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갈등 넘은 화합과 공존의 무대

U대회가 끝났다. 전 세계 대학에서 모인 선수들이 저마다의 기량을 겨루고 모든 장벽을 넘어서 우정의 대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U대회는 화려한 볼거리이지만 이것이 지니는 가장 중요한 테마는 전 인류의 화합이며 평화와 공존의 약속이다. 사실 나라마다 민족마다 언어가 다르고 이념과 종교가 다르고 핏줄이 다르고 모든 이해관계가 다르다면 그 많은 다양한 이질적 집단이 한 자리에서 증오와 갈등없이 만난다는 것은 그것 자체만으로서도 큰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어느 나라가 얼마나 금메달을 땄느냐를 떠나서 우리가 이런 만남의 장을 열고 170여개국의 선수들이 함께 우정을 나누고 헤어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전 세계 인류의 평화를 위한 소중한 공적을 우리가 이룩해낸 셈이다. 다만 170여개국 참가라는 형식에도 불구하고 선수나 임원의 규모가 너무 적은 나라들도 있어서 좀 아쉽다는 여론도 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강대국에 의한 참담한 아프칸 전쟁, 이라크 전쟁의 아픔은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도처에서 굶어죽고 있다. 이번 U 대회에는 그런 고통을 지닌 나라의 젊은이들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변변한 대학 하나도 없는 나라,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 낡은 운동화 한켤레를 겨우 신고 온 나라, 전쟁의 참화 속에서 겨우 살아 남은 나라, 그런 곳의 젊은이들까지 어려움을 무릅쓰고 한명씩 두명씩이라도 찾아와 주었다. 이것은 그동안의 다른 대규모의 세계 대회가 갖지 못했던 소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온 인류의 참다운 평화의 만남이니까. 그리고 이것은 또 우리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계적 축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대회는 처음부터 북한의 참가 여부로 진통을 겪었다.그리고 대회 기간 중에도 말썽은 끊이지 않았다. 남북의 만남은 그렇게도 어려운 것이었다. 다른 것은 그만 두고라도 그처럼 상냥한 미소로 인기를 독점하던 미녀 군단이 독재자 김정일의 초상화 때문에 버스를 급정거 시키고 그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통곡까지 했다는 것은 남북이 서로 얼마나 이질화된 집단인지, 그리고 이렇게 다르면서도 서로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극명하게 보여 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로 만났으며 그동안 우리의 조국을 분단하고 지금도 여전히 우리를 방해하는 모든 강대국들에게 우리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 주었다. U대회에 대한 평가는 이것으로 족하며 다른 어떤 것도 이보다 소중한 가치를 두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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