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도올 김용옥 문화일보 기자가 쓴 '노 대통령, 당신은 통치를 포기하려는가'라는 시국진단을 통해 취임 1백일을 맞은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을 강도 높게 비판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칼럼에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새만금 간척사업, 경제위기 등에 대처하는 새 정부의 정책 오류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노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에 정면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특히 그는 최근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그대의 무개입은 나약한 회피요, 무능력의 표출이요, 비겁한 말바꿈이요, 당연한 의무의 포기다"라고 신랄하게 지적했다. 그는 또 "당신의 신상문제를 둘러싼 모든 논의도 결국 당신의 대통령됨이 미덥지 못한데서 생기는 보수파들의 흠잡기에 불과하다"며 "당신의 불명예스러운 종언은 노무현 개인의 종언이 아니라 우리나라 진보물결의 종언이다. 당신에게 크게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네티즌 공방> 이처럼 강도 높은 비판의 칼럼을 두고 네티즌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한 네티즌은 김용옥씨를 옹호하며 "대통령이 국민을 걱정해야지, 국민이 대통령을 걱정하고 있구나!"라고 일침을 가했다. 도올 김용옥은 휴머니스트이다. 그를 비판하는 사람은 전체를 보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라면 노 대통령을, 아니 한 인간을 꿰뚫는 지혜를 갖고 대통령을 비판했을 것이다. 일국의 대통령이 하는 말을 들어보라! 대통령이 국민을 걱정해야지, 국민이 대통령을 걱정하고 있구나! <국민이> 요즘 이슈화 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과감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당당한 지식인!! 당신에게 감동을 느낍니다. 당신이 진정한 민족주의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진언들이 제발 노대통령에게 상달되기를…제발~ 앞으로도 화이팅입니다. <맥파이73> 김용옥씨 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김용옥이 하는 말을 모든 사람들이 동감하는 것도 아니며, Neis문제처럼 모르거나 무태심한 사람도 태반일 거라 생각이 듭니다. 자기중심적이던 먹고살기 힘들어서든 여러 이유겠지요. 당신도 글의 표현이나 실수에 대해 꼬투리나 아니꼬운 비평은 듣기 싫으실 줄로 압니다. ''대통령 노릇 못 해먹겠다''는 말, 며칠전 대통령의 해명과 100일 브리핑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뭐, 대통령의 말로 적당하지도 않으나 언론인으로서 풍자와 매질로 삼으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 글을 쓰는 저도 좀 안타깝습니다. <비실명> 플라톤이 외면당한 대중정치 , 공자가 외면당한 대중정치를 우리의 한반도에서 한 번 실현해보도록 모든 국민들이 이 기회에 한 번 대통령을 사랑하고 밀어주면 어떨까? 미국의 패권주의적 세계화에 우리가 따라가며 희생될 것이 아니라, 소로우의 말처럼 가장 작은 정부를 사랑하여 최선의 정부를 이 땅에서 한 번 실현할 수는 없는가? 무엇 보다도 필자가 우려하는 바, 제발 우리의 언론이 좁은 동굴의 성역에서 황제의 잠을 스스로 일깨워 위험한 붓을 씻는 일이다. 그 붓으로 우리 모두의 고통을 밀어내는 진정한 개혁에 앞장서도록 간절히 빌어본다. <소금자> 선생이 새만금이나 NEIS를 이야기 하면서 어떤 불변의 원칙이 있듯이 경제도 경제의 원칙이 있습니다. 자신이 없으면 나서지 마십시오. 정 한국경제를 논하고 싶어시다면 한의학 공부하러 원광대에 가신 것처럼 어디 허름한 대학이라도 가서 연구 좀 하시기 바랍니다. <김동윤>
