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몸은 돌보지 않고 자녀를 대학까지 졸업시킨 부모님께 명예학사학위를 수여하는 특별한 학위수여식이 열린다. 인제대(총장 성창모)는 오는 16일 오후 2시 인제대 장영실관에서 열리는 제22회 학위수여식에서 자식의 뒷바라지를 위해 헌신적으로 사랑을 베푼 졸업생 아버지에게 명예학사학위를 수여한다. 사회지도층 등에게 수여하는 명예박사학위와 달리 부모님에 대한 명예학사학위를 수여하기는 처음인 인제대는 이번 학위수여식에서 공대 전자정보통신공학부를 졸업하는 신창훈씨의 아버지 신동규씨에게 뜻깊은 명예학사를 수여한다. 신씨는 아들 창훈씨가 인제대에서 명예학사학위 수여를 위해 실시한 부모님에 대한 학생 수기 공모전에 응모, 최우수상을 받으면서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이지만 감격의 학사모를 쓰게 된다. 창훈씨는 수기에서 "아버지는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험한 뱃일을 하면서 중화상을 입었는데도 병원에 가지 않고 가족 몰래 간장을 바르던 기억은 지금도 눈물이 난다"며 "대학 4년 등록금 마련하느라 생선 비린내와 기름내가 뒤섞인 작업복을 입고 나가시는 아버지…"라고 회상했다. 창훈씨는 이어 "나의 대학 졸업은 나 혼자만의 졸업이 아니라 아무 걱정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해주신 아버지의 졸업"이라며 "세상으로부터 나를 지켜주신 아버지라는 보호막을 벗어나 이제 내가 아버지의 보호막이 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비록 명예학사학위 대상자로 선정되진 못했으나 올해 57살인 만학도 임길섭씨는 20대 초반에 홀로 된 어머니가 60여년간 아들을 위해 고생만 한 사연을 응모해 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밖에 10여년간 투병생활끝에 동생의 간을 이식받아 건강을 회복한 아버지, 부모님을 헌신적으로 길러주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딸에게 훌륭한 인생 스승이었으나 지난해 갑자기 세상을 뜬 아버지 등의 사연들은 장려상으로 선정돼 학위수여식 당일 인제대측으로부터 상장과 부상을 받는다. 인제대는 "자녀들의 영예로운 졸업식장에 선 부모님의 대부분은 정작 자신들의 배움의 기회는 접고 피와 땀으로 자녀 뒷바라지에 헌신했다"며 "이번 특별 학위수여식은 그 같은 부모님의 사랑을 되새겨보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고 밝혔다. 인제대는 명예학사학위 수여 이외에도 후배들이 제작한 졸업 축하 영상물 '입학에서 졸업까지'를 상영하고 졸업 축하 공연, 영상축하편지, 졸업생의 '사회 초년생의 다짐' 낭독 등을 통해 올해 학위수여식을 '즐거운 대학 졸업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인제대 관계자는 "형식적이고 틀에 박힌 기존 졸업식을 과감하게 개편해 감동과 축하가 있으며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주는 졸업식을 준비중"이라며 "부모의 사랑과 스승의 은혜, 후배의 축하가 감동으로 밀려오는 특별한 학위수여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학위수여식에서는 학사 2천1백21명, 석사 4백28명, 박사 44명 등 모두 2천5백93명이 학위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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