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3월이다. 기나긴 겨울의 두터운 무게를 털고 생명의 꿈틀거림이 시작되는···. 새학기를 맞은 대학가도 생동감이 넘쳐난다. 새내기들의 풋풋함과 한 학년을 더한 선배들의 어설프게 들어간 어깨 힘도 반갑고 정겨웁기 그지없다. 수강신청, 새내기환영회, 미팅 등 각종행사에 묻혀 3월 한달은 더없이 빨리 지나간다. 하지만 대학생활의 참맛이란 학문탐구 못지않게 이러저러한 행사와 자유와 열정으로 대변되는 대학문화를 누리는 것. 전통적인 단합의 장인 MT 또한 그저 넘길 수 없는 큰 행사이다. 시대의 상황에 따라 MT문화도 변해왔다. 억압의 군부시절인 70년대에는 세월을 한탄하며 통기타로 시름을 달래었고 민주화와 한국의 정체성 논쟁이 한창이던 80년대~90년 초반은 질펀한 술판보단 민중가요한곡으로 누구나 투사가 되던 때이기도 했다. 이제 세기가 바뀐 21세기의 MT문화는 어떨까. 아마도 그건 누가 규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현 대학생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리라.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미래를 만들어갈 젊은 지성들의 만남의 장이고 그 속에서 자신과 타인, 사회와 인생의 틀을 다듬어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MT는 과나 동아리 또는 학부로 나누어 가는데 그 규모나 소속집단의 특성, 인원 등에 따라 가고자하는 장소가 천차만별일 것이다. 학생신분으로 비용문제도 만만치 않아 책임을 맡은 이의 고민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최근에는 MT장소 안내에서부터 교통, 숙박까지 여행사처럼 알선해주는 업체들도 많아 조금만 신경을 기울이면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다. 1백명 이상의 인원이면 역시 숙박문제로 콘도나 수련원, 유스호스텔이 있는 곳을 택해야하고 50명 내외일 경우는 전국어디에나 민박이나 여관 등이 많기에 사전연락만 취한다면 별무리가 없을 것이다. 수도권, 강원권,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 제주권으로 나누어 만물이 소생하는 3~5월에 갈만한 MT장소를 물색해 본다. ●수도권 MT장소로 너무도 유명한 대성리 일대를 빼놓을 수 없다. 북한강과 구운천이 합류하는 지점인 이곳은 북한강의 수상레포츠와 고운 백사장, 캠프타운 등 대규모 인원이 가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다만 너무 유흥지처럼 변한 대성리를 벗어나고 싶다면 바로 강건너에 자리한 높이7백55m의 화야산이 적당할 것이다. 북한강과 청평호가 굽어보여 경치 또한 그만이다. 민박이 있어 적은 인원이라면 더 좋을 것이다. 이 밖에 강촌과 인천월미도를 지나 낙조가 그만이 을왕리, 생태계 기행으로 태초의 신비를 체험할수 있는 인천석모도 갯벌도 추천할만하다. 1만2천평의 야산에 5월이면 연산홍이 만발하는 남양주 석화촌과 군작전지역이긴하나 백령도도 눈여겨볼만하다. ●강원권 사계절 어느곳 하나 그저 지나칠 수 없는 곳이 강원지역이다. 설악산아래를 시작으로 이어진 해수욕장, 유스호스텔 등 숙박시설과 경치마저 그만인 청평, 메밀꽃필무렵으로 유명한 평창, 래프팅으로 이름난 금당계곡, 한국자생식물원, 오대산 월정사 등 볼거리가 넘치는 곳이다. 모곡명사십리백사장이 내려 보이는 홍천군 MT캠프는 허준, 그 여자네 집 등 드라마 촬영지이기도하고 각종 래프팅과 민물고기도 시식할 수 있는 전문 MT시설이다. 횡성의 청태산자연휴양림, 삼척의 맹방해수욕장과 부근의 벚꽃터널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명소를 간직한 곳이다. 때문에 50명전후의 아담한 숙박시설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마음만 있다면 내키는 대로 갈 수 있는 곳이다. ●충청권 이 곳에서 빼놓을수 없는 장소가 계룡산이다. 대전, 공주, 논산 세 지역에 걸쳐있는 충남제일의 명산이자 불교, 유고, 무교 3교의 의식산신제가 열리는 이곳은 주변에 동학사주변 벚꽃과 갑사 등 고찰들도 있고 산장과 민박집 등 숙박시설이 좋아 널리 애용되는 곳이다. 