<김용옥칼럼전문 盧대통령,당신은 통치를 포기하려는가 국정이 흔들리고 있다. 민생이 풍전등화와도 같은 벼랑길로 치닫고 있다. 국가의 안위가 위협을 받고 있다. 이 땅의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배신감을 느끼며,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분노에 부르르 떨고 있다. 나같이 아무것도 아닌 범용의 인간들은 인내의 한계를 넘어 서고 있다. 모든 이권단체들은 사사로운 이익만을 주장하고, 모든 개인들은 자기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입달린 모든 사람들은 떠들어야 할 하등의 필요가 없는 이야기까지 다 떠들고 있다. 국가사직이 언어의 홍수속에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대통령 그대는 나에게 말했다. 내가 개입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민주혁명의 제1보라고! 그래서 나는 그대를 찬양했다. 무위(無爲)의 실천가라고. 그런데 무위(無爲)란 반드시 무불치(無不治, 다스려지지 아니함이 없다)를 전제로 한 것이다. 그대의 무개입은 나약한 회피요, 무능력의 표출이요, 비겁한 말바꿈이요, 당연한 의무의 포기다. 당신은 이 나라 국가의 원수다! 당신을 국민이 대통령으로 뽑은 것은 이 나라를 다스려달라고 그 통치의 권한을 위임한 것이다. 개입을 하지말고 청와대자리만 지키라고 뽑아준 것은 아니다. 그런데 당신은 개입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개입했다. 당신의 무개입은 말로만 한 무개입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당신의 무개입은 근원적으로 개입의 방식이 잘못된 것이다. 당신은 통치를 포기하고 있다. 국가를 우습게 알고 국민을 우롱하며 진실성이 의심스러운 말로 위기만을 모면하고 있다. 대통령노릇 못해먹겠다구? 우리도 이제 국민노릇 못해먹겠다. 당신은 정말 대통령노릇 못해먹을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순진을 가장한 미소속에 당신의 양심이 썩어가고 있는 것이다. 오죽하면 나 도올이 이런 말을 하리오? 당신의 양심이란 한 순간의 나태도 허용할 수 없는 우국(憂國)·치국(治國)의 양심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당신은 너무 안일하게 웃고 있다. 너무 안일하게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네이스(NEIS), 무엇이 문제인가? 네이스는 근원적으로 이권단체간에 협의되어야 할 전략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교육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원칙에 관한 문제요, 교육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철학에 관한 문제다. 그것은 국가정책의 효율·비효율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국가를 구성하는 국민 개개인의 인권에 관한 문제다. 어떻게 학교내의 정보가 학교담장 밖으로 흘러나갈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수시로 변하는 한 인간의 성장과정의 정보가 그 인간의 성격을 규정하는 국가정보로서 고착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국민 개개인의 신상정보 일체를 국가가 그 개개인 당사자의 동의 없이 다 긁어모을 수가 있단 말인가? 어떻게 이런 나라에서 우리가 살 수 있단 말인가? 죠지 오웰의 ‘1984’라도 만들 생각인가? 이것은 위헌(違憲)이요, 위법(違法)이요, 위정(違政)이요, 위약(違約)이요, 위속(違俗)이다. 네이스는 본시 DJ정권이 IT강국, 전자정부를 표방하면서, 효율성의 논리를 교육분야에 그릇 확대한데서 생겨난 어리석은 몇몇 인간들의 발상의 오류에 불과한 미숙한 정책의 소산이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러한 미숙한 정책의 오류를 청산할 참여정부의 당당한 명분을 걸머쥐고 있는 사람이다. 해커들에게 씨에스(CS)보다 네이스가 더 안전하다구? 웃기지 마라! 해커들은 펜타곤 전산망도 다 뚫는다. 