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학생들은 3월 중순경에서 4월 중순에 걸쳐 약 10일 간의 봄 방학을 즐긴다. 이때 학생들은 마음이 맞는 친구나 연인들과 함께 자신들의 경제적 능력에 맞추어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여행이란 한국 대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다른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고 배우고자 떠나는 그런 여행이 아니라 정말 단순,무식(?)하게 즐기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한 미국인들에게 대학시절의 추억에 대해 물어 본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이 봄 방학(Spring Break)의 추억을 든다. 따가운 햇살 아래서 섹시한 비키니수영복을 입은 수 많은 젊은 남녀들이 같은 장소로 여행을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전혀 거리낌 없이 친구가 되어 그들의 봄방학을 즐긴다. 이는 미국의 명문대라고 하는 아이비 리그의 학생들부터 지역의 작은 커뮤니티 칼리지에 이르기 까지 미국 전 지역 학생들의 행사이며 미국의 MTV, BET 방송은 거의 한달 간에 걸쳐 대학생들의 봄 방학을 보도할 만큼 미국의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말 할 수 있다. 올해 대학생들이 가장 봄 방학을 보내고 싶어하는 지역으로는 미국내에서는 파나마 씨티 (Panama city)가, 해외에서는 칸쿤(Cancun)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플로리다의 데이토나 비치 혹은 마이아미등은 많은 학생들에게 꾸준히 인기 있는 지역이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대학생들의 봄 방학이 이 지역 경제 발전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평균 대학생 한명이 일주일간의 봄 방학을 보내기 위해 쓰는 경비는 1천~1천5백달러 정도로 항공사나 각 지역의 호텔 ,식당, 여행사등에게는 매우 중요한 고객이 되는 셈이다. 시기 적으로 여행 시즌이 아니므로 학생들은 보다 경제적으로 여행을 다녀 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뚜렷한 소득이 없는 학생들이 단지 술 마시고 춤추기 위해 쓰는 경비로는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고, 또한 여성들의 심한 노출과 성 문란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기 보다는 지역 경제 발전에 장애가 된다며 학생들에게 어떤 재제를 가하기는 커녕 지역 웹싸이트를 만들어 더 많은 학생들을 불러 모이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만약 한국의 대학생들이 동해의 바닷가에서 해마다 거의 벌거벗은 차림으로 밤새 춤을 추고, 술을 마신다면 우리의 지역사회의 반응은 어떠할지 궁금하다. 미국 해외통신원=김정진 <코넬대 한국어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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