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문화센터냐" vs "세계 1백위권 들려면 필수"

이화여대(총장 신인령)의 2007학년도 구조개혁을 둘러싸고 학교측과 재학생ㆍ동창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대 구조개혁안에 따르면 기존 13개 단과대는 11개로 축소돼 음대ㆍ조형예술대ㆍ체대와 의류직물학과는 '예술종합대', 영양학과ㆍ간호과학대ㆍ체육학과는 '건강과학대', 소비인간발달학과는 '사회대'로 통합되며 인문ㆍ사회ㆍ자연계열의 기초학문 분야를 하나로 묶는 '학부대학'을 신설한다. 14일 오전 이대 음악대ㆍ조형예술대ㆍ체육과학대 학생회와 동창회 등 3백여명은 대학 본관 앞에 모여 "단과대 통폐합 방식의 구조개혁 철회"를 요구하며 3시간 동안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학교측의 일방적인 통보만으로 이뤄진 이번 구조개혁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전문화된 단대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음대ㆍ조형예술대ㆍ체대를 예술종합대로 통폐합하는 것은 어떠한 장점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은영 음대 학생회장은 "정부의 구조개혁 선도대학 지원사업에 선정된 다른 7개 대학은 입학정원의 10%만 감축하는데 왜 이대만 단과대학을 통합하느냐"며 "학교측은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고 하지만 구조개혁안 자체가 너무 추상적"이라고 말했다. 김귀주 조형예술대 동창회장은 "60년 전통의 단과대를 재학생이나 동창회도 모르게 없애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음악과 미술, 체육을 하나의 틀로 묶는 것은 대학을 문화센터로 만드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교수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 추진 보고회가 열리는 경영관을 찾아가 신인령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교수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총장과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자 본관 앞 나무에 음대를 뜻하는 분홍색 리본과 조형예술대를 뜻하는 주황색 리본 1백여 개를 매달았으며 건물 앞 바닥 50m에 걸쳐 크레파스로 '구조조정 철회'등의 문구를 쓰고 계란을 깨뜨렸다. 이대 음대ㆍ조형예술대ㆍ체대 학생회는 앞으로 총학생회와 동창회는 물론 서울시내 다른 대학들과 연합해 구조개혁 반대 운동에 나설 방침이다. 박통희 기획처장은 "구조개혁은 이대 발전계획의 일환으로 1995년부터 꾸준히 검토해 온 사업"이라며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필수적인 기초학문 과목을 개설하고 뮤지컬, 영화음악과 같은 융합된 교육을 위해서 단대 통폐합은 필수"라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이 구조개혁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2∼3년 전에 단과대 발전계획을 세울 당시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며 "세계 1백위권 안에 드는 경쟁력 있는 대학이 되려면 구조개혁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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