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바퀴열풍’- 롤키
인류가 ‘바퀴’를 발명하면서부터 인간에게는 잊고 지내온 질주본능이 다시 생겨났다.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등이 인간의 생활반경을 넓혀준 교통수단으로 자리를 잡았다면, 최근 갈수록 늘고 있는 ‘바퀴달린 물건’들의 등장은 여가선용의 도구로 각광받고 있다. 킥보드, 인라인스케이트에 이어 바퀴달린 운동화가 유행하더니 최근엔 바퀴달린 썰매가 등장해 유행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동그라미가 주는 즐거움이 새로운 ‘탈것’들을 계속 생산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몇해 전만해도 스키는 겨울에만 가능했던 계절스포츠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사계절 스키를 타고 싶다는 욕망은 바퀴달린 스노우보드를 개발해 냈고, 한단계 더 나아가 얼음위에서나 가능했던 썰매가 대도시 아스팔트에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일명 ‘롤키’로 불리는 바퀴달린 썰매는 순수 국내기술로 만들어진 아이디어제품이다. 어릴적 얼음 위를 지치던 외날썰매에서 착안해 보드에 바퀴 2개를 일렬로 장착하고 스키막대 같은 폴을 이용해 속도를 낼 수 있게 한 신종 레포츠 도구이다.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3단폴을 이용해 앉아서 타면 외날썰매처럼, 서서 타면 스키처럼 기분을 낼 수 있어 새로운 바퀴달린 명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4월 첫선을 보인 롤키는 처음엔 인라인스케이트에 밀려 널리 알려지지 않다가 월드컵 이후 급속도로 확산됐다. 상암월드컵구장 옆 평화의공원이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의 명소로 부상하면서 차츰차츰 롤키의 존재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초기에 3~4개 동호회 2백여명에 불과했던 롤키 인구는 날이 갈수록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다른 도구들에 비해 다이어트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젊은층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또한 어린이들에게는 균형감각과 반사신경을 키워주며, 다른 도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적은 것도 인기확산의 한 요인이다. 구입가격은 보드와 3단접이식 폴 2개로 구성된 세트가 12만원~14만원선. 타는 요령은 스키와 스노우보드 동작을 연상하면 쉽게 배울 수 있다. 처음엔 롤키보드에 올라 두개의 폴을 이용해 양쪽 균형을 잡는 것부터 시작한다. 균형 잡기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좌우로 기울기를 시도한다. 좌우로 허리를 비틀면서 조금씩 다리에 힘을 주어 전진하다보면 서서히 감이 잡힌다. 초보자일 경우 1시간정도 땀을 흘리면 롤키의 진행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다음단계로 폴을 놓고 롤키보드만으로 움직여 본다. 허리를 좌우로 비틀면 롤키는 물고기처럼 유연하게 흔들대며 조금씩 전진한다. 트위스트 동작이 익숙해지면 신기하게도 롤키는 오르막 경사에서도 지그재그로 잘도 오른다. 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주말레저를 찾다가 롤키 마니아가 된 함용주(33·은행원)씨는 “일반적으로 3시간 정도 배우면 기본적인 주행은 할 수 있고, 3개월 정도면 회전, 숏턴 등 기본적인 기술은 무난히 구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하루 4시간씩 한달을 꾸준히 탔더니 90kg에 육박하던 몸무게가 8kg이나 감량됐다”며 롤키의 다이어트효과도 알려준다. 실제로 롤키를 타다보면 장딴지와 허리는 물론 폴을 사용할 때 팔 등 전신근육의 힘을 쏟아야 하므로 운동량이 월등하게 많아진다. 롤키는 길이 54cm의 알루미늄 재질 보드에 앞바퀴가 안쪽으로 15도 정도 각도가 기울게 장착돼 있어 사람의 힘 조절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따라서 자신의 힘만으로 속도가 조절되고 제동할 수 있기 때문에 과속의 염려가 없어 불의의 충돌이 없는 한 안전한 편이다. 반면에 과속이 없는 만큼 어지간한 실력이 아니면 점프나 다운힐 등의 고난도 기술을 구사하는 게 어려워 속도와 기술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겐 단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은 단체게임으로 충분히 만회가 가능하다. 앞으로 툭 튀어나온 보드의 헤드를 이용해 축구를 할 수 있고, 폴 대신 하키 스틱을 이용해 하키도 즐길 수 있다. 매주 일요일이면 올림픽공원 등지에서 롤키를 타고 크로스컨트리를 하는 동호인들의 모습도 목격할 수 있다. 바퀴를 이용한 여가거리는 당분간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형, 등장할 전망이다. 중세의 커다란 시계탑이 괘종시계, 탁상시계를 거쳐 손목시계로 발전했듯, 바퀴 역시 그 같은 진화의 궤적을 밟고 있는 듯 하다. 튼튼한 두 다리로 스피드를 즐기는 데 바퀴만큼 어울리는 것은 없어 보인다. 더구나 우리가 사는 주변에 깔려 있는 아스팔트는 다른 시설의 확충 없이도 이미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장소에 구애됨 없이 즐길 수 있는 여건은 갖춰진 셈이다. 올여름엔 잊었던 질주본능을 끄집어내 도심을 질주하며 더위를 식혀보는 피서를 해 보자. 재미있는 바퀴의 세계에 한번쯤 푹 빠져보길 권한다. 수중산책 - 스노클링
