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국가 학생 수 대폭 감소, 한국 및 인도 출신 학생 수는 늘어

해마다 높아만가던 미국 대학 내 외국인 학생 증가율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발표된 국제 교육 협회(IIE, Institute of International Education)의 연간 보고서에 의하면 꾸준한 증가세를 타고 있던 미국 대학의 외국인 학생 수가 9.11 사건 이후 감소추세로 돌아섰다. 국제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을 주관하는 국제 교육 협회는 미국 대학에 새로 등록한 외국인 학생들 중 사우디 아라비아, 파키스탄, 이집트 등의 이슬람 국가 출신 학생 수가 대폭 줄었다고 발표했다. 미국 대학에 등록한 사우디 학생들이 2002년에 5천5백79명이었던 것이 올해 4천백75명으로 감소했으며 전반적으로 중동 지역 학생 수가 지난 해에 비해 10% 정도 줄어들었다. 반면 한국과 인도 출신 학생 수는 늘어나 그나마 감소율을 낮췄다는 것. 유학생 수가 감소한 원인으로는 ‘비자의 엄격한 발급 기준’과 ‘학생 등록 절차의 지체’ 순으로 나타났으며 그 밖에 ‘비싼 교육비용’과 ‘다른 국가로의 유입’ 등도 상당부분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해 미국 내 유학생들의 등록금과 기숙사비, 식비 등 교육비 지출로 인해 미국의 대학 교육은 약 130억 달러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이같이 ‘보이지 않는 수출품’으로 일컬어졌던 미국 대학 교육에서 외국인 학생 증가율이 지난 2년 새 6.4%에서 0.6%로 크게 떨어져 관계자들은 적쟎게 우려하고 있다. 학생 교류를 장려하는 국제 교육자 연맹(NAFSA, Association of International Educators)의 공공 정책실장 빅터 존슨(Victor Johnson)은 “앞으로 외국 유학생의 수가 크게 감소할 추세임을 예고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외국인 학생들을 문전박대하는 정부의 정책이 초래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2003년 3월부터 시행된 새 비자 발급 절차로 인해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각 국의 대사관에서 개인 면담을 해야 하는 등 많은 불편을 겪었던 것. 이에 존슨 감독은 유학생 수의 감소에 대한 즉각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뉴욕 과학 대학원의 학장 캐서린 R. 스팀프슨(Catharine R. Stimpson)은 최근의 한 기사를 통해 대학 입학처들의 결정을 무시하고 단 몇 분간의 면담을 근거로 비자 발급 불가를 결정하는 정부를 비난했다. 한편, 해마다 미국 내 유학생들의 수를 가늠해보는 국제 교육 협회의 ‘개방보고서'(Open Doors Survey)를 통해 밝혀진 이번 결과는 9.11 사건과 테러 및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고 난 직 후 첫 조사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끌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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