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캠퍼스'부서 신설···테마공원화 추진

대구대(경산캠퍼스)의 멋은 좌중을 압도하는 광활함과 그 안에 자리잡은 아기자기함의 조화에 있다. 1백만여 평에 달하는 캠퍼스는 곳곳에 숲과 잔디의 푸르름을 품고 있다. 이 광활한 캠퍼스는 다시 50만여 평 규모의 호수 ‘문천지’와 대구의 젖줄 ‘금호강’의 품 안에 들어있어 아늑함마저 느껴진다. 천혜의 환경을 이용해 ‘가든 유니버시티(Garden University)’를 표방하고 나선 대구대에는 신록과 물의 조화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찾아드는 아름다움, ‘휴(休)’가 있다. 봄비가 지나간 5월의 어느 날 대구대 캠퍼스 곳곳을 기웃거렸다. 잔디광장, 시각장애인 식물원, 장승공원, 돌비야공원, 화훼공원, 수목원, 각종 박물관, 캠퍼스동물원, 문천지 등 유명 테마공원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대구대의 봄날을 전한다. 문은 열려있었다. 아니, 애초에 ‘문’은 없다. 대구대에는 정문을 포함해 총 6곳에 출입구가 있지만 하나같이 문은 달고 있지 않다. 학생과 지역민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다. 정문에서 이어진 왕복 8차선 대로는 인라인스케이터들이 즐겨찾는 명소다. 대구대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장애 학생들이 생활하는 곳. 노면은 전동휠체어가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고르게 포장돼 있고, 가파르지 않은 적당한 경사를 갖췄다. 본관 앞 잔디광장에는 축제가 있다. 이달 초 대구대는 이곳에서 ‘제1회 봄맞이 꽃 축제’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야생화·수생식물·난 등 다양한 꽃과 식물을 주제로 한 플라워디자인, 프레스플라워 등 다양한 전시회가 열렸다. 대구대는 앞으로도 대구시민애완동물전, 전국대학응원대제전, 세계음악합창페스티벌, 총장배 철인3종경기 등 다양한 축제를 열 계획. 캠퍼스를 찾는 학생과 지역민 등 고객감동을 위해 매달 ‘깨끗한 화장실 콘테스트’를 개최하고 대규모 화장실도 신축하는 등 준비하고 있다. 본관 왼쪽 잔디밭은 맷돌과 석상 등 다양한 석조 작품을 모아둔 ‘돌비야 공원’과 30여 본의 장승과 솟대를 세운 ‘장승정원’으로 꾸몄다. ‘돌’의 경상도 사투리인 ‘돌삐’를 따 이름붙인 돌비야 공원에서는 석마를 타고 사진을 찍는 연인과 어린이들로 붐빈다. 공원 주위에는 즉석에서 바비큐 구이를 해먹을 수 있는 장치도 갖췄다. 장승정원에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뿌리가 하늘로 솟은 장승을 볼 수 있다. 산발의 머리를 풀어헤친 모양을 한 이 장승들은 지난해 여름 태풍 매미의 피해를 입어 쓰러진 나무들이다. 뿌리에 붙어있는 흙덩이에 촉촉히 빗물이 스미고, 날려온 꽃씨가 싹을 틔우면 꽃으로 머리를 장식한 장승의 모습도 볼 수 있게 될 듯하다.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 전용 식물원 ‘향기의 길’도 대표적인 볼거리다. 점자도서관 앞에 조성된 ‘향기의 길’은 얼핏 평범한 화단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점자블록을 따라 천천히 발길을 옮기면 곳곳이 감동이다. 식물의 이름과 해설을 적은 팻말 앞을 지나치면 움직임을 감지한 센서가 작동, 해당 식물에 대한 설명을 소리로 들려준다. 점자설명서는 기본.
은행나무·쥐똥나무·소나무·전나무·벚나무·민들레·쑥·토끼풀·로즈제라늄 등 주위에서 어렵잖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가까이서 만지고 냄새 맡으며 느낄 수 있게 했다. 캠퍼스에 타조와 꽃사슴이 뛰어논다면 믿을 수 있을까? 비호생활관 옆에는 타조와 사슴이 동거하는 사육장과 토끼우리가 있다. 사육장 너머 큰 눈을 휘번득이는 타조와 마주치면 잠시 혼란스럽다. ‘여기 대학 캠퍼스 맞아?’ “우리가 하늘에서 만나면 비익조가 되고, 이승에서 만나면 연리목이 되자 당의 유명한 시인 백거이는 ‘장한가(長恨歌)’에서 현종과 양귀비의 간절한 사랑의 염원을 이같이 노래했다. 두 그루의 나무 가지가 서로 닿아 하나가 돼 자라난다는 ‘연리목’. 사랑의 상징이자 길조인 연리목이 대구대에도 자라고 있다. 밑둥은 분명히 두 그루. 중간 쯤에서 한번 얽힌 두 나무는 잠깐 사이를 두고 다시 붙어 한그루가 됐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보통 종끼리 하나가 되는 경우와 달리 대구대의 것은 소나무와 미루나무, 이종간 연리목이라는 사실이다. 40~50년생 쯤으로 추정되는 이 연리목의 왼쪽으로는 소나무 가지가, 오른편으로는 키 큰 미루나무가지가 뻗었다. 생활관을 지나 대구대 부속 유치원으로 가는 길목에 주말농장도 눈에 띈다. 갖가지 푸성귀들을 심어 놓고 작은 팻말로 식물과 주인의 이름을 적어 놓았다. 대구대 교직원 누구나 원하는 사람은 자그마한 땅을 일굴 수 있다. 민속예술관, 목공예박물관 등 각종 테마박물관도 있다. 특히 지난달 말 기증받은 한국 목공예 창시자인 목양 박성삼 선생의 목공예품 등 1천여점을 이용해 ‘한국 현대 목공예박물관’을 조성할 계획. 현재 본관2층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삼층농과 문갑 등 일부를 전시 중이다. 테마가 있는 수목원과 화훼단지도 조성 중이다. 종교나 약재 관련 수목들만 모아 둔 수목원을 3만평 규모로, 약재이면서도 화려한 꽃을 피우는 식물을 모아 화훼단지를 만들 예정. 도라지·작약·목단 등 일부는 본관 오른쪽에 이미 조성됐다. ‘모네의 연못’도 캠퍼스로 옮겨 온다. 생활관 옆 작은 연못을 모네가 그린 ‘수련연못’처럼 꾸밀 예정이다. 연못 가득 수련을 키우고 다리도 놓을 계획이다. 김은영 기자 key02@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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