를 만들어 연계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교육부에서 생각하고 있는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정상모 한동대 부총장 “유학생 유입보다 현지 네트워크 활용 고민 중” = “이번 서밋에서 많은 것을 배워간다.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비대면 수업이 확산될 때 지금 논의된 교육을 생각했다. 처음에는 콘텐츠·시스템 구축에 시간과 돈이 많이 들겠지만, 미네르바대학을 모델 삼아 외국인 유학생이 한국으로 오는 것을 최소화 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인이나 교포 등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다만 해당 나라 법에 따라 수익이 국내로 유입되지 못한다면 (추진이) 어려울 것 같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은 없을까.”

■전성용 경동대 총장 “중국인 학생의 해외 유학 후 가장 성공률 높았던 모델 궁금” = “조금 다른 시각에서 질문해보고 싶다. 중국 학생이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유학한 이후 중국에 돌아왔을 때 가장 인정받고 성공률이 높았던 모델, 효율이 높았던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최용섭 프레지던트 서밋 사무총장 “교류 협력 프로그램 학위 인정 여부 궁금” = “교류 협력 관련해 리홍 참사관에게 질문한다. 사이버대와 관련있는 질문이다. 중국은 교류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학위를) 인정 하는지, 인정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리홍 주한 중국대사관 교육참사관 “코로나19 발발로 중국도 원격수업 학위 인정” = “중국 대학과 한국 대학 간 협약은 세계적으로 봐도 가장 많은 수준이다. 문제는 협약을 체결할 때 총장과 사인하고 도장까지 찍어 승인이 났는데, 총장이 도중에 바뀐 것을 이유로 승인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중국에도 방송대·사이버대와 같이 등교수업 이외 교육을 하는 대학이 있다. 하지만 한국의 어떤 대학들은 이를 승인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승인을 받을 수 없어 공부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주중대사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중국 교육부 역시 사이버대 학위 협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현재는 대학들이 대부분 원격수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부에서 학위 협력 부분을 승인한다.

세계 여러 국가에 중국어 수업을 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싱가포르에 특히 이런 프로그램이 많다. 중국 정부에서는 기준을 세우고, 이를 충족하면 수업으로 인정한다. 중국학생뿐 아니라 다른 나라 학생도 수업을 신청할 수 있어야 하며, 해당 국가 교육부에서 허가를 받아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학생이 졸업했을 때 다른 학생들의 학위증명서와 동일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면, 중국 교육부에서 이를 인증한다.”

■이기정 한양대 교수 “유학생 유치 발상의 전환 필요” = “코로나19로 인해 교육부가 100% 원격강의를 인정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 정작 중국에서는 중국학생이 100% 원격수업을 들으면 학위를 받지 못한다. 이는 상대국의 문제이기에 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는데 동감한다. 

수익금 반출과 관련 중국과 베트남의 경우 해외캠퍼스에서 수익이 나더라도 한국으로 들여올 수 없다. 다만 전 세계 해외분교, 프랜차이즈 가운데 수익을 내는 곳은 거의 없다. 오히려 대폭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방법이다. 한양대의 경우 상해에 SHAMP(상해AMP, 중국최고경영자과정)를 개설해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상해에 4000개 기업체가 있어 학생 인턴십을 자유롭게 했기 때문이다. 수익은 없었지만, 경영대 교수가 만족할 정도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유학생 유치 시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을 유의해야 한다. 불법체류자가 주로 두 나라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제 담당 교직원이 불법체류하지 않도록 관리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300명 중 3명만 불법체류가 돼도 불법체류율이 1% 이상이기에 국제역량 우수대학이 되기 힘들다. 더디더라도 관리체계를 확실하게 세워야 한다. 

방문학생의 경우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기 보다는 여러 개 플랫폼을 만들면 좋다. 일주일부터 한 학기까지 방문 기간과 시기에 따라 다양하게 만들면, 그때그때 맞춰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평소 교비의 10%를 국제화 수입으로 채우라고 말한다. 한양대의 경우 교비 5000억여 원 중 10%에 해당하는 500억여 원이 국제화 수입에서 나온다. 

온라인 과정의 경우 사이버대와 경쟁해야 한다. 사이버대는 인증제 밖에 있기에 더 쉽게 유학생을 유치할 수 있다. 현지에서의 국제화를 뜻하는 ‘Internalization at home’이 화두다. 교환학생도 대부분 비대면으로 수업한다. 앞으로 교환학생으로 볼 수 있을 것인지도 이슈가 될 것이다. 인턴십도 마찬가지다.

'15대 1'이란 수치를 가끔씩 얘기한다. 30명으로 구성된 수업에 외국인 2명만 있으면 빠르게 국제화된다. 장학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양대의 경우 외국인 유학생에게 무조건 장학금을 주지 않는다. 한국 학생과 경쟁해서 받아야 한다. 수리와 논술 시험을 볼 것도 요구한다. 경험상 언어능력보다 학업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언어가 부족해도 학업능력이 있으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다. 몇몇 대학은 투트랙으로 운영해 유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다르게 받고 있다. 인천대의 경우 물류에 특화돼 있어 등록금 체계를 완전히 다르게 운영하고 있다. 한양대도 경영대에서 운영하는 ‘레드라이언’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에게 등록금을 더 받는다. 각 대학의 장점을 살려 등록금을 차등해 받는 것도 방법이다.”

■홍준 한국대학신문 대표 “K-EDU도 전 세계에 이름알릴 수 있길” = “최근에 믿을 수 없는 뉴스들이 많았다. 올해 초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에서 수상했고, 방탄소년단(BTS)의 빌보드 1위, 손흥민 선수의 활약 등 굵직한 뉴스가 많았다. 그 바탕에는 대한민국의 교육이 있다. 이제 대한민국 교육도 전 세계로 퍼져나가 이름을 알려야 하지 않을까. 프레지던트 서밋이 그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 그 뉴스를 한국대학신문이 보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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