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 한다’ 언론 보도에 학교 측 ‘추진 안 한다’ 반박

최근 일부 언론이 ‘고려대가 기여 우대제를 적극 도입한다’고 보도해 기여입학제에 대한 논란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1일 어윤대 고려대 총장은 기여입학제 도입 반대를 주장하고 있는 총학생회 임원과의 면담에서 ‘기여 입학제를 실시할 계획이 없고 고려대가 (기여우대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한 언론이 잘못 보도한 것이다’고 밝혔다. 결국 언론이 오보를 냈다는 얘기이다. ‘고대 기여우대제 도입’ 논란의 시작은 지난 7일에 열린 ‘한일 밀레니엄 포럼’. 이날 포럼 말미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학 재정 확충 방법에 기여우대제가 포함되는 것인가’ 라는 한 기자의 질문에 어윤대 총장은 ‘기여우대제’ 도입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재정확충을 위해 연세대와 함께 노력하겠다” 라고만 답하면서 비롯됐다. 이 질문에 대해 김우식 연세대 총장은 기여우대제가 재정확충 방안의 한 방법이지만 재정 확충이라는 말이 직접적으로 기여우대제를 의미한다고 확대해석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이를 두고 기자들은 두 총장의 답변이 기여우대제를 도입 여부를 확실히 명시하지 않았지만 두 학교가 기여우대제 도입 의사가 있다고 해석, 보도를 한 것이다. ‘고대가 연대와 함께 기여우대제를 추진 한다’는 기사가 보도되자 연세대 측에서는 기여우대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계획되어 오고 있던 일이나 단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아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고 고려대 측에서는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며 이를 공식 부인했다. 염재호 고려대 기획실장은 "어윤대 총장이 직접 거론하지도 않고 학내에서조차 합의되지 않은 기여우대제 도입을 고려대와 연세대가 결정한 것처럼 보도해 학내 갈등만 일으켰다"며 언론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어윤대총장이 재정확충 문제에 연세대와 공조하겠다고 언급한 것이 연세대와 함께 기여우대제를 도입한다는 의미인지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고려대의 기여우대제 도입을 기정사실화해 보도한 언론의 잘못은 피할 수 없다. 기여우대제는 분명 사학 재정 확충에 매력적인 한 방법이지만 사회 인식상 아직은 이르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그러나 두 사학의 위치를 놓고 볼 때 기여우대제 도입 여부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을 지켜보면서 당사자인 대학에서는 추진할 계획도 없고 검토한 바도 없다고 부인했고, 비록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판명났지만 기여우대제 도입 여부는 언제든지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는 뜨거운 감자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김수정 기자 goodday@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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