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반출 조선왕조실록 환수 계기…"소유권 이전으로 반환방식 진일보"

서울대는 일본 도쿄(東京)대학에 있던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史庫本)의 환수를 계기로 해외 반출 문화재를 돌려받는 데 한층 노력하겠다고 31일 밝혔다. '서울대 규장각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 환수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에 반출돼 도쿄대가 소장하고 있던 실록 47책을 93년만에 되찾게 된 배경과 향후 절차를 설명하며 이렇게 밝혔다. 서울대 환수위원장인 이태수 대학원장은 "이번 환수는 서울대만의 일이 아니고 온 국민이 함께 기뻐해야 할 일"이라며 이를 계기로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에 약탈된 외규장각 도서 등 해외 반출 문화재의 반환활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 환수위와는 별개 조직인) 월정사측 환수위의 열성적 활동으로 환수가 실현됐다"며 "서울대의 이름으로 국민 전체와 함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 대학원장은 "이번 환수는 소유권이 우리에게 넘어온다는 점을 확실히 했기 때문에 '영구임대'나 '맞교환' 등 기존의 문화재 반환 관행에 비해 진일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순수 완벽주의자의 입장에서 보면 '불법 강탈'이라는 주장을 확실히 내세우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만이 있을 수 있겠으나 현실을 감안한 지혜도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도쿄대측이 반환 의사를 전달하면서 "일본측에서는 '기증', 한국측에서는 '환수'라는 용어를 쓰자"고 제의해와 그렇게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고 이는 양측이 상대편 입장을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학원장은 일단 환수가 순조롭게 이뤄지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실록이 국내에 들어오면 문화재청의 문화재 지정 절차를 거쳐 국유재산으로서 관리 방안 등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배석한 서울대 환수위원들은 반환되는 실록이 최종 인쇄본 제작 이전에 만들어진 교정본이라는 점에서 서지학적 자료로서 학술적 가치가 있을 뿐 아니라 국가의 정통성을 기록한 문서이므로 더욱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연합)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