정보를 집중시킬수록 해커들의 농간의 표적이 된다는 것은 삼척동자의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네이스는 본시 국민들에게 설득해야할 문제가 아니었다. 국민들은 네이스가 뭔 얘기인지도 몰랐다. 그리고 국민들은 지금도 네이스가 뭔지를 모른다. 네이스를 반대하는 사람이나 찬성하는 사람이나 네이스가 무엇인지를 모른다. 오직 반대를 위한 반대, 찬성을 위한 찬성만 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스의 본질과 무관한 이권단체간의 쌈박질로 변질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네이스는 전교조의 문제도 아니요, 교총의 문제도 아니다. 그것은 인권의 문제며 상식의 문제며 결단의 문제며 실천의 문제다. 왈가왈부할 하등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문제다. 그것이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없도록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권한의 소유자가 곧 당신 노무현대통령이다. 그런데 당신은 무개입과 타협을 말하고 책임을 회피하면서, “성질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둥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을 어찌 이 나라의 통치자라 말할 수 있으리오? 당신은 말하리라. “나는 통치자가 아니오.” 그러면 나 도올은 말하리라. “당장 대통령을 때려치우시오!” 네이스가 실현되면 우리나라 교육은 철저히 비인간화되어 갈 수밖에 없다. 효율성이란 미명아래, 정보의 민주화라는 구실아래 선생과 학생간의 인간적 유대감이 상실되고, 부모와 학생간에 사찰의 대적적 관계만 증대된다. 교육을 받는자가 크게 성장할 수 있으려면, 교육정보가 감추어져 있는 부분이 있어야만 자율적 영역이 확보되고 개체적 성찰의 깊이가 생겨나고 어린시절의 사적인 로맨스가 보장되는 것이다. 네이스는 이러한 모든 교육적 질감을 파괴하는 획일주의의 소산이다. 네이스철회를 반대한다구? 그것도 며칠일 뿐이다. 바로 반대를 일삼는 그자들이 네이스시행을 반대했던 인간들이 아닌가? 교총도, 교육부관계자도, 한나라당도 모두 처음에는 네이스시행을 반대했던 사람들이었다. 정말 웃기는 얘기다. 정말 무엇이 이 시대의 정치인가? 네이스의 시행여부는 이렇게 되나 저렇게 되나 국가사직의 존립이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SK글로벌의 청산으로 인한 SK그룹의 해체는 당장 국가사직의 존립이 문제되는 사건이다. 네이스시행은 강행하면서 SK는 해체시킨다? 군자(君子)는 무본(務本)이요,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이라, 국가대계의 근본이 바르게 서질 않고 있는 것이다. DJ정권은 대우를 죽였다. 이제 노무현정권은 현대를 죽이고, SK를 죽이겠다는 것인가? 과연 대우는 그렇게 청산됐어야만 했고, 동아건설의 리비아대수로공사는 그렇게 끝났어야만 하는가? 그것이 최선이었나? 무엇이 민주인가?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로다! 진보의 명분도 확보 못하고 보수의 기강도 잡지 못하는 사람이 무슨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가? 이기호 전수석을 체포한다니 이게 도대체 뭔 짓인가? 그걸 뭐 대단한 특검의 성과라구 자랑스럽게 발표를 하구 앉어있나? 아니 개인의 문제가 아닌, 관료로서 그 직분에서 결단되어질 수밖에 없었던 정책상의 결정을 사법처리의 대상으로 삼다니? 그렇다면 이 나라의 어떤 놈이 관료노릇 해먹겠나? 정권이 끝나고 나면 다 깜빵에 갈 뿐인 자리에 어느 미친 놈이 앉으려할까? 이게 뭔 정치인가? 이게 뭔 민주인가? 이게 뭔 특검인가? 도대체 특검이 밝힌게 뭐냐? 북한에 5억달러 보냈다는 것은 DJ가 이미 스스로 자기 입으로 다 밝힌 것이다. 그것 외에 도대체 특검이 더 밝힌 것이 뭐냐? 이제 대북송금문제는 현대를 치면 재계가 흔들리게 생겼으니까 특검이 고작하려는 짓이 5억달러송금이 현대와 무관한 정상회담 대가라는 것으로 휘몰고 있는 것이다. 아니 5억달러 송금이 정상회담에 도움을 준 사건이라는 것을 이땅에 모르는 놈이 어디있나? 이제와서 어떻게 그것이 사법적 정죄의 대상이 된단 말인가? 김정일위원장이 5억달러에 몸팔아서 정상회담에 응했다고 몰아친들 우리가 지금 얻을 것이 무엇인가? DJ가 남북화해무드로 노벨상 타먹었다 한들 그것이 도대체 뭐가 그렇게 나쁜 일인가? 