기독교나 가톨릭단체의 MT라면 수천명의 순교자를 낳은 서산해미성지, 도로공사에서 운영하는 전주수목원은 규모도 크고 이용도 무료라 당일코스로 좋다. 이밖에도 청양의 작천계곡, 법주사를 품고 있는 속리산, 국내 유일의 해상공원인 태안해상국립공원과 56만평의 삼림욕장이 있는 태안휴양림, 아산외암리 민속마을, 5백여종의 허브에 관한 모든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국내 최대 허브농장이 있는 청원의 상수허브랜드 등 바다와 산 어느 곳을 선택해도 교통, 숙박의 어려움이 없다. ●전라권 산으로는 전북무주와 장수, 경남 거창, 함양에 걸쳐있는 덕유산이 있다. 봄철 덕유산은 철쭉꽃밭에서 해가 떠 철쭉 꽃밭에서 해가진다는 말처럼 아름다움과 넓은 산자락으로 흥에 취할 것이고 두 암봉이 나란히 솟은 신비의 마이산일대도 MT장소로 그만이다. 봄보단 가을이 어울리는 내장산과 4월이면 벚꽃축제 5월이면 갑오동학문화제가 열리는 정읍일대도 관심을 둘 곳이다. 서해안을 품고 있는 변산반도, 동백꽃에 어린 선운사, 보성의 녹차밭과 제암산자연휴양림, 순천의 낙안읍성이 있다. 아름드리 벚꽃이1.5km 펼쳐진 송광사, 아래로 3월이면 매화가 만발하는 땅끝마을인 해남, 섬진강변에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만발하는 광양청매실농원, 윤선도의 기상이 어린 보길도,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로 불리는 여수, 온천을 끼고 있는 화순 등 먹거리와 볼거리가 다양하다. ●경상권 역시 이곳은 지리산일대를 빼놓을 수가 없다. 백운동계곡과 대원사계곡 ,벚꽃이 한창인 하동 쌍계사주변은 숙박 및 교통이 자유로워 어디든 미리 예약만하면 후회하지 않는 명소다. 온천으로 유명한 부곡도 자주 가는 MT장소이며 또한 천년의 고도 경주를 넘길 수 없다. 경주야말로 다양한 숙박시설과 놀이공간이 상존해 최고의 MT장소이다. 안동은 선비의 고장답게 하회마을 민속촌 등이 주변경관과 함께 과거로의 회귀를 도와주고 태조왕건의 촬영장소도 있다. 국문학도들이 가볼만한 곳으로 영양이 있다. 청록파시인조지훈의 고향이며 시인 오일도의 생가, 당대의 소설가이문열의 고향이기도하다. 천문학도들이 눈여겨볼만한 곳으로 예천의 나일성천문관이 있다. 국내최초의 천문박물관이며 직접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지리산처럼 원시림과 계곡을 간직한 양산배냇골도 숙박시설이 많아 적극 추천할만 한 곳이다. 당일코스로는 너른 잔디와 동물원까지 겸비한 진주반송면의 경남수목원도 괜찮다. 조금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면 남녘 동백꽃을 볼수 있는 거제 동백섬, 조경천국인 외도, 거제 해금강이 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등대섬으로 불리우는 소매물도 놓치지 말아야 할것이다. ●제주권 한국의 나폴리인 제주도는 일단 배나 비행기를 이용해야하는 점 때문에 비용문제만 해결된다면 어디를 가든 발길 닿는 곳곳이 명소이다. 호텔, 콘도를 비롯해 민박 등 크고 작은 시설들이 한없이 있어 일단 숙박은 어렵지 않고 다소 비싸지만 해산물천국인 먹거리도 구미를 당긴다. 이곳은 숙박지만 잡으면 여러 곳을 여행하며 시간을 보내도 되는데 봄철 노란유채꽃과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하는 섭지코지는 요즈음 권하고 싶은곳이다. 들머리의 신양해변백사장, 언덕위 평원에 드리워진 유채밭, 풀을 뜯는 제주 조랑말, 해안절벽 등 제주의 아름다움을 한번에 만날 수 있다. 이외에 제주에 대한 소개는 너무나 유명해 의미가 없을듯하다 한반도 이남 어디든지 MT장소뿐만이 아니라 여행지이면 휴식처가 아닐 수 없다. 시골 구석 곳곳까지 잘 포장된 도로시설이며 물과 산이 있는 곳이면 다양한 숙박시설이 되어 있어 딱히 이곳이어야 한다고 추천하기조차 힘들다. 인원, 시간, 경제적인 여건 등 MT의 목적에 따라 차분히 결정해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 추억거리를 만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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