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대학들이 신입생을 선발하면서 최근 3년간 4백2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전형료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국회 교육위원회 설훈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대학들이 원서판매 및 전형료 징수 등을 통해 벌어 들인 수익은 1999년 1백31억원, 2000년 1백44억원, 2001년 1백45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립대보다는 사립대의 수익 규모가 더 크며 특히 서울지역 사립대 상당수가 10억원 이상의 전형료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대는 입시 전형료의 수입·지출을 정부가 규제하고 있지만 사립대는 대학 자율에 맡겨져 있다. 대학별로는 단국대가 3년간 30억8천여만원을 거둬 가장 많은 전형료 수익을 올렸고, 다음으로 건국대(25억여원), 동덕여대(17억2천여만원), 한국외대(15억7천여만원), 수원대(15억5천여만원), 숙명여대(15억6백여만원) 등의 순서였다. 연세대와 고려대도 각각 13억9천여만원과 12억4천여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그러나 이같은 흑자 규모는 대학들이 여론을 의식해 최대한 줄여서 보고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대학들의 전형료 수익은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또 상당수 대학들은 전형료 수입을 학교 홍보비, 신입생 설명회 지원비 등으로 전용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들이 이처럼 많은 전형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전형료를 높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사립대의 전형료는 대부분 7만원선이고, 국립대인 서울대도 6만원이나 된다. 이는 지방 국립대인 제주대나 사립대인 대구가톨릭대, 영남대 등이 2만~2만5천원의 전형료를 받는 것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것이다. 대학들의 비싼 전형료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부담으로 직결된다. 특히 최근 입시가 다양화하고 복수지원이 새로운 입시 문화로 정착되면서 수험생들이 1, 2학기 수시모집에서 각각 대학 4곳에 원서를 내고 정시모집에서도 '가''나' '다' 각 군별로 2개 대학에 지원한다고 가정할 경우 전형료 비용만 1백만원에 이르게 된다. 설훈 의원은 "대학들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절박한 처지를 이용해 고액의 전형료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전형료는 입시요강 인쇄비, 인건비 등 입시관리에 필요한 실제 비용만을 정확히 산정해 받도록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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