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뺨치는 색조화장까지 ...외모 중시 ,당당한 자기표현 이유

요즘 화장하는 남학생들이 늘고 있다. 스킨, 로션 등 보통 남성들의 수준을 넘어 여성들과 같은 화장을 하는 남학생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양대 김대현군(응용화학2)도 그 중 한 명이다. 그의 자취방 거울 앞에는 여학생 못 지 않게 다양한 화장품이 놓여있다. “저를 비롯한 남학생들은 피부를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제품에 관심이 많아요. 저는 평소에 스킨, 로션, 아이크림을 기본적으로 써요. 엣센스와 팩도 여러 종류 가지고 있고요. 파우더는 늘 가지고 다니다가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발라주죠.” 화장품에 관한, 그는 전문가다. 그는 최근 수많은 여대생들을 제치고 모 화장품 업체의 모니터 요원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또한 화장품 관련 커뮤니티(http://cafe.daum.net/cosmetizen)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 커뮤니티에서 회원들에게 신제품과 이벤트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김대현군과 같이 화장하는 남학생들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고, 사람들이 전통적인 남성상에서 점점 자유로워지면서 화장하는 남학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기초화장 정도는 일반화됐고 심지어 색조화장까지 하는 남학생들도 간간히 볼 수 있다. 요즘 포탈 사이트의 지식 검색 코너와 화장품 관련 게시판에서는 화장품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남성들의 글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대학교 1학년이라고 밝힌 남학생은 한 포탈 사이트에 ‘잡티와 번지르르한 이마 때문에 고민’이라며 좋은 제품을 추천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이 ‘꽃미남’형이기 때문에 화장의 필요성을 느낀다며 네티즌들의 이해를 구했다. 또 다른 남성은 화장을 하는 것은 “자기만족을 위한 당당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화장하는 남성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남학생들이 여성들처럼 사람들이 많은 식당에서 파우더를 꺼내 바르기는 쉽지 않다. 화장하는 남학생들은 아직까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다. 많은 여대생들이 패션 감각이 뛰어난 남자에게는 호감을 갖지만 화장하는 남자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갖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김대현군도 이런 시각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화장품 모니터 모임을 간다고 했더니 친한 사람들도 이상하게 보더라 구요. 친구들은 제가 파우더를 가지고 다니는 것도 몰라요. 요즘 유행하는 남성용 파운데이션을 바르는 사람들도 아침에 바르고 나올 뿐 밖에서 수정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죠.” 하지만 그는 화장품을 좋아하는 자신이 특이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화장품을 사용하는 남성들이 점점 늘고 있으며 화장하는 남자들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도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에 관심이 많긴 하지만 제 성격이 특별히 여성스러운 건 아니 예요. 아직까지는 사람들이 남자가 화장하는 것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하지만 곧 바뀌겠죠.” 실제로 남성의 화장품 사용은 점점 확산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초로 남성용 메이크업 제품을 선보였던 소망화장품은 “올해 국내 화장품 시장은 약 8%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남성 화장품 시장은 15% 고성장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달부터 국내의 여러 화장품 업체들은 남성 전용 화장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과거에는 외모에 무관심하고 거친 남성들이 멋있게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 점점 많은 남학생들이 얼굴 가꾸기를 시작하고 있다. 그들에게 멋진 남성은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자신들이다. 이지영 인턴 기자 doobu@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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