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게이야, 그게 어때서?”

게이 운동선수가 모여 전국체전을 목표로 좌충우돌하며 우승으로 향하는 여정을 그린 영화‘아이언레이디’. 너무나 잘 짜여진 드라마틱한 스토리지만 사실 이 영화는 실화를 배경으로 했다. 태국은 동성연애자나 게이를‘카투이’로 통칭한다. 부도덕하고 심리치료가 필요한 환자로 여겨지는 카투이. ‘카투이’영화는 80년대에 한차례 개봉되었으나 흥행은 매우 저조했다. 역시 아이언레이디의 주요인물들인 신인감독, 무명배우, 주인공은 사회에서 금기시 하는 카투이. 모두가 이 영화의 실패를 예상하던 중 태국 내에서 재작년 봄 개봉한 결과 태국 영화사상 2위의 흥행 수입을 올리며 대박을 터뜨렸다. 이듬해 베를린영화제에서는 ‘테디베어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아이언레이디가 바꿔놓은 것은 비단 흥행기록만이 아니었다. 또 다른 사회적 소수자의 사랑을 다룬 우리 영화‘오아시스’처럼 ‘카투이도 별다르지 않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는 평범한 사람을 각성시켰다. 영화는 웃음과 페이소스로 우리에게 ‘다름’을 받아들이라고 속삭인다. 코미디 장르의 또 다른 힘을 느끼게 하는 수작이다. 영화는 실력은 뛰어나지만 게이라는 이유로 배구선수 선발에 번번이 밀려나야 했던 단짝친구‘쭝’과 ‘몽’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들에게도 광명의 날은 온다. 레즈비언 코치‘비’가 새로 취임한 지역배구팀에 그들을 선발한 것이다. 그 기쁨도 잠시, 함께 선발된 다른 선수들이 게이와는 같이 뛸 수 없다며 보이콧에 들어간 것. 난감한 두 친구는 비 감독을 앞세워 팀의 재구성에 나서게 된다. 트렌스젠더 ‘피아’, 군인인‘농’, 그리고 게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못해 부모가 정해준 처녀와 결혼을 해야만 하는 ‘윗’, 거기에 그들을 진심으로 이해할 줄 아는 꽃미남‘차이’가 주장으로 가세해 막강 파워 배구팀‘아이언레이디’가 결성된다. 10월 25일 개봉예정 BEHIND STORY ‘요리 보고 조리 봐도’알 수 없는 남자(?)들 아이언레이디가 실화인 만큼 영화를 둘러싼 뒷얘기들이 풍성하다. 태국을 방문한 외국인을 놀라게 하는 것은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생활하는 카투이(게이). 화장을 하고 길가 포장마차에서 국수를 먹거나 의상실에서 옷을 고르는 그들을 만나는 일은 일상적이다. 그러나 불교국가인 만큼 차별은 존재한다. 태국정부는 TV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던 카투이를 작년부터 나오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카투이의 수는 줄어들기는 커녕 더욱 확대추세라는데. 공식적인 통계를 내기가 어려운 만큼 정확한 파악은 어렵지만 태국에 사는 많은 이들은“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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