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서 서로 다투고, 떠들고 시끄럽게 굴 때 사람들은 ‘야단법석을 떤다고 말한다. 이 말은 본래 야단(野壇)과 법석(法席)이 합쳐진 불교 용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야외에서 설법하는 불교 강좌의 자리’를 일컫는다. 여기에서 ‘야단(野壇)'이란 글자 그대로 실내가 아닌 야외에 설치된 법단(法壇)을 기리킨다. 그리고 법석(法席)은 법회석중(法會席中)의 준말로 ‘대사(大師)의 설법(說法)을 듣고 법회(法會)에 회중(會衆)이 둘러앉아서 불경을 읽는 법연(法筵)’ 또는 ‘설법(說法)을 하는 회합의 자리’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이 ‘야단법석’이라는 용어는 처음에 야외에서 불단(佛壇)을 설치하고 대사의 설법을 듣는 엄숙한 자리를 뜻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엄숙한 자리라 할지라도 야외에 불단을 설치한 법석인 이상 떠들썩하고 시끄러움은 피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야단법석이 설치되는 경우는 부처님 오신 날인 사월 초파일이나 기타 큰 법회가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절에 불공을 드리러 오는 사람이나 법문을 들으러 오는 사람이 너무 많아 좁은 대웅전 안에서는 그 많은 인원을 다 수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날은 절에서 대웅전 앞 야외에 불단을 설치하여 법석을 깔아놓고 불공을 드리거나 법문을 듣게 했던 것이다. 그러니 거기에는 열심히 불공을 드리며 염불하는 소리,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다투는 소리, 떡이며 음식을 달라고 외치는 소리, 엄마를 찾는 아이들의 울음소리 등이 뒤범벅이 된 시끌시끌한 광경을 묘사한 데서 유래한 것이다. 한편 박일환은 <우리말 유래사전>에서 이 말이 야단법석(惹端法席)에서 나왔다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그는 “조선 정조(正祖) 때 이루어진 것으로 당시까지 가장 큰 사전인 이의봉(李儀鳳)의 「고금석림(古今釋林)」40권 가운데 들어 있는 11개 부문 가운데 여덟 번째 부문인 「동한역어(東韓譯語)」에서 ‘야단(惹端)’에 대해 諺稱惹起事端曰惹端’이라고 하여 ‘야단’은 ‘야기사단(惹起事端)’의 준말임을 밝히고 있다” 면서 “야기사단과 함께 ‘야기요단(惹起鬧端)’이란 말도 많이 쓰이는데 이 말이 줄어서 야단이 되기도 하고, ’기(起)‘와 ‘단(端)’이 준 나머지 야뇨(惹鬧)란 말이 변해서 ‘야료’로 쓰이며 ‘야료떨다’라는 말도 생겼다”고 하였다. 그는 또 “그렇기 때문에 이 두 가지 말이 지금은 따로따로 쓰이기도 하지만 원래 ‘야단법석(惹端法席)’이라고 붙여 쓰던 한 가지 말이었고 그것은 곧 ‘야기사단 법회석중(惹起事端 法會席中)’이라는 말이 줄어서 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엄숙한 자리에서 무슨 괴이한 일의 단서가 야기되어 매우 소란한 형국이 되었다는 의미로 ‘야단법석’이라는 말을 사용하게 되었다는 그의 주장도 어느 면 수긍되는 바가 있다. 결국 야단법석이라는 말은 뒤에 차츰 변형되면서 ‘떠들썩한 일이 벌어질 것 같다’는 뜻의 ‘야단스럽다’, ‘걱정스러운 일이 생겼다’는 의미의 ‘야단났다’ 등의 말이 생겨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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