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학자겸 노드라인 베스트팔렌주의 정무차관인 미리암 멕켈은 몇 년전 독일의 가장 젊은 여교수로 임용되어 축하를 받았다. 유전공학 연구로 1995년 여성 노벨상 수상자가 된 크리스티안 뉘셀라인 폴하트 역시 사람들의 자랑거리이다. 그러나 독일에서 여자로서 교수가 되는 길은 여전히 힘들다. 최근 몇 년동안 많은 업적을 낸 여성에게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대학과 연구개발에서 여성 차별대우는 여전하며 학업과정의 단계가 올라갈수록 여성의 숫자는 급격히 감소한다. 현재 독일은 대학에 입학하는 여성의 수가 남성을 앞지르고 있다. 또 전체 박사 논문의 33%가 여성에 의해 쓰여지고 있다. 교수가 될 만한 자격이 있는 여성의 수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교수 자격 취득 지원자는 고작 18%에 불과하다. 이중 정식으로 임용된 여교수는 2001년 당시 15.2%였고, 현재는 오히려 줄어 새로 임용된 조교수까지 포함하여 대략 11%정도이다. 게다가 대학 내 영향력있는 자리일수록 여성의 수는 현저하게 줄어든다. 이러한 현상은 무엇보다도 대학내 구조적인 문제에서 온다. 대학이 남성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교수임명위원회에 소속된 여교수의 수는 터무니없이 적다. 또 자녀 양육 문제도 큰 걸림돌이다. 정해진 정년과 연구계획등으로 교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독일 대학에서 자녀 양육 때문에 휴직을 한다는 것은 아예 교수직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학자는 휴직기없이 정진해야만 한다는게 관례이기 때문이다. 과거 여성 학자로서 모범적인 선례가 부족한것도 여성이 신뢰받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독일 교육부(BMBF)는 대학에서 세미나 프레젠테이션, 멘토링프로그램운영등을 위한 보조금을 지원하여 능력있는 여성을 후원하는 식의 프로젝트를 통해 2005년까지 여교수의 수를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본 대학은 CEWS (Center of Excellence Women in Science)를 통해 주 전체에 걸쳐 협력,상담기관을 운영중이다. 박사과정중에 있는 여성은 자신의 데이터를 이곳에 등록할 수 있는데, CEWS는 독일과 유럽에서 전문가를 필요로 하거나 교수임용공고에 응시한 여성의 수가 적을 때 등록된 데이터를 상담 자료로 활용한다. 그밖에도 CEWS에서는 여성학자들의 희망 진로에 따라 적합한 세미나를 실시하고, 지원서 작성연습, 강연실습, 교수임용위원회에서 면접실습등 전반적인 임용과정을 지도한다. “여성들은 이 과정을 통해 교수가 연구, 강의외에도 대학정책이나 행정의 중요함을 명백히 인식하게 된다”고 프로젝트의 리더인 유타 달호프는 말한다. 관련 분야의 업적만으로는 교수가 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학술모임과 학술발표회등에서 강연을 통해 자신을 알리는것도 필요하다. 평판이나 명성을 얻어야만 임용위원회나 전공분야에서 인정을 받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보쿰대학에서 정치학과 여성문제 연구를 다루는 조교수 실야 하더스도 이 말에 동의한다. 그녀 또한 여성대학정치연합에서 유용한 정보들을 얻었으며 학술 강연등을 통해 이름이 알려지면서 교수로 입문할 수 있었다. 여성들은 박사과정을 시작하면서부터 전공 분야의 노하우, 직업적 위험성.남성들과의 경쟁등을 고려하여 스스로 교수가 될 것인지 명백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처음부터 아예 포기해야 한다. '모 아니면 도?의 원칙은 결국 경제에서보다 학문분야에서 특히 여성 교수에게 적용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해외통신원= 온현정 <독일 슈트트가르트 대학 전기공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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