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대학 서열의 변화는 중상위권 이하의 학교들 사이에서 주로 이루어져 왔으며 상위 30% 이상 대학에서는 거의 서열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대학 서열의 변화는 1998년 이전 더 활발했으며 최근 들어서는 서열의 고착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영 건국대 교수는 5일 '공공경제 2006년 1호'에 게재한 '수학능력 시험 실시 10년간 대학의 서열 변화' 논문에서 1994년부터 2003년까지 대학별 학과별 평균 수능점수 자료를 활용해 대학의 서열변화를 고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수능시험을 기준으로 각 학교들을 10분위로 나눠 분위간 이동을 살펴본 결과 상위 1~3분위 보다는 그 아래에서 서열의 변화가 많이 일어났고, 1999~2003년의 변화가 1994~1998년의 변화에 비해 훨씬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1~3분위의 지위는 최근에 더 강화되는 추세라고 그는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난 10년간 수능성적 상위 10%안에 드는 학생들을 받아들이는 학교의 수는 1998년까지는 늘어나다가 그 이후로는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2000년 이후에는 이 같은 학교가 새로 등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0년간 교대와 의대가 상위 10% 학생의 상당수를 흡수했고, 특히 자연계에서 수능시험 초기에 상위 10%의 학생을 선발할 수 있었던 대학 중 의대가 없는 대학 상당수가 상위 10%의 학생을 포함하는 대학군에서 탈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는 인지도가 높은 학교들 사이에서 서열의 고착화가 오히려 더 강하게 이뤄지고, 전공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서열이 형성되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일단 상위 10%의 학생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된 학교들은 이후에는 상위 성적의 학생들을 다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학부제가 도입되기 전인 1996년까지의 수능평균 점수자료를 활용해 학교의 서열이 학과 서열까지 결정하는 지 여부를 본 결과 이 같은 현상은 부분적으로 완화된 대신 경영학과와 의예과 등 전공서열이 그 자리를 대신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연도별 학교내 학과별 수능평균 점수를 보면 연도별로 순위의 변화가 가장 빈번히 일어난 학과는 경영학과와 의예과였다. 이는 학교별 학생 수준의 차이가 크게 줄어들어 몇몇 학과의 경우 대학 간 차이가 무의미할 정도로 전공 자체의 인기가 높아졌으며 향후 전공서열화의 중요성이 커질 것임을 암시한다고 그는 분석했다. 김 교수는 대학의 행태와 서열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서열은 대학의 재정적 측면의 노력보다는 학교의 위치와 규모 등의 요인에 좌우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1인당 교육비의 증가나 우수 교수진의 확보, 교수들의 연구성과는 서열의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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