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영 / 본지 논설위원, 포항공대 교수

우리나라에서는 1993년까지도 소위 종합대학의 장은 총장이라고 부르고 단과대학의 장은 학장이라고 불렀다. 그래서 단과대학들이 종합대학이 되기 위해서 학과를 세분화하고 억지로 3개이상의 단과대학을 만들어서 “대학교”가 되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아직도 종합대학(University)은 “대학”이라고 부르며 “대학교”라는 명칭은 “해상보안대학교”, “기상대학교”, “국립간호대학교”, “직업능력개발총합대학교”식으로 오히려 단과대학의 특성을 가진 학교들을 의미한다. 그리고 일본의 종합대학내에서는 단과대학을 문학부, 의학부, 공학부, 법학부등으로 부르고 있다. 여기서 학부는 영어의 Faculty, 독일어의 Fakultat의 번역이다. 미국에서는 College 라는 단어를 많이 쓰지만 영국에서는 Faculty를 사용하며 College 라는 단어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즉 캠브리지대학이나 옥스퍼드대학에는 30여개의 칼레지가 있는데 이것은 우리의 단과대학이 아니고 여러 가지 전공의 학생이 같이 생활하는 기숙사와 같은 제도이다. 그러나 기숙사의 기능외에 실제로 교육도 이루어지는데 강의형식이 아니고 교수(Fellow)와 학생간의 토론형식의 1:1 교육이다. 캠브리지나 옥스퍼드에 입학하려면 우선 칼레지에 입학이 되어야 한다. 교수도 칼레지와 유니버시티 양쪽에서 봉급을 받는다. 그리고 칼레지의 학장(Master)는 가족과 함께 칼레지에서 생활한다. 영국의 대학총장은 프레시덴트라고 하지 않고 Vice-Chancellor라고 부른다. Chancellor는 명예직으로서 졸업식때 학위를 수여한다. 예컨대 캠브리지대학의 Chancellor는 여왕의 남편 필립공이다. 최근 캠브리지대학의 한 칼레지학장을 총장으로 오해해서 교육부총리와 여러 대학 총장들이 그를 접견한 일도 있었다. 런던대학교에 속해 있는 칼레지는 미국의 칼레지와 비슷한데 그장은 Rector라고 부른다. 그리고 독일대학의 총장은 대부분 Rektor라고 부르고 일부대학에서는 프레지덴트라고 한다. Rektor는 반드시 교수라야 되지만 프레지덴트는 교수가 아닌 사람도 될 수 있다. 중국대학도 대학교라는 단어 대신 “대학”이라고 부르며 장은 교장(校長)이라고 부른다. 영국대학에서 Vice-Chancellor and Principal 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일본에서는 아직도 공식적으로는 총장이 아니고 “학장”이다. 동경대, 경도대 등 일부 대학에서만 관습적으로 총장이라고 부른다. 학사, 석사, 박사학위는 영미식이며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는 학사, 석사를 합해서 하나의 학위 즉 문과는 마기스터(Magister), 이공계는 디플롬(Diplom)이라는 학위가 있다. 이 학위를 받는데에는 평균 6년반이 걸리므로 대체로 영미제도의 석사학위와 동등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2차대전 이전의 독일대학에서는 마기스터나 디플롬학위도 없었고 대학의 유일한 학위가 박사학위였으므로 우수한 사람들은 21-23세에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었다. 러시아는 첫번째 학위가 디플롬인데 문과는 4년반, 이과는 5년반이 걸린다. 대학원의 첫번째 학위는 깐디다트(Candidate)라는 부르는데 보통 3년이 걸린다.따라서 러시아인들은 깐디다트가 미국의 박사학위(Ph.D)라고 주장한다. 북한에서는 깐디다트를 준박사라고 부른다. 깐디다트를 받은 후 10년가량 연구한 후 다시 논문이 통과되어야 박사(Doctor of Science)학위를 받을 수 있으며 정교수가 되려면 박사학위가 있어야 된다. 이와 같이 세계 여러나라는 총장의 명칭도 다르고 각기 독특한 학위제도를 가지고 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