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의대 동문들 "맏형 같은 존재" 애도..조문단 파견 추진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서울대 의대 동문들은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 총장은 서울대 의대 동기들보다 7∼8살 많은 맏형이었다. 의대 동기인 채종일 교수는 "최근 의대 동기인 김중곤 교수가 졸업(76년) 동기들의 30주년 여행을 계획하는데, 이 총장도 함께 가기로 했는지 그 명단에 들어 있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채 교수는 "이 총장이 작년 10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잠시 만난 이후에는 만나지 못했다"며 "당시 이 총장은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면서 '너무 좁은 세상에 머물지 있지 말고 좀 더 눈을 들어 세계를 보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이 총장은 특히 '우리나라가 제 3세계의 기생충 질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말로 의대생들에게 용기를 심어주었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WHO라는 곳이 전세계 사람들이 다 모여 있는 데라서 회의도 많고, 방문자도 많고, 가끔은 국가 원수급 인사도 만나야 하는 등 하루 종일 초긴장 상태로 지내야 하는 고된 자리여서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동기인 김중곤 교수는 "이 총장은 나이가 많아서 큰형 역할을 했다"고 회고하면서 "조문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의대 동문회에서 조문단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정선 교수도 "이 총장은 나이가 많아 의대 동기들에게는 큰 형님이었다"며 "농담도 잘하고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했는데, WHO로 진출한 것도, 또 오지에서 백신사업을 벌인 것도 그런 미래지향적, 진취적 성격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 총장은 주변 사람들을 잘 배려하고, 융화하며 내적으로 강인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총장은 특히 몽골 게놈 프로젝트 등 제 3세계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며 "과로하는 듯했지만, 피로한 기색을 내보이지 않아서 건강에 문제가 없는 줄은 알았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서 교수는 "너무 아깝고 한국에는 너무 큰 손해"라며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쉬라고 권했을텐데"라고 이 총장의 죽음을 애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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