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21, ERC, 6T 그리고 특성화…. 국내 대학들이 현재 안고 있는 다양한 경쟁구도속에서 생존하고, 발전전략을 펴나가기 위한 창조적 연구활동을 가속화해가고 있다. 특히 이공계대학의 기피현상이 국가적인 이슈로 부각된 가운데 대학마다 6T를 중심으로 한‘특성화’를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대학들의 특성화는 그간의 전통적 기반 위에 시대가 요구하는 첨단 연구기반 기술 즉, 6T를 결합하는 형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차세대 성장엔진이자 국가전략 분야로 삼고있는 6T는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 NT(나노공학) ET(환경공학) ST(우주항공) CT(콘텐츠기술)의 단위별 기반기술을 말하며, 이들은 또 서로 다양하게 결합하는 형태로 진전되고 있다. 이같은 대학들의 6T 기반확보 노력은 대학의 고유기능인 인력양성이 고객중심으로 바뀌고, 창조적 연구기반 구축을 주도하는 실사구시 형태로 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따라 대학은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 부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 그 역할과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관계 전문가들은“대학이 종전의 아날로그식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차별화를 통한 창의적 기초연구 기반을 튼튼히 해 나가면 대학의 자생력 확보는 물론 그 위상이 날로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있다. 현재 6T의 분야별 연구수행에 있어서의 투자분포를 보면 사실상 대학의 비중이 가장 높다. 이는 기초연구의 노하우와 강점이 그대로 반영된 셈인데, 산학협동을 포함하면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대학의 연구 투자비중이 가장 큰 분야는 BT. 지난해 BT에 대한 전체 투자액 가운데 대학이 50.8%(1천9백억원)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BT 분야가 응용 및 개발연구 보다는 기초연구를 중심으로 연구가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NT분야는 대학과 정부 출연연구소의 연구투자 비중이 비슷하고, ET·ST 및 CT는 출연연구소의 비중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투자금액 면에서 가장 많은 IT는 전체 투자액의 40.8%(5천62억원)를 출연연구소에서, 26.9%(3천3백49억원)를 대학에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출연연구소 비중이 높은 것은 정보화촉진기금에 의한 IT 분야 연구개발 출연금의 상당부분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중심으로 출연연구소에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6T에 대한 연구의 주체는 사실상 대학이 맡고 있으며, 앞으로 대학이 6T로 특성화된 연구중심 대학으로 거듭날 경우 그 역할과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다. 또한 연구개발 수행 주체별로 분석한 결과 박사 연구원의 비중도 대학이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체 연구원 중 박사 비율은 5.7%이고 학사비율이 54.7%인 반면, 대학은 박사 연구원의 비중이 67.9%, 학사 비중이 1.6%로 대조적인 분포를 이루고 있다. 또한 박사 연구원은 전체 총 46,146명의 76.2%인 3만5천1백41명이 대학에 종사하고 있으며, 시험연구기관과 기업에 각각 12.3%, 11.6%가 분포되어 있다. 6T 분야 인력양성 계획을 주도하고 있는 교육인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내년도 6T에 대한 연구투자 관련 예산 2조2천5백억원 대부분이 대학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대학의 연구는 독자적인 형태는 물론 산학협동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도 많아 결국 대학이 6T 관련 프로젝트에 대부분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1999년부터 대학 특성화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해온‘두뇌한국(BK)21’사업의 성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보다 가시적인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한 예로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의 경우 국제과학논문인용색인(SCI) 학술지에 실린 논문수가 미국 명문대를 앞서는 등 연구실적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는 물리학 분야에서 지난해 교수 1인당 SCI 학술지 논문 발표 수는 2000년 평균 5.5편에서 6.7편으로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미국 스탠퍼드대 물리학 분야의 교수 1인당 SCI 논문 수 3.5편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생명과학 분야의 교수 1인당 논문 수도 지난해 3.23편으로 UC버클리대의 3.15편을 넘어섰고, 수리과학 분야도 2000년 교수 1인당 1.17편의 SCI 논문을 발표해 같은 기간 UC버클리대의 0.84편을 웃돌았다. 화학분야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 동안 교수 1인당 논문 편수가 4.6편으로 2000년 1년간 발표한 5.4편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이는 BK21 사업이 시작된 뒤 논문의 편수가 괄목할 만큼 증가했고 또 많은 논문이 외국의 유명 학술지에 실리는 등 질적으로도 성장한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대 공대의 경우도 교수 1인당 SCI 논문 수에서 기계분야가 평균 3편을 기록해 미MIT(1.9편)와 스탠퍼드대(2.5편)를 웃돌았고 재료분야도 6.5편으로 MIT의 5.4편보다 많았다. 이처럼 대학이 발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년간 BK21을 추진한 결과 교수들의 보다 안정적인 연구개발 활동으로 SCI급 논문수가 BK21 시작전 3천8백42편(1인당 2.74)에서 3차년도에는 5천6백98편(1인당 3.72)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중 석사 7천5백6명, 박사 2천7백47명도 배출했다. 이중 박사 취득자의 약 94%가 관련 분야 Post-doc, 대학 전임교원, 연구소 연구원 등 관련 산업분야로 진출해 첨단분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연구개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단기적인 해외연수사업을 통해 석·박사과정생의 국제학술대회 참석 및 논문발표가 크게 늘어났고, 박사과정생의 학위논문을 SCI급 학술지에 발표를 의무화함에 따라 대학원생의 연구력도 크게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박사과정생의 발표 논문 수(과학기술)가 3천7백85건에서 5천3백6건으로 늘어나 계획 대비 1백37%를 달성했다. 이러한 성과는 앞으로 대학의 변화속도와 비례해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학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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