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의 발발과 동시에 전세계 대학가에도 반전, 반미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0일 새벽 바그다드 외곽지역에 대한 미국의 공습이 개시되자마자, 미국은 물론 유럽, 아시아, 중동 등 각 지역의 주요도시 대학가에서도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일부 도시에서는 시위대 와 경찰간의 무력 충돌로 인해 참가자들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 가는 상황이 빚어졌다. 개전이후 최대 시위 인파가 몰린 곳은 그리스 수도 아테네. 지난 20일 아테네 미국 대사관 앞에서는 약 10만명의 학생들과 시민들이 집결, 성조기를 불태우며 미국의 전쟁야욕을 성토했다. 독일 베를린에서도 이날 6만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텍사스도 폭격하자. 거기에도 석유가 있다", "조지 W 히틀러"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알렉산더 광장부터 브란덴부르크 문을 거쳐 미국대사관 앞까지 행진했다. 그 동안 전쟁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프랑스의 대학과 주요도시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몇몇 도시에서는 시민들이 조기를 게양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프랑스의 한 반전 평화운동단체는 이번 주말에 약 3백50건의 시위를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영국 런던에서는 초등학생들까지 참가한 대규모 반전집회가 열렸으며 스페인 마드리드, 이탈리아 로마 등에서도 시민들이 미국 대사관 및 영사관 앞에 모여 부시 행정부의 전쟁야욕을 성토했다 . 호주의 시드니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공습 담화가 TV로 방송된지 불과 1시간 뒤 약 4만명의 학생과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전쟁 반대 및 호주군대의 이라크 파병 반대 구호 등을 외쳤다. 이밖에 이집트 카이로와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는 미대사관 앞에 집결한 시위대를 경찰이 물대포와 곤봉으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세계 곳곳의 이같은 반미시위에 대해 뉴욕타임스지는 20일자에서 "전쟁결과와 상관없이 미국은 이미 전세계 거리에서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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