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61)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22일 서울대 구내에 설치된 국제백신연구소(IVI)는 고인과의 특별한 인연을 되새기며 그의 급서를 애도했다. IVI는 이날 영문 성명을 내고 "이 박사는 위대한 지도자였으며 가장 가난한 이들이 최고의 보건 수준에 다다를 수 있도록 하자는 올바른 대의(大義)에 평생을 바친 공중보건 운동가였다"고 고인을 기렸다. 한국인 최초의 유엔 산하 국제기구 수장이었던 이 총장은 WHO에서 일하면서 1994년 우리나라가 6대 1의 경쟁을 뚫고 IVI를 유치하는 데 큰 기여를 했으며 1997년 IVI 공식 출범 당시 설립이사로 서명했다. 그는 WHO 사무총장 임기 시작 직전인 2003년 6월말 IVI 건물 준공식에 참석해 "IVI는 공중보건상 커다란 중요성을 지닌 새 백신들을 세계 최빈국들에 공급하려는 WHO의 노력에 있어 핵심 파트너"라고 발언했으며 취임 후인 같은 해 10월에도 제네바에서 열린 IVI 서명국 및 관심국 회의에 참석하는 등 지속적 관심을 보여왔다. 정홍기 IVI 행정실장은 "한국인이 그렇게 큰 국제기구에서 그 정도 자리에 오르기 쉽지 않은데 돌아가셔서 무척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엔개발계획(UNDP) 주도로 설립돼 현재 세계 37개국과 WHO가 참가하고 있는 IVI는 한국에 본부를 둔 유일한 국제기구로, 개발도상국 아동들을 위한 백신 개발과 보급을 주업무로 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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