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영 / 포항공대 교수, 본지 논설위원

프랑스의 고등교육제도는 우리와 달리 두가지 형태를 가지고 있다. 즉 고등학교를 마치고 졸업시험이라고 할 수 있는 바깔로레아 (Baccalaureat)시험에 합격하면 누구나 갈 수 있는 대학(Universites)이 87개가 있고 다시 2년간의 그랑제꼴(Grandes Ecoles) 예비반(CPGE)을 거친 후 경쟁시험에 합격해야 갈 수 있는 그랑제꼴이 있다. 대학에서는 2년동안 진행되는 1기과정이 있는데 문학 및 예술, 인문학, 과학, 행정학, 수학, 법학, 경제학, 신학, 체육학 등을 공부하고 시험에 합격하면 DEUG(Diplome d'études Universitaires générales)학위를 받는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교양과정을 마친 것인데 탈락율이 60%에 달한다. 즉 입학은 쉬워도 졸업은 어려운 것이다. DEUG외에 대학과학기술교육학위 DEUST (Diplôme d'Etudes Universitaires Scientifiques et Techniques) 과정이 있는데 이것은 2년간의 전문직업교육을 뜻한다. 공학계열 전문대과정은 IUT(Institut Universitaires 여 Technologie)라고 부르며 학위명은 대학기술교육학위(DUT)라고 부른다. 2기과정도 2년인데 1년을 마치면 리쌍스(licence), 2년을 마치면 매트리즈(maîtrise)학위를 받는다. 프랑스에서는 리쌍스를 영미의 학사학위, 매트리즈를 석사학위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리쌍스만 있으면 교사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공무원시험에도 응시할 수 있다. 리쌍스과정의 탈락율은 약 20%이다. 2기과정에는 이것외에 과학기술석사 MST, 경영학석사 MSG, 경영전산학석사 MIAGE 등이 있다. 3기과정은 우리의 대학원에 해당되는데 고등전문연구학위과정 DESS와 박사과정이 있다. 박사과정에서 최소 1년의 수업과정후 박사준비과정수료증 DEA(Diplôme d'études approfondies)을 받는다. 연간 박사학위 취득자는 약 1만명이다. 파리 7대학교의 의대에는 약 6천명의 학생이 있으나 도중 탈락율이 높아서 졸업생은 연간 3백여명밖에 안된다. 일반대학과 달리 그랑제꼴의 교육기간은 3년이다.그러나 CPGE 2년을 합하면 5년인 셈이다. 공학계열 그랑제꼴이 238개, 상경계열이 230개, 고등사범학교(Ecoles normales Supérieures)가 4개, 건축학교 24개, 예술학교 225개, 보건학교 641개, 법률행정학교 44개, 신문방송학교 11개, 수의학교 4개등 많다. 그러나 이 많은 그랑제꼴이 모두 유명한 것은 아니고 대학교수와 학자를 배출하는 고등사범학교, 국립행정학교 ENA (Ecole Nationale D'Administration), 에꼴폴리테크닉 (Ecole Polytechniques), 도로교량학교(Ecole des ponts et chaussées), 광업학교(Ecole des mines), 고등사회과학연구학교 EHESS (Ecoles des hautes etudes en Sciences Sociales)와 정치학교(Institut d'etudes politiques) 등이 초일류대학들이다. 대통령과 총리등은 ENA 출신이 많고 과학자와 공학자는 에꼴폴리테크닉 출신이 많다. 토목분야에서는 도로교량학교가 최고이고 광산분야는 광업학교가 으뜸이다. 특히 에꼴폴리테크닉은 국방부소속으로 매년 3백명을 뽑고 1년간은 프랑스군 소위로 복무해서 지도력을 기른 후 학교에 돌아와서 소위봉급을 받으면서 2년간 더 공부한다. 1794년에 설립된 이 대학에는 박사과정도 설치되어 있고 프랑스 국경일때 쌍제리제거리를 군인들이 행진할 때 제일 앞에 서는 학교가 에꼴폴리테크닉이다. 교장은 현역 육군준장이다. 그리고 이 학교에서는 지스칼데스탱대통령을 포함해서 3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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