벌써 여름의 문턱을 훨씬 넘어선 듯한 날씨다. 6월의 햇볕은 봄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따갑기 그지없어 연일 30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몸은 벌써 바다로 뛰어들고픈 충동을 느끼는 때다. 온몸을 물속에 담그고 물살의 움직임에 몸을 맡기는 건 상상만으로도 시원하다. 조금만 머리를 돌려보면 그런 상상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이 가까이에 있다. 스노클링은 간단한 장비만으로 상상에만 그쳤던 물속산책을 가능하게 하는 레포츠다. 오리발, 숨대롱으로 불리는 스노클, 물안경을 착용한 채 수심 5미터 안팎의 얕은 곳에서 잠영을 즐기는 것이 바로 스노클링이다. 스노클을 이용해 호흡을 하기 때문에 이렇게 불리는데 한편에서는 스킨다이빙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수영실력이나 연령, 체력 등에 그다지 구애받지 않고 간단한 장비만으로 즐길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스노클링은 특별한 규칙 없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잠수를 하거나 유영을 해 바닷속을 관찰하며 즐기는 레포츠다. 보다 나은 활용을 위해 몇가지 방법을 소개하면, 우선 짝잠수라는 것이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야외에서 산책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여럿이 함께 물속을 거닐거나 잠수하는 것이다. 특히 물속을 걸을 때 느끼는 불안감이나, 만약의 위험을 위해 둘 이상 짝을 지어 같이 즐기면 그러한 부담감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나눌 수가 있다. 다음으로 아직 수면잠수에 익숙지 않거나 잠수에 고통을 느낀다든지 하는 사람은 수면유영만을 즐기는 것도 괜찮다. 2미터가 넘지 않는 얕은 수심을 찾아 물속을 걸으며 수면위에서 물속을 관찰하는 방법이다. 다만, 햇살이 강하다면 피부보호를 위한 티셔츠류를 착용하는 편이 좋다. 좀 더 즐거움을 배가시키려면 물고기에게 먹이를 준다던지 수중 사진촬영을 하는 등 나름대로 물속에서 할 수 있는 ‘꺼리’를 고안해 내면 지루하지 않게 수중산책을 즐길 수 있다. 스노클링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레포츠다. 가족이나 친구끼리 어울려 바다나 강을 찾아 최소한의 장비만으로 쉽게 더위를 피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어디서나 마음에 드는 장소를 발견하면 바로 물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의 해수욕장이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도 스노클링을 하기에 유리한 조건이다. 서해보단 시야확보가 잘 되는 동해나 남해를 선택하는 게 좋으며, 한편으로는 수영장에서 운동삼아 스노클링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의 하나다. 물살을 가르며 달린다 - 제트스키
한여름 바다나 강에서 펼쳐지는 풍경 중 보는 이의 가슴마저 시원하게 해주는 레포츠 중에 으뜸은 단연 제트스키를 꼽을 수 있다. 물위를 쏜살같이 달리며 파도를 일으키는 광경은 한순간에 더위를 날려 보내기에 충분하다. 우리나라에 제트스키가 처음 소개된 것은 80년대 중반으로 88올림픽 이후 제트스키를 즐기는 인구는 급격히 늘어났다. 지금까지도 그 인기는 식을 줄 몰라 제트스키를 직접 구입해 즐기는 수준까지 그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제트스키는 1인승과 2인승이 있다. 2인승은 스릴이나 속도감에서 1인승보단 뒤떨어지지만 안전감이 앞서고 쉽게 배울 수 있어 연인들이 즐겨 찾는다. 제트스키를 즐기려면 우선 크게 4가지 기본기를 익혀야 한다.
출발, 직선승선, 조정, 균형의 기본기를 익히면 다루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오토바이와 같이 좌우의 핸들을 조정해 방향을 잡고, 가속과 제동을 걸 수 있다. 또한 키를 꽂은 채로 빨간색 버튼을 누르면 바로 정지하게 돼 있어 보기와는 달리 안전장치가 잘 돼 있다. 조작법은 1시간 정도면 습득할 수 있지만 충분히 숙달이 되기 전에 과속은 금물이다. 두 다리로 몸의 균형을 잡고 두 팔로 물보라를 헤치며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체력이 뒷받침돼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레포츠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해수욕장이나 청평호, 속초 영랑호, 춘천 중도 등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습 및 대여를 하고 있다. 가격은 5~6만원 정도이며, 조정술습득, 수상안전신호습득, 20여분간의 제트스키체험으로 이뤄진다. 워낙에 제트스키를 즐기려는 사람이 많아 7, 8월 한여름보다는 상대적으로 인파가 덜 몰리는 이맘때가 그나마 여유 있게 즐기기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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