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사회 각계의 변화와 의식 개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사회적 공헌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상품 생산이나 이윤 창출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로 강조되고 있으나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기업에 대한 이해의 폭이 적거나 거리감을 느끼는 등 편차가 좀처럼 좁혀들지 않고 있다. 이는 최근 들어 기업들의 이미지가 경제성장의 과실만 수용한 채 적절한 분배 구조나 사회 환원에는 인색했다는 정서에 기인하지만 보다 적극적인 사회 참여와 동기 부여 등 기업 스스로의 자발적인 홍보 활동을 소홀히 한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최근 들어 기업 이미지나 PR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기업들 스스로 그들 기업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정체성을 확보하는데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은 대학생들이 현존하는 소비 고객이며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미래의 오피니언 리더로 성장할 세대이기 때문이다. 사실 기업 이미지나 PR 광고는 IMF로 회자되는 외환위기 사태를 맞아 급속히 줄어들었다. 특히 대학생을 주 독자로 하는 학보나 대학신문들은 비용절감과 대행사들의 매체 선별 적용 조치 등에 따라 매체 고유의 영향력이나 피드백 효과는 무시된 체 소외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사정은 특히 국내 주요 광고대행사가 미국계 대행사로 인수 합병되면서 기존에 강조되어오던 전통 방식의 기업 자체 PR이나 공익 광고가 자취를 감추고 상품 광고로 대변되는 마케팅 측면의 광고로 획일화되면서 심화되어왔다. 이는 상품이나 브랜드는 기억되지만 기업에 대한 인지도나 가치는 점차 젊은이들 사이에서 멀어지면서 기업과 대학 사이에 간극이 벌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기업 구조개혁의 여파로 진행된 대졸 신입사원 규모 감축 역시 기업들의 사회 공헌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재정의 상당부분을 기업 PR 광고에 의존해온 대학신문 가운데 일부가 발행 중단을 검토하는 등 대학 내 여론 형성 기구가 무너지고 있으며, 채용 단절은 기업이나 국가 측면에서도 최소한의 인재 벨트가 붕괴돼 산업 전반의 또 다른 부조화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지난해 월드컵과 촛불시위, 대선 기간으로 이어진 감성 세대들의 열광과 참여를 기억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개혁 정부로 대표되는 새 정부는 이들 감성 세대들의 열기와 의식 속에 흐르는 가치를 국정 전반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되며, 대기업의 강도 높은 구조 개혁과 사회적 공헌을 벌써부터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윤 창출의 극대화 기법을 전면에 내세운 기업들의 그간의 광고기법은 더 이상 시대가 요구하는 광고 방식이라고 보기 어렵다. 왜곡된 광고 시장의 질서를 바로 잡고 청년세대들에게 기업 본연의 사회적 가치와 이미지를 심어주는 내용의 광고 기법을 되살림으로써 젊은층에게 한발 다가서려는 기업들의 긍정적인 변화와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안성호(전국 대학신문 주간교수 협의회 회장 . 충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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