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사업회계는 62%만 밝혀 형식에 그쳐

올해부터 교육인적자원부가 사립대학 예·결산 공개 범위를 확대한 가운데, 대부분의 사립대학이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예·결산을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구체적인 부분에 들어가면 아직까지 부족한 부분이 많아 교육부와 해당 대학이 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올해부터 사립대학이 예·결산을 공개할 때 법인 및 학교회계를 포함해, 지난해까지 자율사항이던 수익사업과 병원회계까지 의무 공개하도록 했다. 공개 범위는 기존의 관·항 외에 ‘목’까지 확대했으며, 공개방법으로는 대학신문 및 간행물, 대학 홈페이지, 대학 내 비치 및 열람을 의무적으로 하도록 했다. 대학 홈페이지에 예·결산을 공개할 때는 초기화면 등에 감사보고서를 포함해 예·결산 원본 전체를 탑재하고, 누구나 열람 가능하도록 ID 및 암호설정을 금지하도록 했으며, 공개 시기도 특정기간이 아닌 다음연도 예·결산이 공개될 때까지 1년간 상시 공개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교육부는 올해부터 전국사립대학 예·결산을 '한국사학진흥재단'에 비치해 원하는 사람 누구나 열람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립대학은 2월24일까지 2003년 예산을 공개하고, 5월28일까지 2002년 결산을 공개해야 했다. 전국 사립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예·결산 공개 현황(6월14일 18시 현재)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 대학이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 현황을 보면, 2003년 자금예산서의 경우 학교회계는 1개 대학을 제외한 모든 대학이 공개해 99.3%의 높은 비율을 보였고, 법인회계 역시 10개 대학을 제외한 1백35개 대학이 공개해 93.1%의 비교적 높은 비율을 보였다. 병원회계도 31개 대상 학교 중 90.3%인 28개교가 공개했다. 하지만 수익사업회계는 80개 대상 학교 중 62.5%인 50개교만 공개해 실적이 미비했다. 2002년 결산은 법인 및 학교회계의 자금계산서는 90% 이상의 공개 비율을 보였으나, 대차대조표와 운영계산서는 68.0%~73.3%로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았다. 수익사업회계 재무제표는 조사대상 학교의 57.1%~60.7%만이 공개해 절반이 약간 넘었고, 병원회계 재무제표 역시 67.7%~77.4%의 비율을 보여 그다지 높지 않은 비율을 보였다. 감사보고서는 공개 실적이 매우 낮았다. 감사보고서 원본을 PDF파일이나 스캔을 받아 공개한 대학이 조사대상 1백50개 학교 중 28.0%인 42개교에 머물렀다. 반면 신문 지상 등에 공개하는 것과 같이 감사의견 표시로 대체한 대학이 절반에 가까운 42.7%나 되었고, 29.3%에 이르는 44개교는 감사의견 표시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표1> 참조)
의무적으로 관·항·목까지 공개하도록 되어 있는 계정과목은 거의 대부분의 대학이 교육부 지침을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동대, 서울장신대 등 4개교는 2003년 예산을 공개하면서 일부 재무제표를 ‘관’이나 ‘항’까지만 공개하고, ‘목’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가톨릭대, 건국대, 경기대, 동덕여대, 인하대 등 12개 대학도 2002년 결산을 공개하면서 계정 과목을 부실하게 공개하였다.(<표2> 참조)
대학 홈페이지를 접속한 사람이 ‘얼마나 쉽게 공개된 예?결산을 찾을 수 있나’를 확인하는 ‘용이성’ 부분에서는 상당히 낮은 점수가 나왔다.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별도의 ‘배너’를 달아 찾기 쉽게 한 대학은 03년 예산이 25개교(17.2%), 02년 결산이 27개교(18.0%)에 불과했고, 이보다는 용이성이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검색이 쉬운 초기화면 ‘공지사항’이나, ‘학교소식’란 등에 공개를 한 대학은 예·결산 모두 절반에 약간 모자란 49%에 이르렀다. 반면, 별도의 행정부서나 홈페이지 상단의 ‘대학소개’란, 기타 검색하기 어려운 곳에 공개를 한 대학이 예·결산 모두 32.0%를 넘어서고 있으며, 이 가운데는 일정기간 동안만 공개를 고지한 대학도 일부 있었다. 이는 3개 대학 중 1개 대학은 마지못해 예?결산을 공개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들 대학은 예·결산 공개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며, 교육인적자원부는 예·결산 공개 ‘배너’를 별도 마련하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표3> 참조)
예·결산서 원본 공개 여부를 확인한 결과, 극소수 대학만 공개하고, 나머지 대학은 지면에 공개한 내용을 HTML로 전환하여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본을 공개한 대학은 재무제표 전체의 원본을 PDF파일이나 스캔을 받아 공개하거나, 재무제표를 작성한 엑셀 파일을 탑재하는 형태로 공개했다. 여기에 해당하는 대학은 2003년 예산의 경우, 국민대, 단국대, 대진대, 영남대, 증앙승가대 등 11개교였고, 2002년 결산의 경우, 단국대, 대진대, 동의대, 영남대, 전주대 등 14개교였다. 대학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이들 대학의 노력은 반드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표4> 참조)
(알림)바로 잡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 통계에서 빠졌지만, 대학이 공개한 예·결산 형식과 내용 부분에 많은 문제가 노출되었다. 먼저 자금예산서는 각 항목별 예산을 전년과 당해연도로 비교해야 하는데, 상당히 많은 대학이 당해연도 예산만 기록하는데 그쳤다. 자금계산서 또한 항목별 예산과 결산액을 비교해야 하는데 이 역시 결산액만 공개한 대학이 많았고, 대차대조표 및 운영계산서도 항목별 당기·전기 비교가 있어야 하는데 많은 대학이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다. 그리고 최근 들어 사립대학 예·결산서 작성에서 드러나는 문제는 대학들이 예·결산서의 세부 산출 근거란을 누락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예·결산을 공개한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물론 예산서에 세부적으로 기록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항변 할 수 있으나, 지난 몇 년 사이 대학 예산서도 해마다 얇아지고 있어 설득력이 떨어진다 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결산을 막론하고 ‘목’간 내에서 얼마 이상이 소요되는 예산은 반드시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예·결산과 관련된 부속 서류도 함께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예·결산 공개는 일차적으로 대학 운영의 투명성 제고와 구성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대학 선택을 위한 정보로도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교육부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또는 사학진흥재단 홈페이지에 각 대학 예·결산 공개란을 만들고, 예·결산이 탑재된 대학별 사이트 주소를 실어 놓는 것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알림)바로 잡습니다 본지 462호 (6월 16일자) 4면 ‘사학 예·결산 공고’ 분석 기사 중 계정과목을 부실하게 공개한 대학으로 표기된 우송대(표 2)는 착오에 의한 것으로 사실이 아니기에 바로 잡습니다. 이에 따라 예산을 부실하게 공개한 대학은 13개 대학에서 12개 대학으로 바로 잡습니다. [관련기사 : 대학 예·결산 공고 알맹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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