정상회담이 도대체 우리사회에 무슨 해악을 끼쳤나? DJ가 노벨상탄게 뭐가 그렇게 배아플 일인가? 모든 국민이 박수치면서 즐거워했던 일이고, 군사적 적대 관계가 완화되고 정보의 소통이 이루어지며 민간경제교류가 시작되었던 그 좋은 역사의 실마리를 이제와서 우리가 전면 거부하는 것만이 법의 질서인가? 특검의 정의인가? 헌법정신의 실현인가? 이따위 개똥의 정치가 어디있단 말인가? 생각해보라! 세계사의 모든 획기적 정상회담이 물밑거래가 없이 이루어진 것이 어디있나? 레이건이 교황에게 무릎꿇고, 폴란드의 바웬사를 민주의 투사로 만들어 동구를 개방시키고, 고르바쵸프를 세기적 영웅으로 띄워 소비에트를 붕괴시킨 그 음모에 도대체 몇천억달러의 음모자금이 횡령되었는줄 아는가? 이러한 미·소정상회담의 배경을 CIA가 다 밝혀 그 정상들을 다 사법처리하겠다는 식의 미친짓이 도대체 왜 이 나라의 법질서로서, 사회정의로서 통용되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우민의 우롱의 장본인이 누구냐? 그대 노무현이 아니고 누구냐? 나는 한나라당에서 특검을 입법한 자들로부터 직접 들었다. 특검법은 본시 내치라고 던진 공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리석게도 노무현은 한 명 빼놓고 다 반대하는 각료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 문제는 이 정치9단에게 맡겨두십시오.” 그리고 특검수용을 발표했다. 웃기는 이야기다. 특검수용? 그대는 국가의 대계를 우선한 것이 아니라 당내의 구주류를 물리치기 위한 정략적 수단으로 특검을 활용한 것이다. 당신에게는 전술만 있었고 전략이 없었다. 이로써 당신의 정치는 첫단추부터 잘못 끼워지기 시작했고, 한나라당은 예상치 못한 부담을 떠안게 되었고, 당내의 분열은 심화되었고, DJ정권시절로부터 흘러내려오던 진보의 물결은 타격을 입게되었고, 최종적으로 중요한 사실은 국가사직이 뒤흔들리고 국민이 불필요한 잡음과 모순속에서 심기불편한 나날을 살게되었던 것이다. 당신의 결단 하나로 먼 옛날의 망각의 이야기가 되어버렸을 대북송금, 그리고 금강산관광개발과 개성공단의 건설적 이야기들이 꽃을 피웠을 그 역사의 고비를 당신은 “정치9단”이라는 자만심 하나로 뭉개버린 것이다. 정치9단이라구? 우리 국민들은 이제 당신을 정치9급으로도 생각지 않소.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정확히 알고 배우시오. 새만금은 또 어떠한가? 그토록 목의 핏줄이 터지도록 외치고 또 외쳤건만, 당신은 콧방귀도 뀌지 않고 있다. 진보를 외치는 민주당 신주류조차도 새만금문제는 갯벌을 살리느냐 죽이느냐는 문제가 아니라, 방조제를 막은 후에 그 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공식발표를 서슴지 않고 있다. 새만금 역시 농기공과 토목업자들의 이권때문에 속임을 당한 전북도민들의 눈치를 봐야 할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차원을 초월한 범지구적 생명의 문제며, 우리 자연환경의 정당한 권리에 관한 문제며, 민족의 구원한 앞날을 설계하는 경제적 원칙의 문제며, 우리나라 뷰로크라시의 폐해를 광정하는 전범의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도 이 나라의 치자들은 수경스님과 문규현신부의 삼보일배를 안일한 눈으로 구경만 하고 있다. 그들이 삼보일배마다 대지의 아픔을 느끼는 그 피끓는 가슴의 아픔을 그냥 방관만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 역시 무개입, 방관, 타협통한 갈등해소의 문제가 전혀 아니다. 그것은 오직 노무현 당신의 결단을 기다리는 문제인 것이다. DJ! 당신이야말로 새만금의 오류를 시작한 장본인! 전북도민을 사랑하는 애틋한 마음에서 기시(起始)한 대업이라 할지라도 그 계산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을 지금이라도 밝혀야 한다. DJ! 당신이 이 나라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선업은 새만금 갯벌을 살리는 일이다. 새만금 갯벌을 살리면서도 얼마든지 전북도민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 대안이 있는 마당에 왜 그릇된 타성의 지속을 방관하는가? DJ! 입을 여시오! 