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버밍엄대가 대학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교직원들에게 이번 겨울에 있을 학위수여식에 참여할 것을 요구하자 교직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마이클 스티어링 버밍엄대 부총장은 각 학부장들에게 발송한 이메일을 통해 "오는 12월에 있을 학위수여식에도 예전처럼 극히 일부의 교직원들만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은 저조한 참석률은 더 이상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스티어링 부총장은 또 “저조한 참석률이 대학의 학생에 대한 관심과 관리 마인드가 현저히 부족하다는 이미지를 낳게 할 것”이라며 “우수 학생들의 선발이 치열해지고 있는 시기에는 가능한 한 대학이 가장 좋은 모습을 학생들에게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졸업식 참석 요구 이유를 설명했다. 또 그는 “졸업생과 학부모들의 평가는 입소문을 통해 향후 지원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큰 위험요소”라고 지적했다. 스티어링 부총장의 이메일은 각 학부장들로 하여금 졸업식 불참의사를 가진 교직원들에게 이같은 참석 요청 내용을 긴급 전달하게 하고 참석하지 않을 경우 그 이유를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그는 또 불참자들의 명단과 사유서를 요구하면서 “사유서를 통해 이후 불참할 필요성이 실제로 있었는지를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수협의회는 대학 측의 ‘졸업식 참석 강요’에 대해 "터무니 없다"고 반박했다. 버밍엄대 교수협의회 대변인은 "스티어링 부총장은 교직원들에게 터무니없는 업무를 부여하는 것은 교직원과 충돌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을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또 “스티어링 부총장이 학위 수여식에 참석하는 것을 학생 평가나 왕립항공연구소에 관련된 연구작업을 수행하는 것보다 중요하게 여긴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대학이 굳이 시간과 재원을 낭비하면서까지 졸업식 불참자 명단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4일 스티어링 부총장은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교직원이 바쁘다는 것은 알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좋은 학생들이 필요하다”며 “졸업식을 통해 교직원과 학생 모두가 자랑스러운 대학의 일원이라는 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교직원의 졸업식 참여가 중요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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