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워크샵] 대학경쟁력 강화는 구성원의 내부개혁이 선행돼야

지난 11∼12일 이틀간 경주 코오롱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신문 2003 하계 객원기자 워크숍'에서 본지 홍남석 발행인은 「대학이 변해야 나라가 산다」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높은 자녀 교육열과 학생들의 향학열을 대학이 능동적으로 수렴하지 못하여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남을 탓하기 이전에 스스로 개혁의 길을 가야하고, 대학경쟁력 강화는 수구, 보수화된 교수사회의 자기 혁신이 선행돼야하며 이를 바탕으로 교육당국, 재단, 학생들의 시대에 부응하는 발전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남석 사장의 이날 발언은 올해 창간 15주년을 맞이하는 한국대학신문의 역할과 향후 방향성 또한 이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시말해 대학을 둘러싼 집단 △교수 △교육 당국 △재단 △총장 △학생 △직원 △동창 △기업 △학부모 및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이에 따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집중 취재, 보도를 통해 사회적 컨센서스를 형성해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 예컨대 교수사회의 병폐를 타파하고 변화를 꾀해야 할 일들은 교수 임용의 견고한 폐쇄성,신규 채용 시 오로지 출신학교만을 보는 학문적 근친성, 자기 제자만을 키우는 철저한 학문적 세습화, 집단 이기주의, 실속없는 권위주의, 학문보다는 학문을 이용한 이권의 개입, 기러기 교수, 정년제에 안주한 무능력교수, 보직에만 눈독을 들이는 해바라기성 교수 등에 대한 문제 제기를 들 수 있다. 또 직선제의 후유증으로 계파간의 갈등과 반목의 골이 깊어지는 총장 선거는 오직 교수직선제만이 유일한 대안인지 한번쯤 짚어볼 때도 되었다. 또한 재단의 경우 우리나라 근대 사학 발전에 일정정도 기여한 바는 인정돼야 하지만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점증하는 교육의 영향력 증대를 감안해 볼 때 역시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가족경영주의에 매몰된 폐쇄주의, 대를 이어가는 경영권의 세습, 친인척의 무분별한 행정 요직 독점화, 학교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파렴치한 재단, 학교 재산의 사유화 등 발전은 커녕 오히려 퇴보를 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무소불위인 것이 현재 일부 재단의 실상이다. 학생들 또한 본분을 벗어난 지나친 학교 행정 참여 요구, 이념의 경직성, 이슈의 정치화, 교육의 본질을 상실한 난장판 문화, 이기주의, 사제관계의 경시 등 대학 황폐화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자율을 내세우면서도 간섭으로 일관하는 당국, 조령모개식 정책 남발에 따른 신뢰의 상실,, 여전히 탁상공론에 머물고 있는 교육 당국도 문제가 많다고 보고 있다. 총장은 어떤가. 원칙 없는 행정으로 만성적 학내 갈등을 부추기는 총장, 재단의 눈치만 보는 무소신 총장, 미래에 대한 비젼없이 권위만 내세우며 군림하는 총장, 이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 그밖에 대학 교육 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직원, 동문, 기업, 학부모, 나아가 학벌 지상주의가 판을 치고 혈연, 지연, 학연으로 단단한 장벽을 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병폐까지 국가의 미래와 국가의 경쟁력을 위해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다. 한국대학신문이 앞으로 대학 및 주변 집단의 문제를 집중 취재, 보도함으로써 수면위로 들어낸다는 계획을 밝힘에 따라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도려낼 것은 적나라하게 파헤쳐야한다는 반응에서부터 가장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대학 집단이 또 한번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작금에 위기에 처해있는 대학의 현실에서 대학 구성원들이 이러한 문제 제기를 덮어두거나 외면해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공감대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이날 홍발행인은 그동안 대학이 총론적으로는 개혁의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각론에서 한발짝도 못 나간 것은 각 대학 들이 문제의 핵심을 외면하고 집단 이기주의, 보신주의와 맞물려 타성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5년동안 대학과 함께 하는 대학 전문지로서 그 위상을 증대해온 한국대학신문이 올해10월 창간 15주년을 앞두고 대학 제 집단의 문제를 단계적으로 집중취재, 공론화 한다는 계획이 대학사회에 어떤 돌풍을 몰고 올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 "경주에서 함께 나눈 특별한 즐거움" ]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