새만금에 관한 반성의 정론을 일깨우시오! 수경스님과 문규현신부의 삼보일배가 끝난다고 이 문제가 끝날 줄 아는가? 나 도올은 수경스님과 문규현신부와 함께 새만금 갯벌에서 죽으리라! 나는 그 속에 사는 억조 생명들과 함께 기쁘게 죽으리라! 전북도민들이여! 우리 세사람의 시신을 갯벌에 묻고 그 위에 그대들의 저주스러운 유위(有爲)를 건설하시오. 기꺼이 그 교훈의 밑거름이 되어 주리다.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네이스! 특검! 새만금! 이 모든 것이 뚜렷한 진보와 개혁의 명분이다. 이것은 도무지 토론의 대상이 되어서는 아니되는 정언명령이다. 민주정치란 필연적으로 독재의 요소를 포섭한다. 민주적 게임의 명심판은 양 팀의 항의가 거셀 적에도 하루 속히 판결을 내려 게임이 진행되도록 하는 사람이다. 그 판결에는 항상 자의적 요소가 포함되며 반드시 한 편의 울분이 있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진행되는 다음의 게임을 위하여 우리는 그 울분을 잊는다. 심판이란 게임의 건설적이고 아름다운 진행을 위하여 순간의 독재와 자의적 판단의 권한을 무조건적으로 부여받은 사람이다. 그 심판이 명심판이었나 하는 것은 부분적 사건의 합법성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 게임의 완성도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노무현 당신은 심판의 업무를 포기하고, 필드에서 양편의 선수들이 항의소동을 벌이고 있는 것을 방관하면서 게임의 지연을 방치하고 관객들의 빈축을 사고 있는 그러한 정치를 무위(無爲)의 정치로, 타협의 정치로, 민주의 정치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새만금, 특검, 남북문제, 네이스, 이러한 문제는 진보의 명분이며 바로 그러한 명분때문에 당신은 대통령이 된 것이다. 그런데 그 소이연(所以然)을 당신이 배반하고 있는 것이다. SK, 현대, 노사문제, 대기업의 문제에 관하여 당신은 보수의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 대기업을 우습게 봐서는 아니된다. 지금 우리나라는 대기업때문에 살고 있는 나라다. 그들의 외화벌이에 의존하여 국력(國力)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기업은 내재적 모순도 물론 다 청산된 것은 아니지만 과거 개발독재시대의 정경유착과 노동착취의 망령에 아직도 시달리고 있다. 그들의 모순은 곧 우리사회의 구조적 모순이며, 이러한 구조적 모순은 우리사회의 합리화와 더불어 자연적으로 합리화되어가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이러한 합리화과정을 과거의 망령에 대한 보복의 방편으로 일시에 농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당분간 그들의 공과는 뒤로 미루고, 무조건 대기업들이 안심하고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하고 무엇보다도 그들의 경제활동에 대한 도덕적 프라이드를 확보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노사문제도 이미 사(使)는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노(勞)의 요구가 거시적인 합리성의 기반을 확립할 때까지 정치적 논리를 개입시키지 말아야 한다. 노동부는 노동자의 편에 서는 것이 당연하다고, 화물연대의 주장을 옹호한 권기홍노동장관의 발언도 그 맥락이 바르게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노동부는 어느 누구의 편에 서도 되지 않는다. 오로지 이 나라의 경제를 살리는 대의의 입장에서 엄정한 심판의 잣대를 고집했어야 한다. 우리사회의 본질적인 부조리를 개선하되 이권의 급급함에 타협하는 정부가 되어서는 아니되는 것이다. 대기업을 살려야 한다. 그들에게 경제활동의 유리한 조건을 최대한 확보해주어야 한다. SK글로벌을 살리고, SK그룹의 해체를 막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현금의 형편에서 그룹의 해체는 국가경쟁력의 저하만 초래할 뿐이다. 