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청 칼럼] 바람직한 대학평가
[이현청 칼럼] 바람직한 대학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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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4.1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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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청(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교육인적자원부 2003년 업무보고에서 고등교육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대학평가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그 동안 대학교육의 정책방향의 기조는 자율을 확대하고 책무성을 진작시키는데 중점을 두어왔다. 이러한 정책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이므로 평가기능을 강화하여 대학의 사회적 책무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신장하는 일은 필요하다 하겠다. 물론 세계 여러나라들도 대학평가 기능을 중요시 하여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이번 교육부 방안에 의하면 학문분야별 평가를 위한 민간평가 전문기관 인증제를 도입하고 대학재정지원사업 등에 대한 평가를 전담할 상설평가기구 설치를 추진하며 국내외 전문 컨설팅기구를 통한 대학자체 경영진단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평가의 중요성과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대학평가를 시행함에 있어서 간과해서는 아니될 일들이 있다. 무엇보다 평가의 목적과 대상에 따라 합당한 평가철학이 정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평가 철학은 평가인정제(accreditation)냐 혹은 자격증과 연관된 재자격화(relicensure)체제이냐 그렇지 않으면 장학적 경영진단형이나 전반적인 진단평가(evaluation)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대학전체 차원에서의 기관평가이냐 아니면 학문분야별 평가냐에 따라 그 철학을 달리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절차와 방법도 다양화되어야 하는 것은 말 할 나위가 없다. 두 번째로는 대학평가에서 절대 간과해서는 아니될 일이 대학의 자율성에 대한 존중이다. 한 마디로 대학개혁의 두 축은 자율성 신장과 책무성 제고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자율성과 책무성은 상호 대립적 관점이면서도 떼놓을래야 떼놓을 수 없는 상호보완적 관계이다. 책무성을 신장하기 위해서는 자율성부여가 중요하고 동시에 자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책무성이 전제되어야 하며 책무성이 우려되지 않을 정도의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때 자율성의 확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평가에 있어서도 대학 스스로의 자율적인 책무성 진작책으로서 평가가 필요한 것이지 정부의 통제책이나 관리차원에서의 평가는 바람직하다 볼 수 없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대학평가의 주체와 관련된 문제로서 정부가 주체가 되느냐 아니면 대학교육협의회와 같은 대학자율협의체가 되느냐 그것도 아니면 민간기구가 주체가 되느냐의 쟁점이 있을 수 있다. 세계적 추세를 보면 중국이나 유럽 일부 국가처럼 국립대학 위주로 대학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의 경우는 극히 드물게 국가가 평가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미국처럼 사립대학이 위주로 돼있는 국가는 대부분 대학자율기구에서 스스로 질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 경향이다. 따라서 정부주도 평가는 바람직하다 볼 수 없다. 대학평가의 목적은 자율성과 책무성을 동시에 신장시키는데 있다. 지금처럼 학생부족과 재정의 취약성 때문에 생존전략에 급급해야 하는 환경 속에서는 획일적인 정부주도의 평가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행․재정 지원 목적의 평가라 하지만 현재와 같은 평가 시스템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보여진다. 교육부의 인수위 보고시에도 2백60억원의 막대한 재정 투자를 하여 대학평가원을 설립하겠다는 안을 제시한바 있는데 이는 예산과 인력의 낭비라 생각된다. 오히려 그 투자 예산의 10분의 1만 가지고도 20여년간 평가를 해온 대학교육협의회의 전문성을 존중하면서도 정부의 정책의지를 담아 예산절감을 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기존의 중복된 평가를 탈피하고 예산을 절감하면서도 평가결과를 공유하는 대안이 바람직하다 생각된다. 우리나라도 현재 25개에 이르는 온갖 평가가 시행되고 있고 이 때문에 대학들은 평가증후군에 빠져있다는 사실과 일본 중국 등 세계의 9개 나라에서 대학교육협의회의 평가를 배워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아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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