이러한 나의 논의는 매우 보수적으로 들릴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정략적으로 본말의 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국제환경은 매순간 우리에게 “투비 오아 낫 투비”(To be, or not to be)라는 햄릿의 독백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보수의 기강과 더불어 우리는 확고한 진보의 명분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말들을 나 도올이 했다고 해서 코웃음치고 마는 자존심을 세울 수도 있다. 그러나 노무현! 당신은 경호원 무술시범을 보고 나서야 당신의 몸의 소중함을 깨달았고 그제서야 새우처럼 납작 엎드리겠다고 했다. 내말은 도올 나 개인의 말이 아니다. 이 땅의 뜻을 모은 지사의 말이요, 뭇백성의 우국의 항변이다. 내말에 엎드리라는 것은 아니다. 당신의 가슴속에 너울치는 진리의 소리에 새우처럼, 아니 가자미처럼 납작 엎드려라! 이 진리의 소리를 듣지 아니한다면 이제 ‘하야의 함성’밖에는 남을 것이 없다. 이러한 나의 애틋한 외침이 이 사회의 물의가 된다면 나는 기꺼이 붓을 던지고 초야로 돌아갈 것이다. 우리는 지금 당신을 대통령으로 모실려고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그대는 애써 대통령됨을 거부하는 짓만을 골라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당신은 깊게 뉘우치고 대통령이 무엇인가를 하루속히 새롭게 배워야 한다. 당신의 신상문제를 둘러싼 모든 논의도 결국 당신의 대통령됨이 미덥지 못한데서 생기는 보수파들의 흠잡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런 사소한 이야기들이 ‘워터게이트’가 될 수가 있다. 당신의 불명예스러운 종언은 노무현 개인의 종언이 아니라 우리나라 진보물결의 종언이다. 당신에게 크게 책임이 있다. 그리고 명심해 주기 바란다. 노무현 그대를 끝까지 지켜줄 것은 진보도 아니요 보수도 아니다. 그대 측근의 참모도 아니요 돈많은 기업인들도 아니다. 소리없는 나, 무관의 나 도올과 같은 보통사람들의 양심의 항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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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4 2003-06-00 00:00:00
취임100일을 보낸 노무현대통령에게 연민의 정을 보냅니다. 님을 뽑아준 유권자들과 진보지식인, 다수의 국민들은 아직도 님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구태를 딛고 남은 임기동안 국민을 위하고,국익에 우선하며,국가장래에 초석이 되도록 노력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보통사람3 2003-06-00 00:00:00
지난번 잡초론 또한 해서는 안될 말이지요. 민주사회에서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고 충돌하는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것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위치에 있어야 할 님께서 잡초와 익초를 이분법으로 구분한다면 국론은 분열되고 혼란을 자초하는것이겠지요
보통사람2 2003-06-00 00:00:00
대통령의 말 실수는 그렇다 치더라도 특정언론과의 불편한 관계를 스스로 드러내는것은 잘못된 언론관을 가지고 있지않나하는 우려가 듭니다. 조중동으로 일컬어지는 수구보수언론의 폐해가 없는것은 아니지만 언론의 속성상 권력의 견제와 감시라는 의무를 독자들인 국민으
보통사람1 2003-06-00 00:00:00
나는 도올의 생각에 적극 공감합니다. 무릇 대통령이란 민생을 챙기고 국익과 국가의 장래를 위해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시대의 요구는 진보와 개혁을 요구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안정과 정책적신뢰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간 대통령의 발언을 통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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